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책 - 희망의 사도가 전하는 끝나지 않는 메시지
제인 구달.더글러스 에이브럼스.게일 허드슨 지음, 변용란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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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책》은 말 그대로 희망에 관한 책이에요.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분명 '희망'이라는 단어에 끌렸을 거예요. 제 마음이 그랬거든요.

매일 쏟아지는 뉴스들을 보고 있노라면 너무 암울해져서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세상을 제멋대로 망쳐버린 느낌이랄까요. 물론 알죠, 현재의 위기가 우연이 아니라는 걸 말이에요. 필연적인 비극이라면 우리는 왜 막지 못했을까요.

이 책은 제인 구달과 더글라스 에이브럼스의 대담집이에요. 어떤 내용인지를 알기 전에 두 사람에 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아요. 더글라스 에이브럼스는 선각자들이 더 현명하고, 건강하고, 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문학 에이전시이자 미디어 개발 회사인 아이디어 아키텍츠의 설립자라고 해요. 그가 쓴 글로벌 아이콘 시리즈의 첫 책 『기쁨의 발견』은 달라이 라마와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가 함께 나눈 대화록이고, 이번 『희망의 책』은 글로벌 아이콘 시리즈 두 번째 책이라고 하네요. 더글라스 에이브럼스는 우리 모두를 대표하여 제인 구달에게 '희망'에 관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어요. 희망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희망을 품어야 하는가, 희망은 진짜일까, 희망을 잃어본 적이 있는가, 과학이 희망을 설명할 수 있을까, 시련의 시기에도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 인류에겐 정말로 희망이 있을까 등등. 그러나 이러한 질문보다 앞서 물어야 할 게 있어요. 왜 제인 구달이었을까요. 그 답을 알기 위해서는 제인 구달이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알아야 해요. 침팬지 행동 연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이자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제인 구달에 대해 저자는 희망의 메신저이자 세계적인 영웅이라고 표현했어요. 여든여섯 살인 제인은 1986년부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류가 끼친 해악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때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만났다고 해요. 그들은 제인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에 희망이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을 자주 했는데 제인의 대답은 언제나 진심을 다해 그렇다였어요. 희망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진짜 희망은 행동과 참여을 요하는 거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어둠의 시대에 제인이 희망을 품는 이유는 네 가지 이유, 즉 인간의 놀라운 지능, 자연의 회복탄력성, 젊은이들의 힘, 굴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력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뿌리와 새싹 프로그램에서 항상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친다고 해요. "함께라면 우리는 할 수 있다. 함께 우리는 꼭 해낼 것이다!" (331p)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바로 우리 자신이며, 함께 행동함으로써 희망이 생기는 거예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진심으로 믿고 행동하는 것이 곧 희망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세계의 수많은 종교적 전통에서는 희망을 신앙과 동일선상에서 이야기합니다. 

희망과 신앙은 같은가요?"

"희망은 신앙과 아주 다릅니다, 안 그래요?" 제인은 질문이라기보다는 단언처럼 말했다.

"신앙은 우주 저 너머에 지적인 권능이 실재한다고 믿는 것을 말하죠. 하느님이나 알라 또는 그와 비슷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것 말이죠. 사람들은 신이 창조주라고 믿습니다. 사후 세계나 뭔가 다른 원리를 믿죠. 그것이 신앙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이 진실이라고 믿을 수는 있지만  수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 수도 있고, 그것이 옳은 방향이기를 희망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도 미래를 알 수는 없기 때문에 희망은 신앙보다 더 겸손하지요."

"희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군요."

"글쎄요, 어떤 맥락에서 노력과 행동은 필수적입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악몽과도 같은 환경 문제를 생각해 보세요. 상황을 되돌리기에 너무 늦은 것은 아니기를 절실히 희망하지만,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그런 변화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 능동적인 태도를 취하면 더 희망적이 되나요?"

"글쎄요, 둘 다 지녀야겠죠. 본인의 행동이 뭔가 좋은 일을 낳게 될 것이라고 바랄 수 없다면 능동적으로 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므로 일단 행동에 옮기려는 희망이 필요하고, 그런 다음 행동을 취함으로써 더 많은 행동이 생겨나죠. 돌고 도는 구조예요."

"그렇다면 실제로 희망은 무엇인가요, 감정?"

"아뇨, 감정은 아닙니다."

"그럼 뭐죠?"

"생존의 자질 중 하나에요."

(···) "사실 희망은 살아남은 것들의 특징이고 생존의 본질이에요." 

마침내 제인이 결론을 내렸다.

"바로 그거예요. 희망은 인간의 생존의 본질이고,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소멸하고 말아요." (28-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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