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스퀘어 - 인생의 사각지대에서, 타로의 지혜를 만나다
민혜련 지음 / 의미와재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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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점?

호기심으로 딱 한 번 봤던 기억이 나는데, 정작 무슨 이야길 들었는지는 기억나질 않아요.

아마도 제가 타로에 대해 갖는 관심은 타로점이 아니라 타로 카드 자체였던 것 같아요. 각 카드에 그려진 그림들이 묘한 매력이 있거든요.

이러한 제 관심에 딱 들어맞는 책을 발견했어요.

바로 <타로 스퀘어>.

저자는 프랑스 유학 시절에 친구들이 재미로 봐주던 타로를 처음 접하고 나서 타로에 담긴 신비의 원형을 찾게 되었다고 해요.

정확하게 역사적으로 타로의 기원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타로의 정체성, 즉 서양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신비주의의 상징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어요.

타로는 피타고라스 학파와 카발라의 사상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

타로의 메이저 아르칸이 총 22개인 것은 히브리 알파벳의 숫자와 일치하며, 카발라의 테트락티스 즉 10개의 우주 상징을 연결하는 22개의 길과도 일치해요.

고대부터 인간의 삶을 지배했던 사상이 타로 안에 존재한다면 우리는 스물두 장의 타로 카드를 통해서 인간과 우주에 관한 은밀한 여정을 떠날 수 있어요.

이 책은 22개의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 장의 타로 안에는 숫자와 서로 연관된 상징들이 스토리와 함께 함축되어 있어요.

타로의 해독이 어려운 이유는 직관적으로 이를 연결하며 언어로 표현하기 때문이에요. 타로가 만들어진 시대는 그림 안에 의도적으로 비밀을 숨겨 넣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냥 그림의 의미만 나열하는 건 무의미해요. 그림 속에 숨겨진 상징의 의미를 찾아내야 해요. 타로 안에 들어 있는 상징의 구조를 읽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훈련을 통한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해요. 마치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아요. 타로는 결코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 이유는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나쁜 것이 있어야 좋은 것이 따라온다고 여기기 때문이에요. 점성술이나 역학이 바꿀 수 없는 운명을 나타낸다면 타로는 그때그때의 상황이나 나아갈 길, 변화할 수 있는 인간의 의지 등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해요. 미신이나 점과는 달라요. 즉 인생의 가이드라는 거죠. 


<타로 스퀘어>는 세상을 읽는 타로 인문학 책이에요.

타로를 읽는다는 건 인간의 마음을 읽는 일이에요. 혹시나 타로점이라는 표현 때문에 미신적인 요소를 떠올렸다면 이 책을 통해 타로 인문학에 눈뜨게 될 거예요.

인간은 왜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며 알고 싶어 할까요? 중요한 건 '왜'가 아니라 '어떻게'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그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면 타로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요. 

타로의 해석은 인간의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해요. 그 누구도 한 개인의 운명, 미래를 설계하거나 책임지지 못해요. 다만 위로해주고 조언할 수는 있어요. 타로의 목적은 미래 예언이 아니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일종의 심리치유라고 볼 수 있어요. 타로의 메이저 카드는 인간의 의식에서부터 출발해 본능적인 억압이나 페르소나 등의 무의식을 거쳐 영적인 세계로 가는 여정을 나타내는 상징이에요. 그래서 타로는 우리 자신을 좀더 깊숙하게 들여다보고,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만들어요. 타로가 알려준 미래는 바뀌지 않는 운명이 아니라 바꿔나가야 할 방향을 뜻해요. 타로는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며, 현재의 슬픔과 고통에 쓰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아준다고 해요. 마치 제가 좋아하는 알렉상드로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와 같은 위로를 준다는 점에서 타로의 진면목을 발견했어요.

마지막으로 타로의 메이저 아르칸 카드 22장에 대한 해석이 나와 있어요. 제 마음대로 선택한 카드 한 장은 " XXI. 세계 : Le Monde "예요. 21번 '세계' 아르칸은 타로의 가장 긍정적인 카드 중 하나로 순수함과 조화로움, 창조와 지식을 나타낸다고 해요. 목표는 달성되고, 모든 시도에서 성공하는 긍정의 결과를 의미해요. 우연의 확률 대신에 자발적 선택을 통해 타로가 주는 긍정의 에너지를 받고 싶어요. 예술 작품으로도 손색 없는 아름다운 타로 카드가 이제는 따뜻한 위로 카드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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