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롭게 쓸데없게 - 츤데레 작가의 본격 추억 보정 에세이
임성순 지음 / 행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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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과거에 대한 그들의 향수는 실제로 그것이 좋았는지의 여부를 떠나

그것이 가능했던 젊음과 여유에 대한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7p)


<잉여롭게 쓸데없게>는 임성순 작가님의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했던 쓸데없는 짓들의 기록입니다.

책을 펼치면 자연스럽게 책날개에 적혀 있는 저자 이력을 봅니다.

왜 거기부터 읽느냐고 물으면, 그냥 ... 음, 거기에 글씨가 있으니까 읽은 건데 왜냐고 물으면 딱히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습관적으로, 무심코 하는 행동이랄까.

그런데 임성순 작가님은 왜 이곳에 저자 약력을 적는지 잘 모르겠다며, 자신은 소설 쓰는 그 '임성순'이 맞다고 알려주면서 이 책이 어떤 느낌의 책인지를 설명해줍니다.


"이 글은 대체로 무해하다. 그리고 이런 글들이 그렇듯 대체로 별 쓸모도 없다.

그럼에도 나름 재미는 있다.

원래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몸에 좋지 않은 게 맛있고, 쓸데없는 게 재밌다."   (앞쪽 책날개...)


오케이, 접수!

추억 속에 잊혀진 그때 그 시절 속으로 빠져들어가 볼까요?

이 책을 읽으며 격한 공감을 한다면, 당신은 '아이러브스쿨' 세대가 확실합니다.

세상에 이런 시절이 있었다는 게, 불과 엊그제 같은 느낌이라는 게... 쓰읍... 새삼 나이를 실감하게 합니다.

요즘은 친구들을 만나도 추억을 나눌 일이 거의 없는데, 이 책 덕분에 <응답하라> 책 버전을 보는 느낌이랄까 ㅋㅋㅋ

중학교 시절에는 만화잡지 다수가 창간되던 때라서 다달이 사모으는 친구에게 빌려보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비디오를 몇 개 빌려다가 친구네 가서 함께 보곤 했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시절에는 아이들 노는 모습이 비슷해서, 저자의 경험담이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안녕? 친구야~ 혹시 너 나 아니? (하이텔 채팅하던 때)

물론 저자만의 아주 특별한 경험은 실제 증거 사진이 없었다면 살짝 의심할 뻔 ㅋㅋㅋ 

차승우 씨가 시원하게 부신 기타의 넥 부분을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다니, 그야말로 이 책을 쓸 자격이 충분합니다.

그러고보니 추억의 물건들, 한때 열심히 모았던 보물들을 이사하면서 어쩔 수 없이 통으로 버리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쓸데없다고 버렸는데, 자꾸만 생각나고 그리우면 그건 쓸데없는 게 아니잖아.... 라고 깨닫게 되는,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쓸모있는 인간이 되려고 아둥바둥 살다가, 문득 쓸모는 남들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알면 그것이 진정한 쓸모라는 걸 깨달은 것처럼.

중요한 건 추억은 현재의 나를 있게 한 과거의 흔적이라서 의미있는 것이지, 그때로 돌아가고픈 향수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쓸데없이 쓸데없는 것들을 이야기해줘서 좋았습니다. 쓸데없는 일을 하는 당신의 직업, 딱 내 스타일입니다. "쓸데없는 잉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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