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죽음
호세 코르데이로.데이비드 우드 지음,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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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제 :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명제 : 톰은 사람이다.

결론 : 따라서 톰은 죽는다.

삼단논법의 대표적인 예문이에요. 두 개의 명제를 전제로 결론을 내리는 논리적인 추론법이에요.

이제껏 조금도 의심한 적 없었던 개념이 흔들리고 있어요. 전제가 맞지 않다면 결론은 달라지겠죠.

《죽음의 죽음》 은 노화 연구의 핵심을 담은 책이에요.

공동 저자인 호세 코르데이로와 데이비드 우드는 노화 저지 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고 해요.

우선 노화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오브리 드 그레이이며, 이 책에도 그의 서문이 실려 있어요.

오브리 드 그레이는 노화연구의 혁명적인 선구자로서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에서 노화방지를 위한 학제간 공동연구소의 일원이며, 독자적인 연구를 위해 비영리기구인 므두셀라 재단을 2003년 설립 운영 중이에요. 드 그레이는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과 전산을 공부했고, 생물학자나 의사보다는 엔지니어나 기술자에 더 가까운 비전을 가졌고, 수명 연장에 관한 그의 접근방식은 SENS(Strategies for Engineered Negligile Senescence : 미미한 노화에 관한 기술적 전략)라고 불리는데, 2002년 저명한 의사와 생물학자들과 함께 쓴 논문을 발표했어요.

"당신도 1000살까지 살 수 있다. 늙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받아들이라고 말하지 말라. 이제 노화는 질병처럼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의 주장은 전 세계의 폭발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돌팔이나 미친 사람이라고 했어요. 다수의 전문가들이 그의 생각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공격했지만 학술적인 검증 과정에서 드 그레이의 주장이 허위임을 증명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2005년 이후 세상은 변했고, 최근 몇 년 동안 오브리 드 그레이의 독창적인 생각을 강화하는 커다란 과학적 발전이 있었어요. 드 그레이는 2009년 세게가 노화 관련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SENS 연구재단을 공동 설립했어요. SENS 재단은 재생의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연구 결과로 만들어진 치료법 중 몇 가지는 이미 적용되고 있어요.

이 책은 '불멸'이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관한 과학적 고찰을 담고 있어요.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등장한 이래 불로장생은 인류의 염원이었으나 오늘날까지 그 불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은 없었는데, 노화 연구자들은 이제 곧 인간의 노화 역전을 위한 첫 번째 치료법을 얻게 될 거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자들은 우리가 마지막 필멸의 세대와 첫 번째 불멸의 세대 사이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네요. 이 책은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음을 알려주네요. 노화와 죽음에 맞서는 혁명에 동참할 것인지, 아니면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일 건지 말이에요. 수명 연장을 위한 연구 내용뿐 아니라 수명 연장을 반대하는 주장을 함께 다루고 있어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양측이 모두 사회적 뿌리가 깊다면 적절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수 있어요. 노화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노화로부터 자유로운 장수인간 사회를 받아들일지에 관한 논쟁을 통해 각자 판단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인간 노화 역전을 위한 최초의 생명공학 치료법이 2020년대에 상용화되고, 2030년에는 나노기술 치료법이 등장하며, 2045년에는 노화를 완전히 제어하고 역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요. 안타깝게도 그때까지는 계속 늙어가고 죽겠지만 적어도 노화와 죽음에 맞서는 혁명에 동참할 수는 있어요.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훨씬 젊게,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 실존적 절망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노화 연구자들은 '노화가 죽음에 이르는 병'이며, 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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