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 - 현안 스님의 미국 찬禪 메디테이션 이야기
현안 지음 / 어의운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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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는 현안 스님의 미국 찬 禪 메디테이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나는 미국에서 출가했습니다"

솔직히 책 띠지에 적힌 문구에 호기심이 일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읽다보니 왜 이 책이 내게로 왔는지, 우연이 아니라고 느꼈어요.

종교와 무관하게 불교 수행, 참선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어요. 단순히 명상법을 알고 싶었다면 명상 센터를 가면 될 일이지만 그보다는 불교적 가르침에 대한 끌림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이 책은 현안 스님이 어떻게 미국에서 출가하게 되었는지, 그 개인적인 속내를 통해서 불교 수행법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마 다들 이해하기 어려울 거예요. 요즘은 너도나도 다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세상인데, 젊은 나이에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서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는데 왜 돌연 출가를 했을까요. 그건 사업을 하면서 우연히 참여한 노산사의 3주간 선칠 수행이 시작이었다고 해요. 노산사에서 만난 영화스님의 법문을 듣고 수행을 하면서 마음의 해방과평화를 얻었다고 해요. 사업적인 성공으로 세속적인 즐거움을 실컷 누렸으나 그 즐거움은 일시적이며 공허했는데, 수행을 통해 선정에서 오는 안락과 내면의 즐거움이 세속의 즐거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고 길게 지속되었다는 거예요. 그런 이유로 사업을 정리하고 출가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 놀라워요. 엄청난 부를 이룬 적도 없고, 수행의 즐거움을 느껴본 적도 없으니 공감하고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인생 고비마다 과감한 결단을 내린 용기만큼은 대단한 것 같아요.


현안 스님은 지난 4년간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참선과 결가부좌 자세를 소개해왔고 심신의 고통을 겪는 많은 사람들이 수행의 효과를 얻었다고 해요. 

이 책은 미국 대승 수행법 '챤 禪 메디테이션'을 소개하고, 그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쓰여졌다고 볼 수 있어요.  '챤 禪 메디테이션'은 '선 禪'의 중국어 발음 '챤'과 '메디케이션', 즉 '명상'을 합한 말이며, 불교에서 하는 '선 명상', 즉 '참선 參禪'을 뜻하는 말이에요.

좌식 생활을 해본 적 없는 미국사람들도 의지만 있으면 모두가 결가부좌를 할 수 있었다고 하니 양반다리자세가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결가부좌 수행을 바로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처음엔 대부분 이런저런 핑계를 대거나 두려워서 시도를 못하지만 천천히 꾸준히 시도하면 할 수 있어요. 저 역시 처음 했을 때는 몹시 저리고 아파서 30분을 넘기지 못했어요. 하지만 몇 번 해보니 조금씩 시간을 늘릴 수 있었어요. 일단 허리가 반듯해지고 마음도 편안해져서 좋았어요. 다리에 쏠린 통증이 신경쓰이면서도 뭔가 차분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제대로 한 시간 이상을 해보진 못했지만 앞으로 꾸준히 해볼 생각이에요.


사람들은 화, 불안, 우울 등의 문제의 답을 밖에서 찾는 경향이 있어요. 항상 "왜"냐고 묻지만, "어떻게" 근본적으로 이런 원치 않는 감정들을 줄일 수 있는지 묻지 않아요. 현안 스님은 이 책을 통해 "어떻게"를 알려주고 있어요. 간단한 결가부좌 수행으로 시작할 수 있어요. 왼발을 오른쪽 허벅지 위로 가도록 한 상태에서 오른쪽 발을 덮어서 앉는 것이 결가부좌인데, 손은 왼손 위에 오른손을 놓고 엄지손가락만 맞닿으면 돼요. 긴장을 풀고 손에 힘을 빼고 결가부좌를 한 시간 이상 유지할 수 있으면 그것이 곧 참선이라고 해요.

처음 결가부좌로 앉으면 아픔을 견디기가 힘들겠지만 그 어려움과 고통을 견디는 것이 수행이므로 그 과정을 통해 편안한 마음의 안락을 경험할 수 있어요.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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