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있었다 - 경제학이 외면한 인류 번영의 중대 변수, 페미니즘
빅토리아 베이트먼 지음, 전혜란 옮김 / 선순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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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있었다》는 영국 출신의 페미니스트 경제학자 빅토리아 베이트먼의 책이에요.

그동안 경제학이 외면한 인류 번영의 중대 변수는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핵심이에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페미니즘을 경제학의 중심으로 가져오고 있어요. 성 sex, 젠더 gender, 여성의 자유를 못 본 척 간과했던 경제학자들을 비롯하여 페미니즘을 오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때는 저자도 경제학을 성 중립적인 학문으로 여겼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오늘날 직면한 경제문제가 역사 속에서 여성의 존재를 지워낸 결과였음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을 집필한 이유라고 설명하네요.

이 책에는 왜 경제학이 페미니즘을 수용하지 못했는지, 경제학이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경제학자들이 저지른 실수는 개개인이 상호 교류한다는 사실, 즉 인간의 의존성을 간과했다는 점이에요. 그걸 무시했기 때문에 오늘날 노인과 아동 돌봄 문제가 심각해졌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경제학이 일상생활 속에서 서로 교류하며 맺는 여러 관계를 무시하고 다양한 경제적 문제를 살피지 못한 결과가 현재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어요.

독립적인 자아를 인간의 이상향으로 삼고, 돌봄을 경제활동으로 간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돌봄 제공자를 잠재 인력으로 여겼던 거죠. 흔히들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남성과 동일한 수준의 여성 독립이라고 여기는데, 실제로 완전히 독립적인 인간은 존재하지 않아요. 마치 남성적인 게 더 좋은 것인듯 여성을 남성과 똑같이 만드는 걸 성평등이라고 착각한 거예요. 오랜 세월 동안 돌봄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했지만 이제는 남녀 불문하고 모두가 동참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미래 세대는 없어요.

우리는 일터와 가정 간 갈등 그리고 노동과 돌봄에 깃든 뿌리 깊은 성불평등을 인지해야 돼요. 경제학은 과거와 달리 훨씬 유연하고 인간적이며 유용한 학문으로 변화해야 되며, 그래야 정책에도 영향을 미쳐 전 세계 여성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어요. 여성만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라 인류 공통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울어진 축을 바로잡자는 거예요. 저자는 변화를 위한 네 가지 선언문을 제시했어요.

첫째, 방법론이 아닌 내용에 집중할 것, 둘째, 다른 학문과 활발히 교류할 것, 셋째, 본인을 포함한 경제학자들 모두는 말하기보다 경청할 것, 넷째, 마초적인 기질에서 벗어날 것. (285p)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번영을 달성하려면 반드시 페미니즘을 포함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가장 현명한 대응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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