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성 - 사이코패스의 심리와 고백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지음, 홍문우 옮김 / 파람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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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악무도한 성범죄들은 왜 일어날까요.

미제로 남았던 연쇄살인사건의 유력용의자는 주변 사람들을 완벽하게 속일 정도로 지능적인 범죄자였고, 

근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범인들은 겉보기엔 평범한 모습으로 자신들의 추악한 민낯을 숨기고 있었어요.

그들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공포스러운 건 죄의식과 같은 윤리의식의 부재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타인의 정신과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어요. 짐작할 뿐이죠.

그러나 성(性)과 관련된 인간의 감정과 사상에 대해서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영혼과 정신이 병든 사람들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들을 제대로 모르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성과 관련된 행동은 수많은 말썽으로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한 사람의 신체와 정신 건강의 문제만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삶과 행복에도 직결된 문제다.

말썽은 온갖 법적 문제를 제기한다. 

특수한 이 문제를 다룰 유능한 역량이 절실하다.

     - 피에르 자네    (480p)


『광기와 성』은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박사가 빈 대학 신경정신과 교수로 재직할 때 집필한 법의학 연구 보고서예요.

1886년 출간된 이 책은 초판이 나오자마자 성과 관련된 병리학과 법의학의 선구적 작품으로 널리 회자되었고, 정신의학 전문서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들이 더 열심히 읽었다고 해요. 그 이유는 이 책을 읽어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요.

일단 폰크라프트에빙 박사는 성생활이 사회생활에 미치는 막강한 영향력을 이해했던 사람으로서 억압받던 성을 과학적인 방식으로 치료했던 선구자였어요.

이 책의 핵심은 박사가 연구했던 수많은 사례들 중 대표적인 약 200 건의 사례를 소개한 환자의 편지와 수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일반적인 정신 병리부터 사디즘, 마조히즘, 페티시즘, 동성애, 성도착, 특수 정신병리 문제를 가진 환자들의 사례가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다소 읽기 부담스러운 내용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요. 왜 제목에서 광기라고 표현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심신이 건강한 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정말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라서 정말 충격적이에요. 그러나 점점 읽다보면 그들의 이상 심리와 행동으로 인해 가장 많이 파괴되는 사람은 당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불운하게 타고난 유전적 문제가 원인이 되는 경우는 본인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그들의 체험담이 고통스럽게 다가왔어요. 환자들의 입장에서 이상 증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성적 광기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성범죄로 이어지는 현상은 어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요.

정신의학은 그들의 정신병적 의미를 증명해내는 일을 충실하게 해온 반면에, 법률 기관은 정신병리로 보이는 모든 사실들을 극히 편협하게, 경시한 측면이 있어요.

오늘날까지도 성범죄자들은 형기만 마치면 사회로 돌아오기 때문에 사회의 이익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어요.

과학적으로 그런 범법자는 애당초 정신과 성 모두 퇴화한 인간이므로 처벌보다는 보호격리를 해야 한다는 점.

따라서 성범죄는 법관과 의사의 연구가 완전히 조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범행의 양상만으로는 절대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해요. 범행이 정신병자의 행동인지 아니면 말짱한 정신으로 저지른 것인지 분간하려면 행위자의 심리에서 원인부터 찾고나서 비정상적 요소가 신경정신병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해요. 정신이 발달하지 못하거나 정지했는지, 정신이 퇴화하거나 병들었는지 확인해야 해요. 신경질환과 정신병은 경계가 불확실하지만 그런 만큼 성범죄자들을 더욱 명확하게 판결해야 돼요. 정신병을 원인으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용서받게 하면 안 돼요. 그래서 법의학자의 역할이 막중해요.

알면 알수록 인간의 성(性)은,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제대로 이해하고 알아야 할 영역인 것 같아요. 

바로 지금 시대에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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