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을 위한 고전 강의
김재욱 지음 / 포럼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자녀 교육에 성공하고 싶다면 욕심을 버려라.

자녀를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하나의 욕심인데 그 자체를 버려야 얻을 수 있다니 어찌 보면 이런 모순이 없다. 그런데 부모 된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말에 수긍할 것이다.

요즘은 한 두 명의 자녀를 키우다 보니 자녀에 대한 관심이 크고,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가 많다. 문제는 교육의 내용이 인성보다는 지적 능력이라는 데 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를 앉혀 놓고 가르쳐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기분 좋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언성이 높아지면서 꾸짖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이는 괜히 공부하다가 야단 맞는 꼴이 된 것이다. 아이가 특별히 둔하고 모자란 것도 아닌데 더 잘하길 바라는 욕심이 아이를 못난 아이로 만들고 있었다. 그 뒤로는 아이 공부에 간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욕심이 아이를 망치는 거란 생각 때문이다.

이 책은 옛 선비들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세월은 지났지만 그 지혜로움은 변함 없고 가르침을 행하는 데 어색한 부분이 없다.

사람을 가르치는 방법은 먼저 그 사람을 헤아린 뒤에 가르쳐야 한다.

헤아림이 충분하면 가르침이 쉽게 행해지고,

헤아림이 올바르지 못하면 가르침은 헛수고가 되며 효과를 얻기도 어렵다.

-          최한기 [인정] 권 13,[측지후교]

옛 선조들은 그 사람을 가르치기 전에 그 사람을 헤아렸다고 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과 적성이 다른데 획일적인 가르침은 소용 없다는 의미이다. 그야말로 현명한 가르침이다.

그러나 요즘 교육은, 내용은 다양하지만 정작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다양성은 헤아리지 않고 있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같다.

자녀를 위한 사교육, 유학이 아이 스스로 원한 것이 아니라 부모의 욕심으로 선택한 것이라면 헛수고가 될 것은 자명하다. 자녀 교육을 위한 엄청난 경제적 지원, 투자를 하기에 앞서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학원 선생님이나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 바로 부모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나 스스로 반성한 부분이다.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행하는 가정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라면 당연히 가정 교육, 인성과 예절을 가르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 먼저 언행을 조심하고 솔선수범 해야 한다. 그러니 부모가 되는 일은 인격 수양과 흡사하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자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부모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라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다.

나는 바담풍 하면서 아이에게 바람풍 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모든 부모가 훌륭한 사람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좋은 부모가 될 길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경력이라는 벼슬을 지낸 우언겸은) 자제를 가르칠 때 윤리를 우선으로 삼았다.

평소에 집안을 청소하고 어른에게 응대하는 예절을 반드시 자제에게 행하도록 했다.

어떤 사람이 그것이 학업을 방해하지 않을까 의심하자 공이 말했다.

이것은 기본적인 일이다. 이런 것도 모르면서 글은 읽어서 무엇하겠는가?

                              - 유성룡, [서애집] 권 19, [의인부경력우공갈명]

아이에게  바른 마음 자세와 생활 습관을 익히게 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아무리 공부를 시키고 똑똑한 아이로 키운다 한들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자기 일을 스스로 못한다면, 제대로 교육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삶에 있어서 기본에 충실하다면 흔들림이 없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불필요한 욕심은 남들보다 똑똑하고 뛰어나게 키우려는 것이고,

필요한 욕심은 인간다움, 인과 예를 몸에 익히게 하는 것이다. 결국 자녀의 인생은 스스로 만드는 것인데 부모가 욕심 부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올바른 안내 표지판이 되어야 한다.

옛 성현의 가르침은 지혜로운 부모의 마음을 닮은 듯 자상하며 엄격하다. 좋은 말씀을 마음에 담아 좋은 부모가 되고자 힘써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