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
최대환 지음 / 파람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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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애매한 계절이에요.

겨울 외투를 벗기엔 쌀쌀하고, 그냥 입기엔 때지난 느낌이 들거든요.

봄은, 그래서 늘 알아채기 힘든 것 같아요. 우리 인생처럼.


<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는 최대환 신부님의 성서 묵상집이에요.

저자는 빌 에반스의 앨범 <당신은 봄을 믿어야 해요 You Must Believe In Spring>의 애절한 선율에 끌렸다고 해요.

그 음악이 묵상의 씨가 되고, 묵상은 열매를 맺어 마음속에서 "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라는 말이 서서히 떠올랐다고 해요.

저도 궁금해서 그 음악을 찾아 들어봤어요. 재즈 피아노와 어우러진 쓸쓸한 음색 때문인지 아름답고도 슬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밝고 희망찬 '봄'을 누리는 상황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이랄까. 

여전히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음악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묵상 글들을 통해 전해주고 있어요. 책속에 나오는 묵상 말씀은 성서 본문이 아니라 최대환 신부님이 요약한 내용이라고 해요. 성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쓴 글들을 『매일미사』에 연재했는데, 그 내용을 약간 수정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에요. 성당에서 미사를 볼 때 신부님이 들려주는 강론 내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묵상 말씀

하느님 사랑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사랑이신 그분은 우리와 함께 머무신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낸다.

    요한 1서 4장 11-18절


성서를 읽으며 묵상한다는 건 기도하는 마음과 동일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신약성서 복음을 묵상하면서 저자는 회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우리 시대는 맹목적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그리고 분주함으로 얼룩져 있어요. 회개는 잠시 멈추어 서서 그러한 얼룩들을 씻어내는 과정이에요. 신앙은 우리를 바른 길로 이끄는 힘이에요. 만약 바른 길로 가고 있지 않다면 그건 진짜 신앙이라고 볼 수 없어요. 거짓된 가짜인 거죠. 사랑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하느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느낄 수 있어요. 가끔은 종교와 무관한 사람들이 더욱 진실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어요. 그러니 종교를 믿는다고 떠들면서 거짓 믿음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반성해야 해요. 먼저 스스로가 죄인임을 깨닫고 오만함을 버려야 이웃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어요. 자신의 부족함도 모른 채 남만 탓하며 비난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회가 분열되고 혼란에 빠지는 것 같아요.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모르는 자들이에요. 우리가 믿는 건 사랑이에요. 

신앙인으로서 잘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묵상 말씀과 강론을 읽으면서 반성하게 됐어요. 그동안 자신의 잘못된 삶을 뉘우치고 돌이키는 회개의 중요성을 잊고 있었어요. 회개는 결국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간절한 마음을 일으키고 실천하도록 이끌어줘요. 이러한 회개보다 더 앞서야 하는 것은 어린아이와 같은 신뢰와 단순함이라고 하네요. 믿음의 눈으로 보려 하는 이들에게 드러나는 것이 진리이며,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은 주님의 목소리예요. 이 진리를 알지 못하고 배척하게 하는 겨울의 마음이 우리 안에 숨어 있어요. 진리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참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바로 우리 안에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해요. 

늘 기도하며 묵상함으로써 깨달을 수 있어요. 그래야 봄의 마음이 우리 안에 자라날 수 있어요. 우리는 그 봄을 믿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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