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9
김언조 지음 / 가람기획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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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Brexit , 영국의 유럽 연합 EU 탈퇴는 굉장히 놀라운 이슈였어요.

도대체 왜 그런 엄청난 결정을 한 것인지 궁금했어요. 영국은 지금, 어떤 상황인 걸까요.

<영국사 다이제스트 100>은 영국의 역사를 100장면으로 정리한 책이에요. 이 책을 펼치고나서야 영국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가 세계사 공부를 하며 배웠던 영국은 18세기 산업혁명과 식민지 개척, 세계대전 이후 근현대사의 단편적인 내용들이었고, 현대 영국은 유럽의 선진국들 중 하나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아요. 저자는 영국의 역사를 통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배울 수 있는 것과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따져보는 비판적 수용의 역사적 관점을 형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제가 궁금했던 브렉시트는 100장면 중 가장 마지막 내용으로, 현재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가 시작된 처음으로 거슬러가야 할 필요가 있어요. 영국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이 한 권의 책이 영국사 요약집으로서 유용할 것 같아요. 제 경우는 현재 영국의 상황을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아요. 세계사 속 영국의 역사, 그 흥망성쇠가 주요한 사건 100 장면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흥미로운 역사 공부가 되었어요. 특히 저자의 말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밑줄 긋고, 옮겨 적으며 되새겼어요.


역사는 대중 모두가 연루된 상황적 인과관계와 시대적 요구의 결합체이다. 

이 때문에 역사는 지속해서 현대의 일상에 끼어들어 생성되고 진행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이어가는 연결고리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구동시키는 분석능력 정도가 역사 읽기에는 요구될 것이다.

역사의 연결고리를 찾는 연습은 역사가 제시하는 거대한 다차원의 퍼즐을 두려움 없이 파악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실증적 사건의 축적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연결고리가 담고 있는 함축적 의미는 

후대의 인류에게 지속적 반성을 유도하고 있다.

역사의 흐름이 사실은 지속적 인과관계로 연결된 지극히 인간적인 생활사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임을 강조하고 싶다.  (6p)


영국사의 첫 장면은 역사에 나타나지 않은 구석기 시대인데, 기원전 25만 년 전으로 도거랜드는 잦은 홍수와 쓰나미로 수몰되었다고 해요. 도거랜드에서 발굴된 원시인류의 파손된 두개골을 인류학자들이 분석한 결과, 북서 유럽으로부터 건너온 사냥 채집 무리 중에 한 사람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요. 

두 번째 장면은 브리튼의 신석기시대로, 비커족이 등장해요. 비커족들 이전에 거주하던 브리튼인들은 올리브 갈색 피부를 가졌고 검은 머리와 갈색 눈을 가졌는데, 신석기 혁명 이후는 흰 피부, 파란 눈과 금발머리의 비커족들이 대량 이주했다고 해요. 이들의 무덤에서 화학실험용 비커처럼 생긴 물그릇이 발견되어 '비커족'으로 불리게 되었대요.

2006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실시한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의 영국인은 기원전 5000년경 이베리아반도에서 이동한 무리로 밝혀졌어요. 북서 이베리아 반도 등에 남아 있는 켈트문화와 공통적인 점도 발견되었어요.

영국이 로마의 긴 지배를 당했다는 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에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브리튼 원정 이후 영국은 로마의 관심에서 벗어났다가 팍스 로마나 시기에 본격적인 로만 브리튼, 즉 브리튼의 로마화가 시작돼요. 윈스턴 처칠이 이 시기를 '대영제국 역사의 시작점'으로 여길 정도로 이 시기 이전과 전혀 다른 문화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라틴어가 문자로 사용되고, 법에 의해 사회가 지배되기 시작하면서 브리튼 문명의 근원적 변화가 일어났고, 로마의 오랜 지배 기간 동안 대륙과의 교역 확대로 사회 전반에 걸친 문명의 대전환이 시작되었대요.

브리튼에서 로마가 물러간 배경에는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있었어요. 게르만족은 하나의 종족이 아니라 여러 종족들이며 매우 이질적인 종족집단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게르만족의 분파인 앵글, 색슨, 주트족은 고대 브리튼에 7왕국을 이루었고 본토인이었던 켈트족은 웨일스와 스코틀랜드 및 아일랜드로 쫓겨 올라갔다고 해요. 다양한 종족들의 집합체, 이것이 영국의 뿌리라고 볼 수 있어요.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유럽연합 EU 잔류 결과를 예상하고 국민투표에 부쳤는데, 브렉시트 찬성 51.9%라는 예상밖의 결과가 나오면서 총리직에서 물러났어요. 투표결과가 약 52대 48이라는 건 브렉시트파가 승리했지만 여전히 EU잔류파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영국 내의 지역분열은 마가렛 대처 집권기 이후부터 누적되어왔고 브렉시트 이후 더 심화된 것 같아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EU잔류쪽 투표율이 과반인데 반해,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브렉시트쪽에 투표한 비율이 과반이라고 해요. 유럽연합 EU 을 탈퇴하려다가 연합왕국 United Kingdom 이 분열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진 영국은 현재까지 교착상태에 갇혀있다는 것. 

며칠 전 북아일랜드에서 독립을 원하는 민족주의자의 폭력 시위는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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