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 간신전 간신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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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은 어떻게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는가?"


《간신 : 간신전》은 중국사를 연구해온 김영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지난 25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하며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라고 해요.

그동안 간신과 관련한 모든 기록과 자료들을 검토하여 세 권의 책으로, 제1부는 <간신론>, 제2부는 <간신전>, 제3부는 <간신학>이라는 '간신 3부작'을 완성했다고 하네요. 이번 책은 시리즈 두 번째에 해당하며, 중국 역사상 가장 악랄했던 간신 18명의 행적을 상세히 다룬 인물편인데 진 · 한 이전의 하 · 상 · 주 시대와 춘추전국 시기의 간신들은 빠진 것은 기록의 부족과 지면 관계 때문이래요. 사실 위인전이 아닌 간신전이라서 각 인물에 관한 신상보다는 그들의 간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무척 놀라운 점은 각기 다른 시대에 활약했던 열여덟 명의 간신이 절묘하게 닮았다는 것이고, 지금 우리 사회를 활개치며 망치고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이들과 판박이라서 소름끼쳤어요. 머나먼 과거의 역사에서 끄집어낸 간신들의 행적이 무색할 정도로 현재 눈앞에는 권력형 비리들이 차고 넘치고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간신이란 기생충이 자라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토양은 가정이라는 것, 한 집안이 부와 권력을 쥐게 되면 간신의 출현은 100% 라는 거예요. 가정에서 부모와 부부 그리고 자식이 서로 잘못을 눈감아 주고 심지어는 같이 손잡고 부정과 비리를 부추기고 저지르면서 간신들이 설치게 되는 거죠. 동한시대 최대의 간신 양기는 그 마누라와 환상의 커풀을 이루며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부부 간신으로 기록에 올라 있다고 해요. 양기가 권세를 얻자 온 집안 식구를 위시하여 사돈에 팔촌까지 부귀영화를 누리며 온갖 간행을 다 저질렀는데, 집안에 누구 하나 나서서 이런 간행을 말리거나 꾸짖는 경우가 없었다네요. 불행하게도 간신과 그에 기생하는 세력들이 득실거릴 때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멸망의 구렁텅이로 가는데,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멸망에 이르기까지 나라가 만신창이가 된다는 점이에요. 크든 작든 간신은 절대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역사 철칙인데 이들을 얕잡아 본 결과가 하나 같이 처참했기 때문이에요. 간신들은 늘 충직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희생시켰으니까요. 간신은 작게는 조직을, 크게는 나라를 망치는 존재이며, 그들은 늘 우리의 방심과 무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성장하는 존재라는 것, 무엇보다도 간신은 오랜 역사적 경험을 먹고 자란 존재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따라서 간신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빈틈없는 대비책으로 맞서지 않으면 비열하고 간사한 이들을 이길 수 없어요. 간신이라는 해충을 박멸할 수 있는 강력한 해충약은 풍부한 역사적 경험과 치열한 자성이라는 것이 우리가 간신전을 읽어야 할 이유인 것 같아요.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똑같은 실수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측면에서 지금이야말로 현명한 선택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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