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 - 천의 얼굴을 가진 이슬람 문명의 위대한 모험
황의현 지음 / 씨아이알(CIR)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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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지구에 큰 일이 벌어졌어요.

지난 달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했고, 이후 이스라엘은 가지 지구를 대상으로 보복 공습을 감행했어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수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부상을 입었지만 거의 모든 가자의 병원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하네요.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와의 국경 통로를 폐쇄하고 식량과 물, 연로, 의약품 등의 모든 공급품을 차단하고 있어요. 도대체 왜 이런 끔찍한 무력 충돌 사태가 벌어진 걸까요. 하마스는 왜 이스라엘을 공격했을까요. 불행하고 안타깝지만 전쟁이 나서야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그동안 관심 밖의 영역이었던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이스라엘 간의 오래되고 복잡한 분쟁의 역사를 다시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쪽 사정을 제대로 모르면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관점에서 테러와 연관지어 이슬람에 대한 오해와 편견만 쌓였던 것 같아요.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는 오늘날의 이슬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라고 볼 수 있어요.

저자는 중동지역학을 연구한 박사로서 관련 논문 외에도 자신의 블로그 <대체로 무해함>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글을 썼는데, 그때의 글들을 다듬어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하네요. 이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등장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이슬람 문명과 무슬림의 역사를 이야기하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측면을 그려내고자 노력했다고 해요. 초기 이슬람 신앙에서 발전된 종교의 변천사는 복잡한 감이 있지만 이 부분을 빼놓고서는 무슬림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무하마드가 죽기 전에 "아랍인의 땅에는 두 종교가 있을 수 없으니, 기독교와 유대인을 추방하라."라는 명령을 남겼다고 하는데, 이러한 명령이 무슬림들이 초창기부터 다른 신앙을 배척하고 탄압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굳건한 믿음의 뿌리라고 볼 수 있어요. 무하마드의 명령은 이슬람이 등장한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무슬림과 비무슬림의 관계에서 중요한 규범으로 작동해왔고, 실제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비무슬림이 메카와 메디나로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러 기록은 비무슬림, 특히 유대인은 메카와 메디나만 아닐 뿐 히자즈의 다른 지역에서는 문제없이 살아가고 있어요. 근대 이전 많은 무슬림 학자는 모든 비무슬림이 무슬림의 지배에 굴복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비무슬림과의 공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으며 오늘날에 와서는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해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이슬람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 즉 다양성과 유동성을 주목할 때 우리는 이슬람이 가진 여러 얼굴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저자처럼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이슬람 문명의 역동성과 다양한 모습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중동 지역을 비롯한 세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출발점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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