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지음 / 열림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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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 we not good enough ······ Are we not brave enough ······."

정녕 우리는 선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한 걸까. (178p)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은 이하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하나의 상상과 하나의 사실을 결합한 미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이능력이 존재한다는 것과 2000년대 이후로 태어난 이들은 '희망을 모르는 세대'로 불린다는 것.

우리말과 영어 표현에 큰 간극이 느껴지는 게 이력은 초능력의 느낌이 강하지만 영어로는 absurd force, 부조리한 터무니없는 힘을 의미하네요.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는 힘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걸 설명하는 건 단 네 가지 힘,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인데 이것이 현대물리학이라면 소설 속 세상은 4대 힘들과 특수하게 상호작용하는 이력이 존재하는 거예요. 이능력은 이력에서 기원하는데, 1981년 이능력이 처음 발견되고 이후 20년 가까이 수혈자들의 원인 미상 사망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원인이 이능력자의 혈액 때문인 게 밝혀지면서 사회적 혼란과 불안이 가증되었고 급기야 2000년 크리스마스 비극이 터지고 말았어요. 이능력자의 혈액이 일반인의 몸속에 들어가면 다발성 장기부전을 일으키는 치명적이 독이 되는데 이를 교란이라고 해요.

소설은 2018년 8월, 고등학교 1학년생인 주인공 미르와 절친 건의 일상으로 시작되고 있어요.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하루아침에 바뀐 건 9월의 어느 날 벌어진 이능범죄 때문이었어요. 둘 다 피할 수 있었지만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고 그 결과는 너무 가혹했어요. 미르의 말마따다 '개 같은 이능력 시대, 희망을 모르는 세대'의 이야기지만 그 세상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세상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미르의 심정에 몰입하게 되는 내용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소설 속 '크리스마스 비극'은 사회적 재난과 참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쓰라린 교훈을 주고 있어요. 한 사람을 살리고자 애쓰는 미르는 연이은 실패에 낙담하며 모든 걸 포기하려 했지만 만약 그랬다면 주인공으로서 자격 미달이며, 이 소설을 읽는 독자에 대한 배신일 거예요. 다행히 미르는 선함과 용기를 믿고 나아갔어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한다고,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외치고 있네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엔 이능력은 없지만 기적은 존재하니까요.



"이제는 믿어야 했다. 

지금 하는 일이 무의미할 거라 의심하지 않으며, 

분명 드러나지 않는 어떤 긍정적인 결과가 차근차근 다가오고 있을 거라고.

모든 것들이 내게 가시적이진 않을 거라고. 그동안 잊고 있었다. 오랜만에 되새기는 것이었다. 수없이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게 흔들리는 시대에서는 그저 선함을, 용기를 믿고 굳게 나아가야만 했다. 전부 부질없다며 절망하기에 앞은, 미래는 너무나 무궁히 이어져 있었다. 그간의 궤적은 선명했고 기록은 노력을 증명했으니 그것을 안고 걸어간다면. "(185-1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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