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섹스/라이프 2
BB 이스턴 지음, 김보라 옮김 / 파피펍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스피드>는 BB 이스턴의 자전적 소설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의 스핀오프 두 번째 이야기예요.

우선 넷플릭스 화제작 <섹스/라이프>의 바탕이 된 이야기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관람등급 18금, 로맨스 드라마.

원작의 스핀오프소설이니, 벌써 어떤 내용일지가 그려질 거예요.

역시 글로 읽어도 수위가 상당히 높은 것 같아요. 주인공 비비의 나이가 겨우 열여섯 살이라는 게 놀라울 따름이에요. 

음, 따지고 보면 열다섯 살에 만난 첫사랑 이야기 <스킨>을 읽은 다음이라서 충격이 좀 덜하긴 하네요.

비비는 첫사랑 남자 나이트와 결별한 이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너져버렸어요. 의사는 평범한 십대의 우울증으로 진단했고, 약 처방과 함께 취미 활동을 하면 마음이 깨끗이 정리될 것처럼 말했지만 전혀 회복될 기미가 없어요. 그런 비비를 일으켜 세운 건 새로운 사랑?

운전면허를 따고, 드디어 열여섯 번째 생일을 맞은 비비를 위한 부모님은 큰맘 먹고 5리터짜리 엔진을 단 1993년도 머스탱을 사주셨어요. 뭐, 이 정도로 들썩할 정도는 아니고, 아빠가 준 선물이 무표정했던 비비의 얼굴을 활짝 웃게 했어요. 그건 바로 반짝이는 포드 머스탱의 합금 타이어 사진이었어요.

생애 첫차인 머스탱 해치백에 낡은 타이어 대신 멋진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다는 게 꺅 소리를 지르며 펄쩍펄쩍 뛸 정도로 기쁜 일이라니!

마치 예견된 수순처럼 그 타이어를 설치하러 간 정비소에서 띠로리 ♪  비비의 눈을 사로잡는 남자를 만나게 됐어요. 할리 제임스.

더티블론드에 팔에는 튜닝카 타투가 가득하고, 아랫입술에는 은고리 피어싱을 하고 있는, 근육질 푸른 눈의 정비사.

와우, 생김새는 다를 수 있지만 이건 거의 첫사랑 나이트의 분위기랑 똑같네요.

어쩜 이리도 나쁜 남자한테만 불꽃이 튀기는 건지... 비비는 불나방~

읽으면서 속으로 뜨끔했던 게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하는 쪽이 아니라 자꾸 걱정이 되는 것이 나이 탓인가 싶더라고요. 안돼, 비비야!

십대 반항아에게는 잔소리, 훈계는 쥐약이라 아무리 말린다고 먹힐 리 없겠죠. 비비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서 첫사랑의 아픔을 잊는 듯 싶었는데, 오히려 더 확실하게 깨닫는 계기가 됐어요. 자신이 사랑한 사람은 나이트가 유일했다는 걸.

분명히 저자가 밝힌 대로 최대 75퍼센트의 진실이 담긴 이야기라는 점을 떠올리면 새삼 입이 쩍 벌어지는 이야기였어요. 어린 비비의 사랑이 미숙하고 다소 무모해보이지만 온마음을 불태운 사랑이라 그것만큼은 대단한 것 같아요. 너무 뜨거워서 주의를 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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