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으로 읽는 기막힌 한국사 43 - 고조선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왕을 중심으로 풀어쓴 한국사
김선주.한정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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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개천절을 기념할까요?

달력에 표시된 빨간날, 공휴일로만 여겼다면 이 책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네요.

<왕으로 읽는 기막힌 한국사 43>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국 통사책이에요.

원래 이 책은 2009년 초판 출간된 《청소년을 위한 한국사》개정 작업에서 시작되었는데, 달라진 시대의 관점을 반영하다 보니 전혀 다른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해요. 그러니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한국사책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우리 역사를 고조선 건국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역사의 변곡점을 마흔세 가지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또한 각 장마다 '현재와의 대화'라는 꼭지를 넣어 역사를 현재의 시각으로 해석해주고 있어서 친절한 역사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에는 한국사를 암기 과목이라 여기며 지루하게 여겼는데, 철이 들고 보니 역사 공부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네요. 한국인으로서 알아야 할 정체성의 뿌리를 이 한 권의 책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우리 역사를 5천 년이라고 하는 이유는 한반도에 사람이 살았던 모든 시대가 아닌 문자로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 5천 년 전이기 때문이에요. 문자로 기록된 우리 역사의 시작은 고조선 건국이며, 《삼국유사》'기이편' 첫머리에 '고조선'을 언급하고 있어요. 원래 명칭은 조선이지만 일연은 '위만조선' 이전에 존재했던 '옛날 조선'이라는 뜻으로 '고조선'이라 표기했대요. 따라서 우리 역사의 첫장은 항상 고조선으로 시작하고, 단군신화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환인의 아들인 환웅과 웅녀의 이야기가 등장하죠. 이때 하늘이 열렸다는 뜻으로 10월 3일 개천절을 기념하게 된 거예요.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날로서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개천절을 국경일로 지정했고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국경일로 지정되었다고 해요. 단군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근거이며, 단군의 고조선 건국은 우리 민족이 일본과는 그 뿌리와 역사가 다르므로 마땅히 독립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공하는 이론적 기반이 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어요. 일제 강점기에 민족정신을 말살하고자 일본인들은 학자들을 동원해 단군시화를 부정하는 작업을 했고, 현재까지 역사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어요. 북한은 1960년대 이후 고조선의 중심지가 요령에 존재했다는 재요령성을 주장하면서 단군릉 발굴 이후 단군이 신화가 아닌 실존 인물로 내세우며 한민족의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속셈을 드러내고 있는데, 북한 측 주장은 학술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현재 분단 상황에서 남북한 모두 개천절을 기념하고 있다는 건 단군과 고조선이라는 공통의 정신적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서 더욱 뜻깊은 지점인 것 같아요.

한국사 공부에서 조선시대는 세종대왕 덕분에 빛났다고 볼 수 있어요. 수많은 업적 중 한글 창제는 정말 자랑스러워요. 실제로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들은 대체로 비판적 입장을 지니며 직서를 원칙으로 썼다는데, 그 실록에서 세종은 즉위 뒤에도 열심히 학문에 정진했으며 일을 뒤로 미루는 법이 없었다고 하니 진심으로 칭송할 만한 왕이었던 거죠. 조선왕조 700년 스물일곱 명의 임금들을 마지막으로 우리 역사에서 왕은 사라졌고, 이후 근현대사는 비극적인 사건들로 얼룩져 있지만 이 또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선조들은 수많은 역경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워 지켜냈어요. 그리하여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죠.

놀랍게도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었고,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K 신드롬으로 한류 시대를 열고 있어요. 저자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서 한국인의 막강 DNA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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