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렌드
미셸 프란시스 지음, 이진 옮김 / 크로스로드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아들을 끔찍히도 사랑한 죄.

한 남자를 끔찍하게 사랑한 죄.

<걸프렌드>에 등장하는 두 여자는 한 남자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어요.

엄마와 아들 그리고 아들의 여자친구.

과연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와, 뭔가 숨죽이게 만드는 긴장감이 있어요. 읽는 내내 두 여자 사이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신경전 때문에 덩달아 신경이 곤두섰던 것 같아요.

결말에 이르러서야 휴우~ 긴 숨을 내쉬었어요. 드디어 끝났구나.

그리고 프롤로그를 다시 읽었어요. 처음에는 뭔지 몰랐던 것들이 선명하게 이해가 되었어요. 진실을 모르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장면이에요. 사실이 모든 진실을 설명해줄 수는 없다는 걸, 이 소설은 반전을 통해 알려주네요. 돌이킬 수 없는 사실들이 존재해요. 앞서 언급한 두 여자의 죄.


프롤로그

3월 2일 월요일


난 내 아들을 사랑해. 중요한 건 그것뿐이다. 이제 곧 악랄한 짓을 저지를 참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기회가 주어졌다. 황폐했던 지난 몇 달을 가르는 한 줄기 빛과도 같은. 

로라는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걸 알았다. 

몇 시간을 고심했지만, 마침내 결심이 섰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었다.  (7p)


애정 없는 남편과 살면서 하나뿐인 아들에게 올인하는 엄마.

똑똑하지만 가난한 탓에 미래가 암울한 여자.

너무나 안타깝고 불행한 이야기예요. 두 여자는 자신의 결핍을 한 남자를 통해 채우려고 했어요. 그게 비극의 시초라고 생각해요. 

행복은 스스로 얻어내야지, 남의 것을 뺏어오면 안 되지요. 그건 기생충.

그러나 두 여자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는 있어요.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공감하기는 어려워요.

왜냐하면 사랑은 집착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상대방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건 뒤틀린 사랑이에요. 온전한 사랑이 아니라는 거예요. 

사랑은 무엇인가. 딱 정의내리기는 어렵지만 두 여자의 사랑이 잘못되었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어요.


<걸프렌드>는 뻔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겉으로 봐서는 속마음을 알 수 없어요. 그러나 마음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드러나는 것 같아요. 깜쪽같이 속인 것 같아도, 세상에 완벽한 거짓말은 없나봐요.

이 소설의 관건은 두 여자의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보는 일이에요. 그 마음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당신 곁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나요, 한 치의 의심도 없는 사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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