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리어 마마
샐리 클락 지음, 김성순 옮김 / 영림카디널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엄마는 용감하다!

왜?

내 아이를 지켜야 하니까.

그러나 단순히 용기만으로는 지킬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워리어 마마>는 성범죄로부터 딸을 지켜내기 위한 엄마들의 치열한 투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저자는 두 딸의 엄마이자 작가이며 영화감독입니다.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하여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책 역시 동일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단순히 양육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머니는 싸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차원에서 싸우고 이기는 사람입니다.

... 우리는 이 싸움에서 우리와 함께 서 있고, 우리가 의지할 수 있고,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183p)


지금은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미디어가 10대 아이들의 삶을 지배하기 때문에 성범죄, 성희롱, 따돌림이 바이러스처럼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퍼지고 있습니다.

상황은 이토록 심각한데, 아이들에게 성폭력을 어떻게 방어해야 하는지, 성폭력을 당했을 때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데이트강간이나 성폭력은 피해 당사자에게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만큼 장기적이고 치명적인 트라우마인데, 이에 대한 언론의 태도는 너무나 미흡하고 부적격합니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성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입니다. 그들의 내면을 황폐화시키는 주원인은 그들이 용기를 내어 신고를 해도 강간범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거나, 도리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입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여전히 이 사회가 소녀들에게 '굿걸(the good girl)'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레이첼 시몬스의 《굿걸의 저주 (The Curse of the Good Girl)》에서 편협한 여성성의 이상을 따르려다 어이없게 성폭력을 당하는 끔찍한 사례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뉴햄프셔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15살 신입생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을 때, 피해 여학생이 법정에서 '되도록 예의 바르게' 싫다는 의사표시를 세 번 이상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녀는 단지 '굿걸'로서 예의를 지키려 했다가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여자로서 우리는 미안하다는 말을 얼마나 달고 사나요?

여자로서 우리는 싫어도 싫다고 말하지 못한 적이 얼마나 많나요?

싫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처절한 전쟁입니다. 물론 전선은 여자마다 다르겠죠.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는 지금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계를 세우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 딸들에게 어릴 적부터 자신이 느끼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가르쳐줘야 합니다.

어머니로서 우리는 아이들이 잘못된 말을 할까 봐 자꾸 아이의 말을 고쳐주려고 하는데,

이런 행동이 바로 아이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첫 단계가 됩니다.

이런 일은 아주 어릴 때 발생합니다.

그것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솔직하게 말하도록 해야 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47p)


엄마는 딸의 숙명적인 롤모델입니다.

그래서 내 딸을 보호하는 것과 나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에 대전환의 순간이, 친구들과 함께 딸들을 데리고 참가한 여성 축제의 '레드 텐트(Red Tent)' 안에서였다고 합니다.

* 레드 텐트 운동은 2006년 트라우마 치유사인 알리사 스타크웨더가 주도해 시작한 여성 운동입니다. 알리사는 여성들도 포식자 본능을 깨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오늘날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여성들의 갈등보다는 여성들의 단절에서 기인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딸은 엄마와의 대화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엄마는 항상 솔직하게 믿고 털어놓을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레드 텐트와 같은 여성모임, 여성공동체는 고립, 우울, 분노의 심연으로 추락하기 직전의 여성들을 잡아줄 거대한 안전망 역할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침묵을 깨고 성폭력이 되풀이되는 현실을 막아내야 합니다. 더 크게 말하고, 함께할 동지를 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진심으로 공감하며 지지합니다. 워리어 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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