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방 - 악마, 환생 그리고
유동민 지음 / 좋은친구출판사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이, 인간이었던 내 마지막 기억이다.

「기억하라. 내 추악한 모습을.

「어둠 속에서 널 지켜보고 있음을.  (418p)


끔찍한 악몽에서 시작된 이야기.

<악마, 환생 그리고 마녀의 방>은 저자가 악몽에서 보았던 괴물과 마녀를 15년 만에 글로 되살려낸 책입니다.

그건 마치 금지된 세계의 문을 열어버린, 어느 저주받은 인간의 악몽 같은 밤을 재현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악마를 통해 영생을 얻으려 했던 백 살 넘은 노인 박순구.

돈 때문에 열여덟 살 꽃다운 나이에 박순구의 성적 노리개가 된 수향.

굶주린 아버지가 밥 한 그릇에 팔아버린 어린 소녀 단월.

박순구 집안에서 일하는 양 같이 순한 사람들 만수, 성출, 재덕.

헛되고 헛되니 헛되도다~~~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은 환생을 하여도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태경과 아내 혜주 그리고 딸 정인은 아파트 2201호로 이사 오면서 무시무시한 악몽에 시달리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맞은편 2102호 여자는 바로...


이 소설에서는 악마의 존재를 '그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악마는 머리에 뿔이 달린 무서운 모습이 아닌, 평범한 인간에게 깃들어 그 내면의 악을 극대화시켜버립니다.

그러니까 악마는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인간를 교묘하게 조정하여 결국에는 파괴하고 맙니다.

인간은 그저 악마를 위해 바쳐진 제물일 뿐... 매일 같이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어야 하는 저주에 갇혀버렸으니.

이제껏 살면서 악몽에 시달린 적이 없기 때문에 그 고통을 짐작할 수는 없지만 소설에서 그려낸 소름끼치는 장면들은 악몽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왜 '그것'은 검은책 속에 깃들어 있었을까요.

책의 주인이자 지식의 주인이라고 불리는 괴물 '그것'과 마녀는 사랑의 본질을 욕되게 하고 그와 가장 반대되는 자를 태어나게 함으로써 인간을 멸망의 길로 이끕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그 어떤 선택권도 없는 걸까요.

<마녀의 방>의 결말은... 중요한 건 결말이 아니라는 것을 다 읽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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