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 분석의 기예
이상하.조관형 지음 / 파워LEET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이제껏 살면서 조직적 혹은 비판적 사고력을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한 적은 없다. 사고 능력이란 것이 한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구체적으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원래 자유분방한 사고를 추구하던 내가 갑자기 <논의분석의 기예>라는 딱딱한 책을 집어든 이유는 뭘까?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은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순간의 욕망이었음을 고백한다.

매일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의 홍수 속에 휘말릴 것인가, 스스로 주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은 주저하면서 비판적 사고 학습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다는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저자는 논의 구조 패턴들의 시각화 도구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훈련을 통해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잠깐, 이 책은 각종 적성평가 시험을 위한 문제집으로 보면 된다.

저자는 특정 적성 평가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만 국한된 책이 아님을 강조했지만 다양한 예제와 기출문제를 보면 그러한 독자층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것 같다. 만약 순수하게 논의분석 훈련을 통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조직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이 책을 선택했다 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에 논의 분석의 개념 틀을 보면서 논리학적 용어나 도식들이 머릿속에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느낌이 들었다. 초보적인 독해력으로 논리적 사고력을 뒤쫓자니 과부하가 걸린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논의분석을 설명하는 내용들이 도식처럼 명쾌하게 이해되지 않아 답답했다.

<문제 영역별 사례> -> <명확한 모형> + <암묵적 모형>

--> 문제 해결자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논의 분석의 시각화 도구를 개발하고 사용해 보게끔 하는 것 ---> 조직적 사고능력의 활성화

이렇게 깔끔하고 만족스런 결과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중간에 예제를 풀면서 막혔던 부분이 뚫린 것 같다. 이 책을 문제집으로 여기는 이유도 단순히 논의 분석적 도구를 설명했다면 몰랐을 내용을 다양한 문제들을 통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뒷장은 논의 분석 실전훈련이라고 해서 적절한 논지 찾기, 논지 강화, 논지 반박 및 약화, 빠진 내용 찾기에 대한 문제와 해설이 나와 있다. 오랜만에 문제를 풀다 보니 나름의 재미도 있어 좋았다. 어려운 해설보다는 직접 문제를 풀어가면서 익히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비판적 사고력은 열심히 문제집을 풀며 공부하는 학생의 심정으로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세상을 명쾌한 논리로 분석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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