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생물들의 마지막 이야기
시모마 아야에 그림, 최서희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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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주제로 한 책이라고 하면 왠지 무겁고 어두울 것 같지만 이 책은 달라요.

인간의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생물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데 굉장히 흥미롭네요.

《우리가 몰랐던 생물들의 마지막 이야기》는 죽음에 관한 생물 도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먼저 생물은 왜 죽는 걸까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생물들의 죽음에 관해 그 원인과 수명, 생태계 메커니즘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야생동물의 대부분은 잡아먹히거나 굶어 죽는다고 해요. 그밖에 기온의 변화나 자연재해 등 자연환경의 변화, 싸움 등으로 상처를 입거나 병에 걸려서 죽는대요. 일반적으로 동물의 수명은 몸의 크기에 비례해서 몸이 크면 수명이 길고 몸이 작으면 수명도 짧은 경향이 있어요. 인간이 몇 살까지 살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계학적으로 최대 수명은 115세라고 해요. 인간의 죽음은 야생동물이나 곤충과는 다르게 대부분 노화인데, 노화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져 병에 걸리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죽는 거예요. 사실 인간의 죽음만 생각하면 두렵고 슬프다는 감정이 앞서기 때문에 언급조차 피했던 것 같아요. 죽음을 외면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닌 줄 알면서도 말이죠. 하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 죽음은 진화의 과정이라는 것, 수많은 생명의 탄생과 죽음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지금의 생물들이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의 특징은 도감으로 되어 있어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흥미롭고 신기한 내용에 빠져들었네요.

죽음의 원인을 네 가지로 분류하여 각각에 해당되는 생물을 그림과 도표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참고 견디다 죽는다, 운이 없어서 죽는다, 너무 예민해서 죽는다, 서툴러서 죽는다까지 죽음을 맞이하는 이유가 너무 안타까워요. 각 생물마다 "안타까운 정도"가 눈물 방울로 1부터 5단계로 표시되어 있는데, 5단계에 해당되는 생물로 나무늘보가 있네요. 세발가락나무늘보는 삶의 대부분을 나무 위에서 보내는데, 수면시간은 하루 8~10시간이고 식사는 하루에 나뭇잎 1~2장, 배변은 주 1회,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고 생활해서 체력을 보존하는 데 주력한대요. 일반적으로 포유류는 체온이 일정한 항온성을 지니는데, 체온을 유지하는 건 아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에요. 나무늘보류는 불완전한 항온성을 가졌고, 긴 비가 내려 기온이 낮은 날이 계속되면 체온이 떨어져서 내장기능이 저하된대요. 먹은 걸 소화하지 못해서 배는 부른데도 아사해버리는 너무 슬픈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인간 외의 동물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고 해요. 그저 살아가기 위해서 한정된 생명의 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생물들을 보면서 놀라웠어요. 죽음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것, 그것이 자연의 순리인지도 모르겠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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