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 - 면역의 원리에서 치료까지 흐름으로 읽는 면역학 이토록 재밌는 이야기
김은중 지음 / 반니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분야든지 전공서적은 어렵고 지루한 것 같아요. 그러니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펼쳐 보는 일은 드물겠죠. 하지만 의학 분야는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필요한 건 일반 대중들을 위한 책이겠지요. 제목부터 자신만만하게 "이토록 재밌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으니 망설임 없이 펼쳐볼 수 있었네요.

《이토록 재밌는 면역 이야기》는 그림 그리는 의사 김은중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대중들에게 필요한 기초적인 면역학 지식들을 전하고자,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이 책을 완성했다고 하네요.

면역학자는 아니지만 병원에서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라서 좀 더 쉽게 설명하려고 애썼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최근 면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면역력을 키워준다고 주장하는 건강식품이나 약물, 식품에 관한 정보와 광고를 많이 접했을 거예요.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어마무시한 전염병 때문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던 것 같아요. 면역 또는 면역력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병원체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방패나 방어막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건강을 생각할 때 면역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면역학 기초 수업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진 자료와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그림들이 많아서 술술 읽어갈 수 있네요. 면역이 무엇인지, 면역학은 어떻게 발전해왔는가를 살펴보는 과정이 한 편의 역사 이야기 같아요.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미생물이라는 사실은 독일 의사 로베르트 코흐에 의해 밝혀졌어요. 무명의 시골 의사였던 코흐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핵의 원인균을 발견했고, 자신의 4원칙을 통해 결핵이 결핵균에 의해 걸리는 질병임을 확실하게 증명해냈어요. 코흐의 연구는 질병과 세균과의 관계를 정립해낸 위대한 업적이며, 현대 의학의 단단한 주춧돌이 되었어요. 코흐는 190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그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던 3월 24일은 세계 결핵의 날로 기념되고 있어요. 현재도 백신과 항생제 개발의 첫 단계는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를 확인하는 일이에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항원을 만나는데, 환절기 가벼운 감기 바이러스부터 위협적인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일상 곳곳에 숨겨진 세균과 곰팡이, 미세 먼지를 포함한 수많은 화학 물질들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거예요. 여기서 놀라운 점은 이렇게 어마어마한 종류의 항원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가 이미 우리 몸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에요. 의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누적될수록 면역은 세밀한 조절이 필요한 인체 시스템임을 확인시켜주고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면역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균의 대부분은 위장에 몰려 있는데, 면역 세포들은 장속 세균과 함께 불필요한 면역 반응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어요. 체내 유익균을 보강하기 위해 시중에 판매하는 유산균을 꼭 먹어야 할까요. 아쉽게도 아직 정답은 없어요. 면역력을 키우고 싶다면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할 것, 그리고 다양한 체내 유익균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항생제를 정확하게 사용할 것. 기본 예방 접종을 꼭 할 것. 또한 충분한 수면이 중요해요. 우리 몸의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인 면역계의 원리와 비밀, 의학자들의 이야기까지 흥미롭고 유익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