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좋다 여행이 좋다 - 위대한 소설의 무대로 떠나는 세계여행 여행이 좋다
세라 백스터 지음, 에이미 그라임스 그림, 이정아 옮김 / 올댓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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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세계는 넓고, 가야 할 곳은 정말 많아요.

어디를 가야 하는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이 책이 좋은 안내자가 될 것 같아요.

《문학이 좋다 여행이 좋다》 는 '위대한 소설의 무대로 떠나는 세계여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우와, 세계여행이라고? 분명 맞는데, 각자 상상하는 그것이 아닐 수도 있어요. 진짜 비행기를 타고 소설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인 줄 알았는데,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가 주인공이 된 색다른 이야기 여행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묘사된 장소를 상상하듯이, 이 책에서는 스물다섯 군데의 멋진 문학적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새삼 놀라웠던 건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인물에게만 초점을 맞췄던 시선을 장소, 공간으로 넓혔더니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는 감정이 생겼다는 거예요.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 는 꽤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이라서 잊고 있었는데, 소설의 무대가 된 카불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그때의 감정이 떠올랐어요. 아프가니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에 속하는 곳인데, 작년 이맘때 '가장 위험한 도시'를 검색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로 배낭여행을 떠나 곤경에 빠진 영국인 대학생의 소식을 본 적이 있어요.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권하여 매우 참혹한 상황이며 탈출한 이들도 난민이 되어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우리는 그곳을 직접 갈 수 없지만 할레드 호세이니의 작품을 통해서는 가능해요.

《연을 쫓는 아이》 는 1970년대의 카불에서 시작되어 9.11테러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거친 후 2002년에 끝나는 이야기예요.

카불은 약 3,500년 된 도시이며 장대한 힌두쿠시 산맥 사이에 끼인 듯 자리 잡고 있어서 오랜 세월 동안 비단과 양념을 싣고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상인들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숙박지였고, 1776년에 아프가니스탄의 수도가 되었어요. 활기차고 아름다운 도시 카불이 갈가리 찢기듯 파괴될 때 너무나 아프고 슬펐어요. 소설 속 아미르는 성인이 되어 2001년의 카불을 바라보며, "잊고 지냈던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났는데 그동안의 삶이 녹록치 않았는지 그 친구는 노숙자로 아주 궁핍하게 살고 있는 상황 같다." (154p)고 자신의 심경을 말했어요.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의 카불은 회복되기는커녕 거의 황무지 같은 폐허가 되었어요. 연날리기는 이슬람의 교리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금지되었다는데, 언제쯤 아이들이 자유롭게 연을 날릴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이미 읽었던 작품의 장소는 새로운 시점으로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의 장소들은 흥미로운 이야기 덕분에 문학여행의 욕구가 샘솟는 계기가 되었네요. 누구나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세계여행, 여기 문학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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