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ADHD 때문일지도 몰라 - 산만한 마음들을 위한 성인 ADHD 탐구서
안주연 지음 / EBS BOOKS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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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ADHD'라는 질병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아무래도 산만하여 일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ADHD를 의심하여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성인 ADHD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바로 그러한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나왔네요.

《어쩌면 ADHD 때문일지도 몰라》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주연 원장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현재 마인드맨션의원 대표원장이며, 성인 ADHD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만약 이 책이 딱딱한 의학지식을 나열하는 방식이었다면 일반인들도 집중력이 확 떨어졌을 텐데, 산만한 마음들을 위한 성인 ADHD 탐구서답게 핫핑크로 눈길을 사로잡네요. 여기에 등장하는 환자들의 사례와 구체적인 경험담은 모두 당사자의 허락을 받은 실제 사례이며, 스토리텔링과 Q&A 방식이라 흥미롭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네요. ADHD에 대해 알고 싶은 내용을 쏙쏙 뽑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한 권의 책을 읽는 일이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ADHD인들 중에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이 책으로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넷에서 떠도는 내용은 애매하거나 잘못된 것이 있기 때문에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어요. ADHD는 감기가 낫듯이, 장염이 낫듯이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라 뇌 구조와 신경전달물질로 인한 질환이라서 약의 도움을 받아 행동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서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고 하네요.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다는 것이 부담되고 싫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ADHD 치료제 복용 후 즉시 효과를 경험한다고 하니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약간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약 자체가 우리 몸의 어떤 부분을 영구적으로 바꾸거나 정체성을 훼손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치의와 함께 용량을 조절하며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는다면 그간 겪었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하네요. 감기에 걸리면 약 처방을 받듯이, ADHD 진단을 받으면 약물 치료로 증상이 어느 정도 조절되어 삶의 질이 많이 좋아질 수 있는 거예요. ADHD는 누구의 잘못이나 흠이 아니라 그냥 수많은 질병 중 하나라는 것, 당연히 치료하면 되는 거예요. 결국 정확하고 올바른 의학 지식을 갖추는 것이 건강한 삶의 기본이자 필수 조건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주네요.




산만하면 다 ADHD 일까요?

ADHD 환자라고 하면 뭔가에 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사람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요즘은 생활 곳곳에 정신 팔릴 구석이 너무 많아서 대체로 다들 산만하게 살지 않나요? 그러니까 너도나도 ADHD 를 의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최근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이 큰 화제가 되었지요. 스마트폰으로 하는 단문 소통, 뉴스 헤드라인만 읽는 SNS 이용, 시선을 끄는 짧은 영상(쇼츠)의 유행으로 사람들의 주의집중 시간이 짧아진 현상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 책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러한 현상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책의 내용에 깊이 공감하셨다고들 하죠. <도둑맞은 집중력>에서는 우리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테크기업의 교묘한 전략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긴 글을 읽지 못하고 산만한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돌아봅니다. 산만하고 집중력도 떨어지니 이거 ADHD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겠지만, 그건 아닐 겁니다.

주의력은 자신이 어디에 집중할지를 자신의 의도와 현실적 상황에 맞도록 적절하게 조절하고 유지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의력은 통제하는 능력에 가까워요. 우리가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주의력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의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해요. 주의력은 일종의 한정 자원인데요, 이러한 주의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꼭 ADHD 때문만은 아닙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높은 불안, 우울 등으로 인해 주의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동기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동기가 잘 생기지 않거나 지속이 안 되면 주의력도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주의력이 부족한 ADHD인들도 아주 흥미롭거나, 새롭거나, 동기부여가 잘 되는 활동 혹은 즉각적으로 보상이 따라오는 활동에는 오히려 남들보다 집중력을 잘 발휘할 수 있습니다. ADHD인은 주의 전환이 잘 안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주의가 너무 쉽게 전환되어버려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요, 주의 전환이 잘된다는 점은 위기 상황에서 장점으로 작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위축되지 마세요.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잖아요. ADHD인의 장점을 자신의 학업이나 업무에 긍정적으로 적용해보세요. (45-54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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