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 오세영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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