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 라이어 라이어 - 태어나서 딱 세 번 거짓말한 남자의 엉망진창 인생 이야기
마이클 레비턴 지음, 김마림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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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사실이 아닌 말을 사람들은 왜 할까요.

분명히 어릴 적에 어른들로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얘길 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배운 건 '정직'보다 '거짓말'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네요.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사실을 말하는 게 더 나을 때도 있지만 끝까지 우겼을 때 위기를 모면했던 경험이 있다면 거짓말은 일종의 방어무기라는 걸 배운 셈이 되는 거죠. 그래서 세상에는 가짜 모범생이 많아요. 아무도 모를 거라고, 절대 들키지 않을 거라고 여기면 서슴없이 거짓말과 거짓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장 놀라운 경우는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용납하며, 속이는 사람인 것 같아요. 본인의 거짓말이 타인에게 명백한 피해를 줬음에도 자신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거죠. 이때 흔한 핑계가 등장해요. "기억나지 않습니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거짓말, 거짓말쟁이를 찾는 일은 너무 쉬운 것 같아요. 근데 태어나서 딱 세 번 거짓말한 남자가 있다니, 당연히 소설인 줄 알았죠. 하루에 세 번이면 모를까, 어떻게 살면서 딱 세 번 거짓말을 할 수 있죠? 누가 내 앞에서 이렇게 고백했다면 썰렁한 농담이거니 넘겼을 거예요.

《라이어 라이어 라이어》 는 마이클 레비턴이라는 남자의 진짜 이야기예요. 실화라고요.

마이클은 자폐 스펙트럼이나 발달장애로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의 인생철학대로 거짓말을 안하는 사람이에요. 그는 자신이 왜 거짓말을 안하는 사람이 되었는지를 아주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어요. 부모님의 성향과 가정환경, 성장과정을 통해 정직이 최선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그로 인해 친구들과 멀어졌고, 면접에서 떨어졌으며, 여기까지는 큰 타격감이 없었는데 소중한 애인을 떠나보냈을 때는 충격을 받았고 평생 저항했던 거짓말에 굴복하고 말았어요. 거짓말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님을 인정하게 된 거예요. 보통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 - 거짓말이 다 나쁜 건 아니다, 때론 거짓말이 필요하다 - 을 마이클 레비턴이 받아들이기까지, 그 긴 여정이 이 책 속에 담겨 있어요.

아참, 착각하면 안 돼요. 거짓말을 안하던 마이클이 거짓말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해서 "거짓말을 해라!"가 결론은 아니라는 거예요.

100% 정직하게 살기 vs 100% 속이며 살기

우리의 삶을 밸런스 게임처럼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여 선택할 순 없잖아요. 재미로 상상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한쪽에 치우친 선택은 어리석은 짓이니까요. 맨 처음,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생각할 때 한 가지 빼놓은 점이 있어요. 상대방의 감정을 해치지 않으려고 배려하는 차원에서 하는 거짓말은 인간관계의 매너, 예의, 예절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솔직해야 한다는 신념을 탓하는 게 아니라 마이클의 솔직한 발언처럼 그 상황에서 꼭 말해야 했느냐고 지적하는 거예요. 거짓말을 하기 싫다면 침묵이라는 선택지도 있어요. 안타깝게도 마이클은 타고난 수다쟁이라서 거짓말만큼이나 말하지 않고 참는 일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결국 거짓말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문제였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어디까지 솔직해야 할까요. 서로 원하는 만큼, 마음을 열 수 있다면 전혀 괜찮지 않은 상황에서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을 거짓말로 여기진 않을 것 같아요. 불안과 공포, 좌절과 절망 속에서 "괜찮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위로이자 희망의 표현이니까요. 하얀 거짓말은 인류 진화의 산물이 아닐까요. 마이클 레비턴 덕분에 진지하게 철학적 고민의 시간을 가졌네요. 행복한 삶을 위해 솔직함과 현명함, 둘다 필요한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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