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야 풀리는 수학 - 수학의 핵심은 독해력이다!
나가노 히로유키 지음, 윤지희 옮김 / 어바웃어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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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핵심은 독해력이다!"

이 문장에 꽂혀서 <읽어야 풀리는 수학>을 읽게 되었어요.

우선 저자의 이력이 무척 독특해요. 도쿄대학교 자연과학부 지구행성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우주과학연구소에서 공부하던 물리학도가 돌연 클래식 음악에서 수학과 일맥상통하는 논리 유희를 발견하여 지휘 공부를 시작하였대요. 오스트리아 빈국립음악대학교에서 유학했고, 매년 지휘자로서 크고 작은 클래식 공연 무대에 서고 있으며, 일본의 명문 음악학교인 도호음악원에서 지휘법을 가르치고 있대요. 또한 입시와 상관없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수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학원 베스트 3에 선정되기도 하였대요. 그래서 '수학하는 지휘자, 지휘하는 수학자'라고 불린대요.

이 책을 쓴 이유는 수학의 '수'자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대고 머리가 핑 돈다는 사람들, 일명 수학 울렁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잠재된 수학력과 수학적 발상법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고 해요. 수포자 혹은 수학 울렁증인 사람에게 수학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지만 실상은 전혀 달라요. 수학은 간단함과 명쾌함을 요구하는 학문이라는 것.

무엇보다도 수학은 단순히 계산 기술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라는 점이 중요해요. 논리력이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며, 논리력을 향상하기 위해 누구나 반드시 수학을 배워야 한다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수학을 잘할 수 있을까요.

먼저 국어를 잘하면 수학이 쉬워진대요. 왜냐하면 인간은 사고할 때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에요. 국어력, 즉 우리말을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건 이미 대상을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저자는 산수나 수학의 조기 교육이나 선행 학습에는 회의적이라고 해요. 어린아이에게 지루한 계산 연습을 반복적으로 시키는 것보다는, 책을 많이 읽게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해주는 것이 호기심을 키우는 동시에 국어력을 길러주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수학은 재능 있는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수학적으로 발상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이 책은 모두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수학력을 깨우고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여, 일곱 가지 수학 발상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재미있는 건 이 책은 분명 수학책인데 읽다보면 국어책처럼 느껴진다는 거예요. 논리적으로 글을 독해하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학적인 발상으로 글을 이해해나가고 있다는 증거예요. 수학에서는 답보다 질문이 중요하다고 해요. '왜'라는 질문에서 미지의 대상을 향한 탐구 정신이 발아하기 때문이래요. 수학을 잘하는 비결은 간단해요. 아이처럼 끊임없이 '왜?'라고 질문하는 거예요.

국어와 수학의 연결고리는 수학과 음악의 닮은꼴로 이어지고 있어요. 저자가 왜 수학 공부를 시작하여 음악의 길로 나아가게 됐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역사적으로도 음악을 사랑한 수학자, 수학을 사랑한 음악가들이 꽤 있더라고요. 음악에서 논리의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음악처럼 아름다운 수학에 매료되었으니 둘다 사랑할 수밖에.

<읽어야 풀리는 수학>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수학의 재발견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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