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왜? - 마크 포사이스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백과사전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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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제까지 줘야 할까요.

종교와 별개로 부모들은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의 선물을 준비하고 있어요. 모든 건 동심을 지키기 위한 거라고, 아이들의 머리맡에 양말을 걸어두고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몰래 선물을 줘야 미션 성공이에요. 언제부턴가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고, 너무 아닌 게 티나는 산타 복장의 어른이 등장해서 선물을 주는 일들이 자연스러운 연말 행사로 자리잡은 것 같아요. 어쩐지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희미해지고, 파티와 선물만 남은 느낌이 들어요. 아기 예수의 탄생, 생일날의 주인공은 어디 갔을까요.

《크리스마스는 왜?》 는 마크 포사이스의 책이에요.

저자가 쓴 <문장의 맛>이라는 책을 읽고나서 그가 꽤나 독특하고 재미난 이야기꾼이란 걸 알게 됐어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표지와 제목만 보고서 이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딱 멈추시길.

이 책은 "왜?"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고 있거든요. 언어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방대한 지식이 흘러넘쳐서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수다쟁이를 자처하는 마크 포사이스가 이번에는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궁금증들을 풀어내고 있네요. 크리스마스는 왜 하필 12월 25일까, 왜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할까, 왜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 받을까, 왜 크리스마스캐럴을 부르게 되었을까, 산타클로스의 정체는 뭘까, 산타는 어쩌다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게 되었을까, 왜 크리스마스에 엄청나게 많은 고기를 먹어치우며 축하할까, 왜 박싱 데이(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가 생긴 걸까... 아마 호기심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봤을 질문이 아닐까 싶어요. 굳이 애써 찾아보는 노력을 할 정도로 궁금하진 않았다면 여태 몰랐을, 그 내용들이 책 속에 있어요. 혹시나 이 책 때문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망칠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아이들과 함께 읽는 게 아니라면 다 큰 성인이 이 책을 읽고 실망하는 경우는 없을 테니까요. 그러니 크리스마스에 관한 진실과 거짓을 알고 싶다면 주저없이 책을 펼치시길.

여기서 잠깐 소개하자면, 크리스마스의 어원이 "가라, 그리스도여 GO Away, Christ." (172p) 였다는 거예요. 가톨릭 신자들이 미사를 참석할 때, 그 미사의 어원은 '입문자를 내보낸다'는 라틴어인 '미사 카테쿠메노룸 missa catechumenorum' 인데, 영어 단어 '미션, 임무 mission'의 어원이기도 해요. 입문자를 보낸다는 뜻을 가진 '미사 카테쿠메노룸'은 예배 후반부를 가리키는 명칭이었다가 점점 말이 짧아져서 '미사 missa'가 된 거래요. 라틴어로는 'Missa', 프랑스어로는 'Messe', 영어로는 'Mass'라고 쓰는데, 고대 영어에서 미사 Mass 를 '보내기 send-ness'라고 표현한 것은 미사나 예배가 단순한 종교의식에 그치지 않고, 세상에 나가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도록 신자들을 파견한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듯이, 어른들은 세상에 나가 선물과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진짜 행복하고 근사한 크리스마스가 되겠지요. 저자의 말처럼 크리스마스는 계속 될 것이고, 우리는 중요한 것을 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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