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공주 1
최사규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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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공주>는 최사규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평강 공주는 고구려 평원왕의 딸이에요. 남편 온달과의 설화가 『삼국사기』에 수록되어 전해내려오고 있어요. 이 소설은 사료를 참조했으나 워낙 내용이 적어서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평강 공주>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아는 내용은 평강 공주가 어려서부터 너무 울어서, 평원왕이 울 때마다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며 놀렸는데, 나중에 평강 공주가 온달을 찾아가 혼인하였더라는, 그 뒷이야기는 전투에 나간 온달 장군이 신라와 싸우다 전사했는데 그의 관이 꼼짝하지 않다가 평강공주가 달랜 후에 움직였더라는 짧은 이야기가 전부예요. 사실 뭔가 아쉬운 부분이 많은 이야기였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나니 그 부분들이 채워진 것 같아요.


이야기는 열다섯 살인 평강 공주가 어머니 왕후를 떠나 보내고, 새어머니 격인 진비마마의 미움을 받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구중궁궐에서 벌어지는 암투는 살벌하고 무서운 것 같아요. 아직 어린 평강이 의지할 사람은 남동생 태자뿐이라 위태롭다 싶었는데 영특한 평강은 외삼촌 영청기에게 서신을 보내 도움을 요청해요. 울보로 알려진 평강 공주의 실체는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였네요. 

열여섯 살이 된 평강 공주는 조정 대신들이 혼사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자 궁을 떠나게 돼요.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 던져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구하는 모습이 멋진 것 같아요. 만약 공주가 아니라 왕자였다면 반드시 태왕이 되었을 재목인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나설 수 없었던 거죠. 대부분 운명에 순응하며 살았겠지만 평강 공주는 과감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길을 선택해요. 비록 소설이지만 평강 공주라는 훌륭한 여성의 삶을 마주하니 감동이네요.

신분을 뛰어넘는 온달과의 사랑 또한 시대를 앞서간 평강 공주의 용기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역사 속에 여왕들은 신라 시대의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만 존재하지만, <평강 공주>를 읽고 나니 고구려에도 평강여왕이 탄생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네요. 기록되지 않아서 기억할 수 없는 역사를, 소설이라는 세계를 통해 재연해보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평강 공주의 삶을 통해 운명에 맞선 용기와 사랑을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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