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입문 - 무의식 속에 숨은 기억을 찾아 인간의 정신을 치유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 우리글발전소 옮김 / 오늘의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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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신, 심리에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책을 읽어봤을 거예요.

제가 처음 읽었던 때는 스무 살 무렵이었는데, 그야말로 읽는 것에 의의를 두었을 뿐이지 제대로 이해하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똑같은 책이지만 다시 읽으니 전혀 다른, 새로운 내용처럼 느껴졌어요.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지그문트 프로이트 정신분석 입문》 은 쉰아홉 살의 프로이트가 빈 대학에서 했던 강의 내용을, 2년 뒤인 1917년 출간된 책이에요.

1915년과 1916년 두 차례에 걸친 겨울 학기 동안 의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정신분석 입문'이라는 강의였고, 매우 많은 수강자가 몰렸다고 하네요. 원래 빈 대학에서 처음 했던 강의는 신경학에 관한 것이었고, 1900년대에는 꿈에 대한 강의를 하다가 그 후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정신분석 입문'을 강의했는데 청강자가 세 사람밖에 없었대요. 그러나 프로이트가 유명해지자 학생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1915년 10월에 70명에서 다음 달에는 백 명을 돌파했대요. 이러한 인기 덕분에 《정신분석 입문》이라는 책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은 당시의 강의 원고뿐 아니라 정신분석에 관한 거의 모든 자료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미발표 자료인 <불안의 병인>, <히스테리적 공상>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요. 첫 번째 강의에서 프로이트의 발언이 매우 인상적이에요. 정신분석의 어려움부터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만약 책을 읽다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에요. 고로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신분석을 배우고 싶은 사람만 읽으면 된다는 거죠.

"여러분이 내 강의를 또다시 들으러 오는 일이 없도록 확실히 충고해둔다. 이 기회에 나는 여러분에게 정신분석 교육에 따르는 필연적인 불완전함과 자신의 판단을 갖기까지의 숱한 어려움들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려 한다. 여러분이 여태껏 받아온 모든 교육이 내용과 사고방식이 어떻게 여러분을 정신분석의 반대자로 만드는지, 또 이 본능적인 적개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감내해야 하는지를 이 강의에서 보여줄 것이다. 여러분이 내 강의를 통해 정신분석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게 될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이런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정신분석의 연구 방법과 치료법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러분 가운데 정신분석의 개략적인 지식을 얻는 데 만족하지 않고 정신분석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분이 있다면, 나는 그만두라고 충고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뜯어 말리고 싶다." (14p)

진짜 강의를 듣지 말라는 게 아니라 '너희들 이래도 정신분석이 궁금하니?'라고 묻는 거예요. 프로이트의 경고가 꽤나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반항심을 자극하는 심리 수법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서론은 겁을 줘 놓고선 본론에서는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실수 행위, 꿈의 해석, 노이로제 총론을 통해서 정신분석에 관한 기본을 배울 수 있어요.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 세계를 마치 박물관처럼 안내하고 해설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모두가 똑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정신분석이 어려운 거예요. 일단 각자 자신을 대상으로 하여 정신분석을 시도하고 자기라는 인간을 연구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어요. 정신분석을 조금만 배워도 자기 자신을 분석재료로 쓸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재료를 분석하다 보면 정신분석이 말하는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 정신분석의 견해가 절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물론 2022년 지금, 우리 가운데 정신분석을 가짜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그건 바로 프로이트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노이로제의 개념을 처음 완성했고, 정신의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을 통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스물여덟 개의 강의를 만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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