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지은 집
정성갑 지음,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기획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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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을 짓는다면 어떤 모습일지 머릿속으로 그려본 적이 있어요.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건축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건축가가 지은 집》은 정성갑님이 취재한 '건축가의 집' 탐방기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럭셔리> 에디터로 일하며 국내외 유명 건축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집과 건축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생겼다고 해요. 3년 전부터 매거진 <행복이 가득한 집>의 칼럼 '건축가가 지은 집'을 연재하고 취재하며 만난 집들 중 으뜸으로 꼽은 스무 채의 집 이야기를 엮어 이 책을 펴냈다고 하네요. 이 책에는 최욱, 조병수, 조정구, 김대균, 서승모 등 국내 대표 건축가 20인과 네임리스건축, 어번디테일건축사무소, 백에이어소시에이츠 건축사무소, 노말건축사무소, 카인드건축사사무소 그리고 여러 건축주들이 합심해 지은 집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집을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테지만 여기에선 다섯 가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어요. 첫째, 건축가가 짓고 건축가가 사는 집, 둘째, 일터가 된 집, 셋째, 자연 속에 지은 집, 넷째, 서울 속 서울 같지 않은 집, 다섯째 잠시 머무는 집 스테이로 집이라는 공간이 가진 특별함을 건축가와 건축주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어서 흥미롭네요. 솔직히 멋진 집이라고 하면 외관부터 내부까지 고급스럽게 꾸며진 집이라고 생각했는데, 미술평론가 유경희 대표의 말처럼 "영혼까지 자극받아야 진짜 좋은 집이죠." (77p)에 공감하게 됐어요. 그래서 집이라는 공간은 건축가의 철학과 건축주의 정신이 만나 조화를 이뤄야 아름답게 탄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스무 채의 집을 보면서 저자의 설명처럼 집 짓기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는 걸 이해하게 됐어요.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면 나만의 건축가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많이 하는 실수가 '나'를 잊어버리고 생각의 축이 건축가에게 확 쏠려버리는 거예요. 내가 기준이 되지 않고 건축가가 고정값이 되어 버리면 집을 짓고 나서도 계속 문제가 생긴다는 거죠. 건축가와 건축주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지나치게 간절해지지 않는다는 건축주의 태도라고 해요. 집을 처음 짓는 경우라면 더더욱 이 집에 모든 것을 걸고 베팅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좋지 않다는 거예요. 아무리 실력 좋은 건축가라고 해도 모든 것을 다 잘하는 건축가는 많지 않기 때문에 건축주가 매사에 너무 간절하면 집 짓기가 고행길이 되고 말아요.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어떤 일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집 짓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여유가 생기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거죠. 물론 그러려면 건축가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전제가 필요해요. 때문에 건축가를 고를 때는 실력보다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좋은 사람과 좋은 집을 짓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비결이었네요. 살면서 한 번 집 짓기도 쉽지 않지만 내 집을 지을 수 있는 행운에 따른다면 자연 속에 집을 짓고 싶어요. 욕심을 낸다면 기본 재료가 좋고 지속 가능성이 있어서 충분히 오래갈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지어서 평생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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