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든에서의 그 여름
라빌 스펜서 지음, 이창식 옮김 / 고려원북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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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뜨겁게 사랑하거나 쿨하게 떠나거나>와 함께 받았다. 소설이라 부담 없이 책을 폈다. 미국 캠든, 여자들이 긴 드레스와 차양 있는 모자를 쓰던 시절이다. 아무튼 지금보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더 심한 그 시절에 이혼녀에 아이가 셋인 여자가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

주인공은 로베타 주에트.

이혼녀가 다시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니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나는 그녀의 로맨스보다 그녀 자체의 매력에 더 빠졌다.

주인공의 성격은 마치 만화 캔디를 보는 듯 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울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내는 강인한 면이 정말 맘에 든다. 항상 낙천적이고 즐겁게 사는 법을 아는 당당한 그녀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그다지 사랑을 주며 키우지 않았다. 본인은 부모님께 애정과 배려를 받지 못했지만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자유와 사랑을 느끼게 키웠다는 것은 대단한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엄마의 남모를 비밀 때문에 항상 사랑받는 언니와는 달리 늘 구박받았던 로베타가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일반적으로 현실에서 부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으면 자기는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절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로베타는 자신을 지킬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다만 부모님의 영향때문인지 그녀가 처음 선택한 남자는 거짓말쟁이 바람둥이였다. 그녀는 자신과 사랑하는 세 딸의 행복을 위해 그 남자와 이혼을 했다. 놀라운 것은 딸들과 뭐든 대화로 해결하는 그녀의 방식이다. 이혼할 때도 딸들과 상의해서 이혼이 최선의 방법이란 결론을 내린 것이다.

어떤 문제든지 아이들과 대화하며 존중해주는 로베타의 육아 방식이 참 멋지단 생각을 했다.

아이들을 자유분방하게 풀어주되 스스로 책임감을 알아가게 한다는 것이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에게 이것 해라 ,저것 하지 말아라.하며 잔소리가 앞서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어른들끼리 대화하는 중에 아이가 그게 뭔데요? 왜 그런거예요?라고 묻는다면 분명 나는 어른들 일이니 너는 몰라도 돼.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로베타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줬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세상을 배운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존중받은 아이는 남을 배려할 줄 안다. 그걸 안다고 하면서도 나는 아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구나 싶다. 로베타가 자신의 딸들을 대하는 모든 면들이 배울 점이었다.

<뜨겁게 사랑하거나 쿨하게 떠나거나> 책을 본 사람이라면 로베타는 쿨하게 떠나서 행복해진 경우다. 그녀가 남편과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16년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아이들때문이라 생각된다. 16살, 14살, 10살 세 딸들 오히려 이 딸들 덕분에 이혼할 수 있었고 힘을 낼 수 있었다.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밝고 건강하게 컸다는 것은 남편의 문제점과 육아를 별개로 다룰 줄 아는 지혜였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은 화풀이 대상이 아니니까, 자신은 힘들고 괴로운 결혼 생활이었지만 아이들은 충분히 사랑으로 키운 것이다.

자신의 행복을 지킬 줄 아는 사람, 다른 사람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얻을 것이다.
오랜만에 멋진 로맨스 소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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