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압화와 콜라주
모리노 미사코.하야시 미나코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올해는 가을 단풍을 즐기러 먼 길을 떠났다. 촉촉히 내린 가을비가 나뭇가지마다 송알송알 매달려서 반짝이는 모습이며, 저마다 멋진 색을 뽐내듯 알록달록한 단풍을 보니 저절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가을풍경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풍성하게 하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그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오랫만에 예쁘게 물든 잎사귀를 주웠다.

이 책은 꽃이나 잎사귀를 신문지에 끼워 넣고 눌러주는 옛날 방식의 압화 만드는 법과 다양한 압화 작품을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어릴 적에는 가을이면 으레 예쁜 잎들을 모아 두꺼운 백과사전 사이에 넣어뒀다가 편지지에 붙이던가, 코팅을 해서 책갈피를 만들던 기억이 있다. 책에서 알려주는 압화 방법도 똑같다. 다만 여러가지 도구를 이용해서 훨씬 다양하고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물테이프(평소에 접착이 없다가 물을 묻혔을 때 접착이 나오는 테이프)가 있으면 상자 꾸미기나 나만의 공책을 만들 수 있다. 책에 나온 그림엽서, 책갈피, 앨범, 포장지, 편지 세트, 카드 등은 간단하게 해볼만 하지만 콜라주로 즐기는 압화는 거의 예술작업이라 어렵게 느껴진다. 브로치나 펜던트, 유리 풍경 등은 전문가의 핸디메이드로 판매하는 상품을 보는 것 같다. 압화의 고급 응용편은 전문적인 재료와 도구를 갖춘 곳에서 직접 배워야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아이들도 학교에서 낙엽이나 단풍을 이용해서 미술 활동으로 압화를 만든다. 아이들 수준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압화 작품을 보니 책 속의 압화 작품과는 다른 풋풋한 동심이 느껴진다. 압화로 만드는 작품이 따로 정해져 있다기 보다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압화란 생각이 든다. 여러가지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예쁜 콜라주 도안과 스타일 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압화를 하면서 꽃을 따거나 잎을 줍고, 누르고 기다린 뒤에 새로운 모양으로 완성되는 압화의 모든 과정 자체도 좋지만 꽃과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즐거움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취미로 즐기기에 좋은 것 같다.

이번 가을은 사진에도 담고, 압화로도 남기고, 무엇보다 마음 속에 간직하고 싶은 아름다운 가을이라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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