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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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파티를 하는 이유는 예상치 못한 순간의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존 그리샴의 신작, 그것만으로도 읽어야 할 이유가 충분한 것 같아요. 솔직히 열혈 팬은 아니지만 읽었던 책들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작가를 기억할 수밖에 없었어요. 놀라운 건 이번 작품의 분위기였어요. 피츠제럴드의 자필 원고 원본이 도난당하는 사건, 범죄 스릴러라고 해서 뭔가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상상했다가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내리쬐는 아름다운 해변가 마을 카미노 아일랜드의 매력에 빠져들었네요.

4인조 도둑이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소장 중이던 F.스콧 피츠제럴드의 자필 원고 원본 다섯 개를 훔치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거의 완벽할 뻔 했던 도난 사건은 제리의 핏방울 때문에 덜미가 잡히고 말았어요. 쪼개진 나뭇조각에 살짝 찔렸지만 너무 흥분 상태라서 상처를 쓱 문지르고 지나쳤던 첫 번째 실수와 그 실수를 별 거 아니라고 숨겼던 두 번째 실수로 인해 체포됐어요. 남은 두 사람은 미리 위험을 감지하고 도망쳤고요. 그러나 FBI의 치밀한 조사와 은밀하게 활동하는 보안업체의 끈질긴 추적이 시작됐어요.

21.

모든 상황이 막다른 골목에 직면해 있었다. 처음에는 급박한 것 같던 사안들이 지금음 모두 희미해졌다.

기다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원고를 가진 사람이 누구든 돈을 - 그것도 거액의 돈을 - 원할 것이었다.

그들이 결국 정체를 드러낼 거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 얼마나 많은 돈을 요구할 것인가였다. (57p)

범죄사건의 핵심에는 늘 돈이 있어요. 탐욕스러운 인간들과 돈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들.

당연히 그런 이야기로 흘러갈 줄 알았는데, 도둑들을 쫓고 있는 보안업체의 목적은 단 하나였어요. 희귀 원고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

따지고 보면 돈 때문이긴 한데 그 이면의 사정들은 단순히 돈 문제라고 볼 수는 없어요. 처음엔 범인을 잡아라, 로 시작했다면 그 다음은 희귀 원고가 주인공이 되었어요. FBI 와 보안업체는 그 희귀 원고가 흘러간 곳을 추적하여 카미노 아일랜드의 서점 베이 북스를 운영하는 브루스 케이블이 소유한 것으로 확인했고, 그로부터 증거를 찾기 위한 비밀 작전을 펼치게 돼요. 브루스 케이블에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로 머서 만이라는 작가를 섭외하고, 머서는 돈 때문에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카미노 아일랜드에서 이중생활을 하게 돼요. 머서의 시선으로 바라본 브루스와 카미노 아일랜드의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꽤 흥미롭네요.

사라진 희귀 원고 원본,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아름답고도 저주받은 사람들>, <밤은 부드러워라>, <라스트 타이쿤>, <위대한 개츠비>, <낙원의 이편> 가운데 읽은 건 한 편뿐이라서, 카미노 아일랜드 덕분에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진정한 가치는 그걸 알아보는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 같아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 당신에게 있나요, 라고 묻는 듯. 존 그리샴만의 반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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