왜! 이것이 몸에 좋을까? - 365일 24시간, 우리가 잠든 동안에도 쉬지 않는 생명시스템의 비밀
고바야시 히로유키 지음, 전경아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부쩍 몸이 피곤하다. 추운 겨울이라 그런건지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도 무겁다. 나이들수록 건강에 신경을 쓰지만 정작 제대로 된 건강관리는 못 하고 있다.

왜! 이것이 몸에 좋을까?

제목만 보고 건강관리를 위한 식이요법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이것'은 음식이 아니다. 이것의 정체는 바로 자율신경이다. 일반인들에게 자율신경이란 용어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신경계 중에서 자율신경이란, 말 그대로 내장이나 혈관 기능을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신경을 의미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도 심장이 뛰고 소화기능이 되는 것도 자율신경 덕분이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구성된다. 낮에 활동할 때는 교감신경이 작용하고, 밤이나 휴식 상태는 부교감신경이 작용한다. 우리 몸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할 수 있다. 반면에 교감신경이 극도로 흥분하거나 부교감신경이 저조할 때,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 병에 걸린다.

이 책은 바로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야말로 평생건강을 위한 핵심 비법이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룰 수 있게 조절할 수 있을까?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포인트는 한마디로 '느리게'이다.

근래 건강서적이 아닌 자기계발이나 종교서적에서 종종 등장하는 단어가 '느리게'이다. 막연히 '느리게'라는 단어만 보면 일상을 벗어난 여행이나 명상에 어울리는 느낌이 든다. 그건 우리의 일상이 눈을 뜨면서부터 바쁘게 정신없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든 빨리, 신속하게, 바삐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뜬끔없이 느리게 살라고 한다면 영 설득력이 없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 왜 '느리게' 살아야 하는지를 자율신경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쉬지 않는 생명시스템의 비밀은 바로 자율신경이며, 자율신경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한다면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 준텐도 대학 의학교수이자 일본체육협회 공인 스포츠닥터다. 그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를 비교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2010년 벤쿠버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서 메달을 좌우한 가장 큰 요인을 그는 '존zone에 들어가는 방법의 차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존'이란 집중력이 최대로 높아진 상태를 뜻하는데 아사다 마오는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외부와 차단하는 방법을 썼고, 김연아는 반대로 관객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존에 들어갔다. 또한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 중간에 멈추어 서서 손가락을 튕기는 동작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바로 그 짧은 순간이 둔해진 부교감신경을 다시 끌어올리는, 즉 자율신경을 조절하는 순간이었다. 운동선수들은 평생을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위해 땀흘려 훈련한다. 그래서 큰 대회일수록 자신의 기량을 짧은 시간에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감으로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실력이 우선이겠지만 그 실력을 얼마만큼 제대로 발휘하느냐가 어쩌면 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율신경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는다면 건강하게 느리게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질을 높이는 결정적 요인, '자율신경 컨트롤'이야말로 가장 설득력 있는 건강법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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