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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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숱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돼요.

할까 말까 혹은 이거냐 저거냐, 결정한 뒤에도 머릿속은 저울질하느라 바쁘고 무엇 하나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아주 많이 복잡할 때는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인생의 지혜를 구하는 시간을 갖곤 해요. 바로 책을 통해서 말이죠.

책 제목 때문에 철학자가 쓴 내용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경제학자의 책이었네요. 노벨상 수상자이자 세계적 석학과 당대의 거장들이 인정한 미국의 경제학자인 러셀 로버츠는 인기 팟캐스트 이콘토크의 운영자이기도 해요. 이콘토크에는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들과 사상가들이 출연해 경제에 대해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근데 잠깐, 경제학이 인생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나요?

저자는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삶에서 합리적 선택을 내리게 해주는 것이 경제학이라고 배웠대요. 뭔가를 선택했을 때 포기해야 하는 것들, 소위 기회비용과 트레이드오프가 중요하며 모든 것은 대가가 있다고 배웠는데 정작 깨달은 건 인생의 중대 결정들에 관한 원칙들이 오히려 우리가 길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거예요. 한때는 저자도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과 건물 벽에 새겨진,"측정할 수 없는 지식은 빈약하고 불충분하다."라는 켈빈 경의 말을 가슴으로 받들였지만 지금은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기에 데이터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삶에는 과학이나 과학적 방법론이 미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한 거예요. 과학의 영역에는 과학을 사용하고, 과학이 해당하지 않는 곳에는 과학을 사용하지 않는 게 훌륭한 과학의 핵심이며, 과학이 어디까지 해당되고 어디가 과학의 한계인지 아는 것이 미덕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우리가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것들은 우리가 알거나 모르는 어떤 것이 아닌 경우가 많고, 최고의 질문은 답이 없는 질문들이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자녀를 가질 것이냐 말 것이냐는 답이 없는 문제이며 인생의 갈림길 같은 거예요. 인생의 중대한 의사 결정들이 '나'라는 사람을 규정하고 앞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 다윈도 자신의 일기장에 결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한 종류의 답이 없는 문제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도 예외는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실수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거예요. 어떻게 해도 더 잘할 방법이 없다면 그건 실수가 아니니까요. 그러니 옳은 결정을 내리려고 애쓰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해요. 저자의 말처럼 답이 없는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하고 맛보고 음미해야 할 '미스터리'라고 여긴다면 새로운 길이 보일 거예요. 잘 산다는 건 결국 자신이 만들어가는 거예요. 이제보니 불확실성은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품고 있었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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