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 이윤엽 이야기 판화 그림책
이윤엽 지음 / 서유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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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는 이윤엽 이야기 판화 그림책이에요.

판화 그림책이라고요?

호기심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이윤엽 작가님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었거든요.

결론적으로는 나의 호기심을 칭찬해주고 싶어요. 어쩐지 자화자찬 같지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윤엽 작가님의 이야기 판화 그림책이 참 좋다는 거예요. 판화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캔버스에 직접 그리는 것보다는 목판에 그림을 새기고 색을 입혀 찍혀내는 일은 더 복잡하고 힘든 과정으로 느껴져요. 처음 만나는 판화 그림이라서 신기했고, 그림이 주는 투박함이 강렬한 메시지로 느껴졌어요. 이윤엽 작가님은 노동자, 농민 등 일하고 저항하는 사람들의 삶과 목소리를 목판화에 담아왔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판화뿐 아니라 이야기가 함께라서 좋았어요.

<다시 안고 싶다>라는 그림을 보면서 괜시리 코끝이 찡해지고 마음 한 켠이 아팠어요. 어쩌다가 이리도 삭막한 세상이 된 걸까요. 누군가 슬퍼하면 같이 슬퍼지는 게 인간의 본성이잖아요. 근데 요즘은 슬퍼하는 걸 보고 슬퍼하는 게 왜 이상한 것처럼 느껴질까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이상하다고 떠들어대는 못된 놈들 때문일까요.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나 혼자 뒤쳐질까봐 조바심치며 허둥대느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나봐요. 모든 건 때가 있는 법,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데 뭣이 그리 급하다고 제대로 보질 못했는지, 그림을 보다가 이야기를 읽다가 한참 고개를 숙이고 말았네요.


"이상하게 저절로

사람들이 슬퍼하면 저절로 슬퍼져.

사람들이 엉엉 우는 걸 텔레비젼에서 보면

저절로 눈물이 나와.

모르는 사람이고

아주 멀리 있는 사람들인데도

사람들이 슬퍼하는 걸 보면

이상하게 저절로 슬퍼져.

내가 이상한 거야?" (1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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