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록
임진아 지음 / 뉘앙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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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말을 어째 그렇게 하냐!"

말 때문에 속상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개 상대방을 탓할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내 입에서 나오는 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고 좀 충격받았어요. 내 귀로 들어오는 말만 신경썼지, 무얼 내뱉고 있는지는 무심했던 거죠. 당장 말습관을 바꿀 순 없으니 말수라도 줄이는 노력을 해야겠구나 싶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나잇값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은 임진아 작가님의 에세이예요.

이 책은 저자의 일상 이야기와 함께 귀여운 8컷 만화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첫 장에서 저자는 엄마와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쏟아진 커피에 얼굴을 붉히기는커녕 실수한 상대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저자와 엄마의 모습이 참 예뻐보였어요. 저자는 자신의 엄마에 대해서 "누군가의 말로 좋은 하루를 단번에 망칠 뻔한 엄마는 누군가의 하루를 단번에 꼿꼿하게 세워 줄 줄 아는 어른" (14p)이라면서, 그런 엄마의 딸로 자란 덕분에 누군가는 답답하다 여길 정도로 타인의 하루를 망치고 싶지 않은 어른으로 자랐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작은 손해와 번거로움을 감수한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인데 굳이 왜 그랬을까 싶지만, "좋은 하루를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니까." (15p)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게 이해가 됐어요. 소소한 이익을 따지느라 중요한 걸 놓쳐서는 안 된다는 걸 현명한 엄마와 딸을 통해 배웠네요. 내심 감탄하면서도 나라면 똑같은 상황에서 어땠을까를 상상하니 살짝 부끄러워지네요. 세상이 왜 이리 각박해졌냐고 한탄할 게 아니라 각자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주위를 둘러보면 꽤 다정하고 좋은 사람들이 있는데 어쩌면 그들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겼던 건 아닌가 싶어요. 무엇보다도 이젠 내가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임진아 작가님의 이야기는 우리 마음 안에 다정함과 따뜻함을 채워주네요.


삽화 작업을 한 책의 저자 분에게 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좋은 그림을 선사해 주어 고맙다는 말과 함께 

"곁에 자주 붙어 있는 개미 캐릭터가 좋았어요!"라고 했다.

나름 의미를 가지고 넣은 그림이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상관없었던 부분.

그렇게 작은 부분을 누군가 좋다고 말해 줄 때, 다음 작업을 이어 갈 힘을 얻는다.

... 꼼꼼하게 좋아하고 표현하는 일은 이 일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마음 중 하나다.

       (191-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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