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대하여 -   김재진

               

한 줄의 편지 쓰고 싶은 날 있듯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있다.

견딜 수 없던 마음 갑자기 풀어지고

이해할 수 없던 사람이 문득

이해되어질 때 있다

저마다의 상황과 저마다의 변명 속을

견디어가야 하는 사람들

땡볕을 걸어가는 맨발의 구도자처럼

돌이켜보면 삶 또한

구도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세파에 부대껴

마음 젖지 않은 날 드물고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벼랑에 서보면

용서할 수 없던 사람들이 문득

용서하고 싶어질 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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