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리아 : 내일의 바람 사계절 1318 문고 120
이토 미쿠 지음, 고향옥 옮김, 시시도 기요타카 사진 / 사계절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아포리아 [그리스어, aporia]

 =  '길이 없는 것',' 통로가 없는 것'이라는 의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난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철학에서는 같은 물음에 대해 합리적으로 성립하는,

두 개의 서로 반대되는 답에 직면하는 것.

논리적 난점.

    - 다이지린 』 일본어 사전 제3판


이토 미쿠의 소설 <아포리아>는 재난 이야기입니다.

도쿄 대지진 발생!

규모 8.6, 진도 7 , 대형 쓰나미 경보 발령!

만약 이런 일이 지금 발생한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건 마치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처럼 찰나에 벌어지는 일이니까.


왜, 어째서, 왜 나만.

그렇다, 왜 자신만 살아 있는 건가. 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단지 방에 틀어박혀 지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도망쳤다. 왜? 어째서? 왜? 왜 도망쳤지? 왜 뛰었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살기 위해 몸이 움직였다.     (88p)


노지마 이치야는 열네 살 소년입니다. 학교를 다니면 중2, 그러나 석 달째 등교 거부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이치야를 키우는 싱글맘 시호는 이치야의 담임 선생님과 면담이 있어서 회사를 조퇴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따르르르 따르르르르르.

시계는 12시 반.

시호의 오빠 겐스케는 마흔 넘은 독신남으로 조카 이치야를 아들처럼 챙겨왔던 터라 오늘도 어김없이 전화를 한 것입니다.

이치야가 방에 틀어박힌 뒤로 매일 이 시간에 전화를 걸어 "점심 먹었냐."라고 묻습니다. 이치야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10분 후에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는데, 오늘은 엄마 시호가 받았습니다.

그리고 12시 52분경 와지끈! 콰르르릉! 

아래층에서 엄마 목소리가 비명으로 바뀌었습니다.

2층 방에 있던 이치야도 콰당! 순간, 몸이 공중으로 부웅 떠올랐습니다.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이치야는 잔해 더미 너머에서 작게 콩콩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엄마, 엄마가 살아 있다!

그때,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면서 대형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니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떻게 하지, 엄마를 두고 갈 순 없어, 엄마를 구해야 돼...

"야! 뭐 해, 대피해, 얼른!"  남자 목소리가 들리면서 무너진 벽 사이로 모르는 남자가 이치야의 팔을 잡아 끌었습니다.

엄마가 저기에 있다고 소리쳤지만 남자는 급히 이치야를 둘러메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우지끈, 쿠웅!  건물 잔해가 떨어졌습니다.

이치야를 둘러메고 나온 남자는 가타기리 다모쓰.

사쿠라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두 사람은 도로 건너편에서 검은 것이 덮쳐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쓰나미...


우연히 살아 남은 열 명이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모여 있습니다.

막막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는 사람들.

그러나 이치야는 자신을 구해준 가타기리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엄마를 죽인 놈이라고.

한편 이치야의 외삼촌 겐스케는 여동생과 조카를 찾기 위해 구조팀에 자원합니다.

상상도 못할 재난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울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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