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아무런 편견 없이 이 책을 읽는다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웃음이 빵빵 터질 거예요.

제니 로슨은 코미디언인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에 적힌 글들은 자신이 짊어진 고통을 달래기 위한 수단이었어요.

평생 극단적 불안 장애와 우울증, 류머티즘, 관절염, 강박신경증, 불면증 등등 온갖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제니 로슨은 살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솔직하다 못해 발칙한 그녀의 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파워블로거로 등극했어요. 덕분에 2012년 첫 번째 책 <Let's Pretend This Never Happened>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어요.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제니 로슨의 책이에요.

원제는 <Furiously Happy  격하게 행복하라>예요. 왠지 '미친 듯이'라는 수식어보다 '행복'에 초점을 맞춘 자기계발서라고 짐작할 수 있어요.

우리는 제니 로슨을 처음 만나기 때문에 바뀐 제목이 이 책의 느낌을 더 잘 살린 것 같아요.


제니 로슨은 스스로 미쳤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그때마다 이렇게 말해줘요.

"넌 미치지 않았어. 스스로 미친 사람이라고 하지 마라.

... 넌 단지 좀 예민할 뿐이야. 그리고 ..... 음..... 조금 색다르지."  (23p)

그러나 지난 20년간 만나본 수많은 정신과 의사들의 소견은 심각한 불안장애와 중간 정도의 임상 우울증 그리고 충동 조절 장애에서 기인한 가벼운 자해 문제를 동반한 고기능성 우울증이 있고 가끔씩 기피서 성격 장애(각성제를 복용하는 사회 불안 장애와 비슷하다)와 탈개인화 장애, 류머티즘성관절염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진단합니다.

진단명이 무엇이든, 확실한 건 제니 로슨이 그동안 참 많이 아팠겠구나,라는 사실입니다.

그 누구보다 아프고 힘들었을 제니 로슨이 어떻게 지금껏 살아왔는지, 그 이야기가 책 속에 있습니다.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유머가 여기저기 넘쳐납니다. 어이없는 말장난부터 제법 뼈있는 풍자까지.

또한 그녀의 곁에는 든든한 엄마뿐 아니라 남편 빅터와 사랑스런 딸 헤일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습니다. 딸 헤일리는 아홉 살이고, 그 어떤 불안 증세나 심각한 낯가림이 없는, 매우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아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놀라운 이해심으로 부모를 받아들입니다.

딸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헤일리가 걸스카우트에 갔을 때, 밖에 기다리던 제니에게 어떤 엄마가 말을 걸어왔는데 그 모습을 본 헤일리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엄마도 친구가 생겼구나! 잘됐네!"


제니 로슨이 미쳤냐고요?  살짝 미친 것 같지만 그게 뭐 대순가요? 

이제 알 것 같아요. 미친 듯이, 격하게 행복할 수 있는 방법!

그녀는 어두운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에게 더 밝은 날들이 올 거라고 말하고 있어요.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끔찍한 괴물, 그것들은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 우리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것들과 싸워서 이겨야 해요. 어쩌면 끝나지 않을 전투, 그러니까 피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싸우는 법을 배우면 돼요. 정 못견딜 때는 당신을 위해 대신 싸워줄 사람을 찾으면 되니까.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걸 믿으면, 때때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햇빛 속을 걸을 수 있어요. 살면서 싸우고 성장하며 가끔 날아오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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