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자기만의 실험실 - 랩걸을 꿈꾸는 그대에게
리타 콜웰.샤론 버치 맥그레인 지음, 김보은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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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자기만의 실험실>은 세계적인 미생물학자 리타 콜웰이 쓴 책이에요.

이 책은 과학계가 얼마나 남성중심의 폐쇄적인 조직인지,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극복해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프롤로그에는 과학사학자 마거릿 로시터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어요. 

1969년 예일대학의 저명한 과학사학자들이 모인 파티에서 당대 석학들에게 여성 과학자에 대해 물었더니 단호하게 "아무도 없다"라는 답변을 들었대요.

노벨상을 두 번 수상한 마리 퀴리를 언급했더니, 그녀는 남편의 실험을 도운 조수였을 뿐이라고 답하더래요. 세계적인 남성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여성 과학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인 거예요. 1982년, 로시터는 첫 책 『미국의 여성 과학자들』이라는 세 권짜리 역사서를 출간함으로써,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여성 과학자들의 존재를 널리 알렸어요. 리타 콜웰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요.

1960년대는 과학계 남성에겐 정부 지원의 황금기였지만 여성에겐 암흑기였다고 해요. 미국의 과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여성은 대부분 석사학위만 받은 뒤 남성 교수의 하녀 역할을 했고, 성범죄도 많았는데 피해를 당하고도 주변에 알릴 수가 없었대요. 그때는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연대할 생각조차 못했고 주변에 알려도 모른 척 덮어버렸다고 하니 너무 화가 나네요. 

여성운동이 과학계에 스며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해요. 1972년 샌들러가 여성의원의 도움으로, '타이틀 나인 Title IX' 이라는 성별과 관계없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구체적인 제도로서 과학계의 대대적 걔혁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권력자가 거의 없었다고 해요. 그러니 남성의 연구 보조금을 보전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법을 지켰고, 뛰어난 여성을 받아들이긴 했으나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즉시 내쫓았던 거예요. 연구를 계속 해온 수많은 여성 과학자들은 성희롱으로 가득한 업무 환경에 꼼짝없이 갇혔어요. 리타 콜웰도 '성희롱'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지 일 년 후인 1976년에 그런 일을 처음 당했다고 해요. 학생도 아닌 매우 유능하고 인정받는 여성 과학자도 성희롱과 성차별의 희생자가 될 정도였던 거죠. 

능력과는 무관하게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보다 늦게 승진하고, 모든 직위에서 남성보다 월급을 적게 받았고, 대다수의 남성 과학자는 결혼해서 자녀가 있었지만 거의 모든 여성 교수는 미혼이었고 자녀가 없었어요. 남성 교수가 의도적으로 박사학위를 가진 미혼 남성을 비정상으로 간주하고 주로 여성이 차지하는 자리에 채워 넣었다는 사실이 담긴 데이터가 최근이었다는 게 더욱 놀라웠어요. 좀 더 최근 연구에는 유색인종 여성이 스템 STEMM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의학의 영문 첫글자를 딴 말)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부가적 장애물을 조사했더니 여전히 차별이 존재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여성 과학자들은 공개적으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1971년 스물일곱 명의 여성들이 여성과학협회 AWIS 를 결성했어요. 성편견을 없애기 위한 제도적 개혁을 위해 노력했고, 자신의 연구 분야에 최선을 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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