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상한 이름 - 충돌하는 여성의 정체성에 관하여
멜리사 호겐붐 지음, 허성심 옮김 / 한문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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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우리 사회는 엄마의 존재, 그 정체성과 본질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모른 채 엄마가 되어버린 사람들은 심한 내적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설상가상 엄마에 대한 사회적 편견까지 더해져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어요. 과거에 비해 훨씬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엄마가 된다는 건 힘든 일이에요.

이 책은 엄마가 된 이후 삶이 힘든 투쟁처럼 느껴지는 이유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개인의 탓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어요. 엄마로서의 정체성은 자기 비판부터 외부 압력까지 여러 방면에서 마구 뒤흔들리고 있어요. 만약 우리 사회가 처음부터 평등한 사회였다면 엄마들이 느끼는 부담이 지금처럼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엄마가 되면서 겪는 정체성의 변화를 냉혹하게 느끼지도 않았을 거예요. 여성들은 실제로 엄마가 되든 아니든 심지어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하기 전부터 예비 엄마로서 정체성을 강요당하고 있어요.

책의 구성은 임신부의 뇌에 관한 오해부터 출산 과정이 여성 자아감에 미치는 영향과 신체적인 변화, 임신으로 인한 직장 내 차별과 출산휴가의 진실, 엄마의 우정에 관한 과학적 탐구, 일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도록 이끄는 모성 페널티, 육아 분담 문제, 육아 번아웃, 좋은 엄마 증후군, 엄마의 행복지수, 소셜 미디어 시대의 육아, 엄마의 정체성을 다루고 있어요.

엄마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늘 아이에게 충분히 해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것인데, 집중 육아에 대한 압박부터 완벽한 육아 추구, 자잘한 걱정에 이르기까지 죄책감을 피하기가 몹시 어려워요. 육아 번아웃을 일으키는 요인이기도 한 죄책감은 사회적 비교와 더불어 엄마 자신에게 거는 높은 기대감에서 생겨난 감정이에요. 엄마의 죄책감은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과 거의 동의어처럼 취급되는 현실에서 엄마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클 수밖에 없어요. 사회적으로 육아의 책임과 육아에 대한 기대를 전적으로 엄마에게 떠맡기지 않아야 엄마로서 느끼는 부담을 덜어내고,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점은 엄마 자신의 행복부터 챙겨야 한다는 점이에요. 행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해야 본연의 자아로 돌아갈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해요. 완벽한 양육, 좋은 엄마 증후군에 매달리면서 진정한 자아를 희생시켜서는 안 되는 거예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어요.

엄마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엄마가 아닌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우리들 모두는 엄마를 통해 태어난 존재이며 대부분은 엄마의 보살핌을 받고 자랐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엄마들을 위한 이야기는 결국 인류 전체를 위한 이야기" (11p) 인 거예요. 엄마라는 이상한 이름, 그건 엄마 이전에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배제했기 때문이에요. 엄마는 가정 안에 하나의 역할이지,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에요. 엄마의 진정한 자아, 그 정체성을 존중해준다면 우리 사회는 훨씬 더 건강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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