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여행자의 시선 2
임영호 지음 / 컬처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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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 은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 관한 여행기예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한반도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이 이뤄질 줄 알았어요. 그때는 남과 북을 잇는 철도가 착공된다면 한반도를 넘어 유럽까지 대륙철도가 실현되는 세상을 상상하며 꿈에 부풀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발목을 잡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이어지면서 신냉전 시대의 서막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그토록 바라던 평화가 아닌 새로운 냉전 시대라니 암울해지네요.

냉전 시기라고 하면 소련이라는 나라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책에 소개된 세 나라는 구소련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저자는 구소련권 국가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조지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를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어요.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는 독립 후 소련의 잔재와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 유럽 국가로 발돋움하려는 투쟁을 전개하다가 러시아 침약으로 좌절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반면에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와 연합국가를 형성하며 강한 친러 성향을 드러내고 있어요.

코카서스 지역의 조지아, 동슬라브의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는 구 소비에트 연방의 주변국인 동시에 주변 유럽 강대국의 영향을 받으면서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온 나라들이라고 하네요. 이 책은 2022년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여행 기록이라는 점에서 다시는 갈 수 없는 평화로운 시기의 세 나라를 만날 수 있어요.

조지아는 우연히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소박하고 정겨운 시골의 풍경이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수도 트빌리시는 신구의 조합, 유럽과 아시아를 혼재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라고 하네요. 카즈베기산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인데 사진만 봐도 신비롭고 아름다워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함께 민족의 뿌리, 언어 계열이 동슬라브족의 갈래로서 역사적으로 형제국이라고 볼 수 있지만 소련 해체 이후 갈라지고 말았네요. 아름다운 그곳이 지금 전쟁터가 되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벨라루스는 과거 소련 산하의 공화국이었고, 지금도 러시아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인데, 외국인에게 폐쇄적이어서 유럽 국가로는 드물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대요. 유럽에서 한국인이 비자를 받아야 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고 하네요. 또한 소비에트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는 것들이 많아서 뭔가 묘하게 북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소외되고 억압받던 구소련의 주변국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보니 유럽과는 또 다른 시각에서 역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었네요. 부디 평화가 찾아오길, 그 마음으로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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