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일기 - 바닷가 시골 마을 수녀들의 폭소만발 닭장 드라마
최명순 필립네리 지음 / 라온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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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 일기>는 바닷가 시골 마을에 위치한 '진동 요셉의 집'에 살고 있는 수녀님의 이야기예요.

이 책을 쓴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님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 '진동 요셉의 집'으로 오게 되어 처음 닭을 키우면서 친환경 농사를 짓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해요.낯선 소임인 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신적으로 홀가분하여 닭들을 돌보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겨 닭장 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왜 뜬금없이 닭을 키우나 했더니 친환경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닭똥이 요긴하기 때문이라네요. 기후 위기 시대에 수녀님들이 자연을 되살리고자 몸소 실천하는 생태공동체로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네요. 

농사일이나 닭을 키우는 일이나 처음 해보는 수녀님이 햇병아리 같아서, 그 일상의 이야기들이 유쾌하고 즐거운 것 같아요. 한참 읽다보면 일흔다섯 살의 수녀님이라는 사실을 깜박 잊을 정도로 순수하고 맑은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이라는 일 년의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여가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통해 소중한 생명과 자연, 인생과 영성에 대한 생각들을 배우게 되네요.

또한 아름답고 따스한 그림이 함께 수록 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멋진 '닭장 그림 일기'가 완성된 것 같아요. 그래서 수녀님의 평범한 일상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고, 소소한 즐거움과 깨달음들이 제게는 인생 수업 같기도 했어요. 굳이 영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생태공동체에서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이라는 점에서 본받을 점이 많은 것 같아요. 거창한 내용이 없어도 마음으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서 좋았네요. 누구든지 매일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수녀님의 닭장 일기처럼, 우리도 저마다 소중한 일상을 곱게 적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수도회 모토가 '주님 손안의 연장'이다. 우리는 주님께서 사용하기 쉬운 연장이어야 한다.

수도 공동체가 쉽고 편하게 나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나도 그리 편한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 솥을 보면 쉽게 편하게 쓰기 좋은 연장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 수 있다. 

겉보기는 멋있는데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면 장식에 불과하거나 어쩌다 한 번 쓸 수 있다. 

쉽고 편안한 사람은 '밥이 되어 주는 사람', 즉 예수님처럼 우리의 먹이가 되어 주는 사람이지 않은가!

이론은 쉬운 것 같지만, 앎으로 결코 쉽게 그리되는 것은 아니다.

죽기까지 나를 버리는 노력이 있어야 비스름하게 되지 않을까?   (122-1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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