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정글만리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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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에 동네 구립 도서관에서 ‘정글만리’ 1~3권을 다 빌렸다. 원래는 다른 책들을 먼저 읽고 나중에 읽으려고 했는데, 구립 도서관은 대여 기간일 일주일이더라. 그래서 1권부터 우선 얼른 읽자는 생각에 시작하였고 결국 설 연휴 기간 중 밤에 세 권을 모두 읽었다. (내가 밤에 잠을 밀어내면서 할 수 있는 게 인터넷서핑, 게임, 소설읽기이다.)

정글만리를 빌린 이유는 2가지이다. 인터넷 서점에 들어갈 때마다 1,2,3권이 모두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리 잡고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쓴 작가의 신작이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만 나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읽지 않아서 정글만리도 딱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두 번째 지인들의 추천이다. 구서회 모임에서 내가 추천도서 요청을 하였을 때 한 분이 ‘정글만리’를 한 번 읽어보라고 했고, 다른 모임에서도 친구가 이 책을 추천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중국에 출장을 한 번 갔었는데, 그 때 받은 느낌이 소설에 참 나타난다고 했다. 그래서 도서관에 예약을 하는 등 벼르다 자난주에 다 읽은 것이다.

 

나는 ‘정글만리’를 학습(공부)의 측면에서 추천을 해주고 싶다. 논문이나 전문서적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도 있지만, 소설이나 만화를 통한다면 정보의 흡수가 꽤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정글만리 읽기는 지금의 중국 상황과 중국인의 성향에 대해 (어렴풋이라도) 알기 위한 매우 좋은 방법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전대광은 종합상사의 부장이고 그의 조카 송재형은 중국사를 전공을 바꾼 유학생이다. 상사원와 사학과 학생. 이와 같은 등장인물 설정을 통해 독자는 중국의 경제 상황, 사업을 할 때 유의할 점, 우리나라 상사원들이 고군분투하는 일화, 중국인들의 역사 인식들을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독서를 통해 중국인은 타인의 일에 대해서는 만만디이지만 자신의 이익에 대해서는 콰이콰이, 사회주의 국가였지만 그들의 피 속에 흐르는 자본주의 성향(돈에 대한 무한한 사랑), 멘쯔를 매우 중시하는 것, 당원(관료)들의 행태와 인민들의 생각을 알게 되었다. 특히나 마오쩌둥을 위인 수준을 넘어서 신격화하여 받는다는 것은 다소 층격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를 삼으니 문제가 된다.’라는 말은 중국인들의 현실에 대한 타협을 잘 보여주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이것이 14억 인구의 중국이 돌아가는 큰 축이라고 생각된다.

 

작가는 중국뿐만 일본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하긴 동북아 역사 관계에서 한중일 3국 중 한 나라를 떼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으니까. 소설에 일본인 상사원들이 한국과 중국을 매우 무시하는데 정말 그러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송재혁이 역사 세미나에 발표한 내용. 왜 일본은 전쟁 피해에 대해 사죄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원인 분석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송재혁은 그 답을 일왕의 항복 선언에서 찾고 있다) 일왕이 자국민들에게 방송한 내용에는 ‘항복’, ‘사죄’, ‘사과’ 같은 내용이 전혀 없다. 일본 정치인들에게는 일왕의 선언이 대외 가이드 라인인 것이다. 그들의 정신적 지주가 하지 않을 것을 과연 그들을 할 것인가???)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납품 이야기도 흥미롭다. 한국과 일본의 회사가 철강 납품 경쟁을 하는데 이것이 결국 중국 관료의 파워 게임으로 결정이 된다. 누구의 ‘꽌시’가 더 강한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꽌시’를 어떻게 형성되는가 매우 중요하다. 다른 나라들과 다른 대한민국 상사맨들의 영업 방식에 대해서도 감명 받았다. 그들의 방법은 중국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 가사도 통할 것이다.

 

책을 보면서 의외였던 것이 또 있었는데 중국은 결혼 전 동거가 자연스럽고,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것과 얼나이를 하는 것이 공공연하다는 부분이었다. 여성의 권위가 높은 것 같으면서 아닌 것 같은... 우리나라와는 관념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소설은 전부장의 사업시작과 송재형의 결혼허락으로 끝을 맺는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닌 것 같다.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왕링링의 이야기가 제대로 끝난 것 같지 왠지 후속 이야기도 나올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앞으로 경제는 중국, 국가안보는 미국 이라는 교묘한 줄타기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알기를 하였는데 앞으로는 중국을 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앎’에 정글만리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소설의 재미 또한 읽으니 다들 읽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상사원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재밌게 본 ‘미생’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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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이 능력이다 - 30초 만에 어색함이 사라지는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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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책에 대한 소개를 보니 얼마 읽은 ‘상대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저자는 독일의 로비스트였는데 저자가 말한 방법 중 하는 상대방과 친해지는 것이었다. 친해지는 방법은 자주 보는 것이고, 만나서 하는 일은 신변잡기를 하는 것이다. 업무 때문에 만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만나고, 업무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친해지는 것이 상대방을 움직이게 하는 힘 중 하나라고 한다. 그렇다면 신변잡기, 잡담은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상대를 움직이는 힘’이 생각나면서 자연스레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사이토 다카시. 저자에 대해서 생각도 않고 책을 신청하였는데, 저자 소개를 보니 다수의 책을 냈었다. 그 중에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서른 살 직장인 공부법을 배우다-도 읽었다.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잡담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개인적인 경험담들을 섞어서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요즘 시대 ‘잡담력’이 매우 필요한데 사람들은 갈수록 그것을 어려워한다고 한다. 저자는 ‘잡담=화술’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잡담은 잡담=알맹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잡담이 필요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한다. 잡담은 첫 만남 등과 같이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방법이며 말을 잘 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고 훈련을 통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의 여러 가지 주장 중에 공감이 갔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

 

• 잡담에 결론은 필요 없다

• 상대가 한 말에 질문으로 되받는다.

• 골이 아닌 패스에 능해야 한다.

• 상대와의 구체적인 공통점을 한 가지 찾는다.

• ‘편애 지도’로 맞춤 소재를 제공한다.

• 우선 칭찬부터 한다.

• 흥미가 없어도 긍정하고 동의한다.

• 험담은 우스갯소리로 슬쩍 바꾼다.

 

칭찬으로 잡담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칭찬에도 요령이 있다.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것을 칭찬하라고 한다. 책에서는 ‘넥타이 무늬가 잘 어울리네요. 넥타이가 특이하네요.' 식으로 넥타이를 예로 들었는데 옷과 같은 것을 칭찬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편애 지도‘로 맞춤 소재를 제공한다.’는 상대방이 좋아하거나 관심 있을 만한 것을 한 가지는 정도는 메모를 하여 인식해 놓고, 잡담할 때 그 소재와 관련된 것들을 질문하는 것이다. 편애 지도라는 것이 거창한 것은 아니고. A는 골프, B는 육아, C는 영화 이런 것으로 특정인에 대하여 특정 소재를 하나씩 메모해 놓는 것이다. 이 또한 평소에 상대방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작성이 가능한 것이다.

잡담을 할 때 어려운 것은 모르는 주제가 이야깃거리가 될 때이다. 저자는 그럴 때는 우선 긍정하고 동의하며, 상대방이 한 말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되물으라고 한다. 일문일답은 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하면 잡담이 끊기기 때문이다.

 

결국 잡담을 잘하는 방법은 상대방에 관심과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상대방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배려하는 마음.

 

처음 보는 상대와, 직장에서 상사나 후임들과, 얼굴만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을 때 그 시작의 어색함을 빨리 해소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들이 도움이 꽤 될 거시라 생각한다.

 

(어느 순간부터 일본인 저자의 자기계발류의 책은 기피하게 되었다. 객관적인 자료가 아닌 개인적인 경험으로 주장을 하는 책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책 또한 사이토 다카시의 주장과 경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객관적인 자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것이 일본인 저자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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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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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 블링크, 아웃라이어. 이 단어의 공통점은? 저자가 동일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은 우선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아마도 대학시절 블링크를 매우 재미있게 읽어서 그런 것 같다.(그 때 블링크를 읽고 전작인 티핑 포인트를 찾아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주제선정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에 대해 다시 한 번 의문을 제기한다.(나는 상식과 반대되거나 기존 관념을 건드리는 내용들을 좋아한다) 이번에도 강자를 이기는 약자라는 주제로 문을 두드리고 있으니, 내가 그 문을 열어 반겨주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윗은 골리앗을 어떻게 이겼을까? 이 책의 머리말 제목이다. (그런데 머리말이 무척 길다. 1~3부의 각 장만큼의 분량으로 되어 있다.) 우리도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는 말을 종종 쓴다. 어느 한 쪽이 지극히 불리해 보이는 경기에서 들을 수 있다. 저자는 약자가 승리한 대표적인 사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꼼꼼히 분석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체격 상태가 좋은 골리앗이 유리한 싸움이라 여겼고 다윗의 승리를 의의로 여긴다. 그러나 그것은 그 둘의 싸움을 잘못 보는 것이다. 저자는 다윗과 골리앗을 투석병과 중보병의 대결로 본다면, 다윗에게 무조건 불리한 것이 아니었다 말한다. 중보병의 대결을 예상했던 골리앗에게 다윗은 투석병식의 대결로 대응한 것이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알다시피 다윗의 승리이다. 이렇게 우리가 생각 없이 바라보던 것을 저자는 다르게 해석한다.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1부 약점의 유리함, 강점의 불리함에서 계속된다. 농구라고 한 적이 없던 팀원들도 구성된 팀이 승승장구 했던 일을 보라. 그들은 약자가 할 수 밖에 없는 전법(상대편 진영에서부터 방해하기)을 계속해서 파란을 일으켰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2002 월드컵 대한민국 4강 진출이 떠올랐다. 내 기억에 그 당시 히딩크가 이끈 국가 대표팀의 전술 중 하나는 이중수비였다. 이것도 약팀의 전술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한 학급이 인원이 적을수록 학생들에게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 적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학습의 인원수가 아니라 교사의 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점. 큰 물고기-작은 연못 효과. 우리는 좋은 학교, 좋은 회사에 가길 원한다. 좋은 곳에 들어가면 우리 또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상파 화가들의 사례와 책에 등장한 학생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가 아닌가가 더욱 중요하다. 일류 혹은 상위의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내가(혹은 학생들이) 있는 곳에서 상위권이 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다. 우리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중위권의 최상위가 상위권의 하위보다 나을 수 있다! 얼마 전에 상위권 출신일수록 연봉이 높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미국의 자료처럼 졸업 학생들을 성적으로 구분해 나눈다면 어떤 결과일지 궁금하다.)

 

제2부에서는 역경을 극복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난독증, 한부모나 고아 출신의 성공, 영국 공습에 대한 예상외의 반응들. 나쁜 환경이 무조건 악영향만 미치는 것이 아니고,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다른 강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l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3부에서는 힘을 가진 경우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것을 보여준다. 즉 힘과 권위는 그것을 적용받는 이들에게 ‘정당’하게 느껴지게끔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법에 대한 이야기. 선의로 시작한 규정들도, 캘리포니아의 삼진아웃제 제도에 대한 논란과 결과에 대해서 볼 수 있듯이 무조건적인 처벌강화가 계속적인 효과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이것은 말콤이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라 본다. 바로 뒤집어진U자 곡선 효과이다. 투입이 어느 순간이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작은 학급의 적정한 인원수, 삼진아웃제도의 효과성 등을 보면 뒤집어진U자 곡선이 매우 설득력을 가진다. 그런데 우리는 이와 같은 가르침을 이미 알다! 過猶不及(과유불급) 이라는 사자성어를 통해서 말이다!

 

저자가 이번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들에 모두 공감하지는 않지만, 상황을 다르게 보는 관점(다윗과 골리앗=투석병vs중보병, 큰물고기-작은연못효과, 뒤집어진U자곡선)과 힘의 한계(힘의 정당성)에 대한 생각을 위해서라도 이번 책은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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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러 Simpler - 간결한 넛지의 힘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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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러. 책 띠지를 보면 ‘넛지2’ 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문구 이 책이 끌렸다. ‘넛지’는 읽지 않았지만 ‘넛지효과’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넛지2’라는 말에 이번 책도 넛지 효과들이 가득 들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막상 읽어보니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저자인 선스타인 교수가 오바마 정부의 정보 규제국 국장으로 일하면서 겪었던 일-넛지에 대한 저자의 신념,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 여러 가지 정책 수립에 관한 일화-등이 담긴 책이다. 개인적으로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은 책이었다.

 

넛지효과(nudge effect) 넛지(nudge)는 '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는 뜻으로 강요에 의하지 않고 유연하게 개입함으로써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을 뜻하는 넛지라는 단어는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카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공저인 <넛지>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말이다. 이들에 의하면 강요에 의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선택을 이끄는 힘은 생각보다 큰 효과가 있는데 의사가 수술해서 살아날 확률이 90%라고 말했을 때와 그 수술로 죽을 확률이 10%라고 말했을 때 죽을 확률을 말한 경우에는 대다수의 환자가 수술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에 남자 소변기 중앙에 파리 그림을 그려놓았더니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줄었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넛지효과 [nudge effect]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책을 읽다 작년에 종합감사 받은 기억이 났다. 내가 담당했던 업무 하나에 대해, 전임자도 나도 후임도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을 감사관이 지적을 했다. 그것에 대한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이주일 내내 다른 업무도 제대로 못하고 야근을 했다. 감사관이 지적한 것을 생각하며 우리 회사의 규정을 살피는데 내용들이 중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혜택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규정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스타인 교수가 정보 규제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추구했던 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방지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많은 정보를 잘 제공하게끔 규정을 만들고(영앙표시 개선, 연료대비주유거리 표시), 어떻게 하면 관련 서류들을 줄여서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게 만들 것인가?(학자금 신청 서식 및 서류 간소)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규정과 규제가 제대로 그 작동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림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어떤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리고 정부는 어떻게 좋은 선택으로 이끌 것인가? 저자는 시스템1(무의식, 직관)보다 시스템2(의식, 이성)이 작동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비용-편익 분석이 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저자는 사람들이 외국어를 사용할 때는 모국어 사용시 발생하는 실수가 훨씬 줄어든다고 말하면서, 비용-편익 분석이 바로 외국어 역할을 한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더 많은 주의를 기우릴 수 잇다는 것이다.)

 

책의 사례들을 보면서 내 주변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금방 생각난 것이 전기요금 고지서였다. 전기요금 고지서에는 거주 지역의 전년 평균, 전년 동월 사용량이 표시되어 있다. 이웃들과 비교해 우리집 사용량이 많다면 전기 사용을 할 때 의식하게 될 것이다.(나 같은 경우는 가족들에게 우리 가구가 우리지역 평균보다 많다고 알려준다, 우리집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부 정책을 만드는 데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각종 부서에서 규정 등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할 것이다. 읽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앞에 언급한 사람들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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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 촌놈들의 전성시대 ㅣ 응답하라
오승희 지음, 이우정 극본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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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친구들 출신지가 수도권과 경상지역이다. 책에 관련 이야기를 하던 중 ‘응답하라1994’(이하 응사)를 ‘읽고’ 있다 했다. 남해 출신의 친구가 응사 안 봤냐고, 정말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 와서 겪은 에피소드들 참 공감되었다고 한다. 그러자 대구 출신 친구가 남편(부산) 이야기를 한다. Tv 잘 안 보던 남편이 ‘응사’ 하는 날만큼은 본방을 보기 위해 꼬박꼬박 집에 왔다고. 응사는 94번의 이야기지만 내 또래(80년대 출생) 사람들한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이렇게 인기 있는 드라마는 나는 보지 않았다. 인기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 소설 ‘응답하라 1994’를 읽고 싶게 했나 보다.

 

소설 ‘응답하라 1994’는 저자표시-이우정 극본·오승희 소설-에서 알 수 있듯이 응사 극본을 소설화 한 것이다. 이렇게 인기 있던 드라마가 소설로 나오는 경우 독자층은 세 분류가 될 것이다. ①원작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사람 ②원작 드라마를 모르는 사람 ③원작 드라마를 대충 아는 사람. ①번 독자의 경우, 소설을 읽는 내내 드라마 장면들이 떠오를 것이고 ②번 독자의 경우 새로운 이야기니 흥미롭게 볼 것이다. ③번 독자는? 나 경우가 ③번 독자였다. 드라마를 몇 번 봤기에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의 말투와 장면이 자연스레 상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몰입이 잘 되었다. 그런데 나는 나정이의 남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만약 내가 나정이의 남편이 누구인지 몰랐다면 조금 더 흥미진진하게 읽었을 것이다.

 

소설 ‘응사’를 보면서 ‘응사’가 왜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1994년 그 시절에 대한 향수도 한 요인이 되었겠지만 그것보다 스무 살 청춘의 사랑을 잘 그려낸 것이 인기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 나정, 쓰레기, 칠봉의 삼각관계! 과연 누구와 이뤄질까? 다음에 저 들은 어떻게 될까? 매회 드라마를 챙겨보게 만들었을 것이다. 거기에 ‘신촌하숙’의 다른 이들(해태, 빙그레, 윤진, 삼천포, 동일과 일화)의 개인사가 재미나게 곁들어진다.

그런데 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본다면 그 재미가 확실히 떨어질 것이라고 감히 말한다. 무엇보다 ‘노래’를 들을 수 없지 않은가?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등장인물의 심정과 상황 표현에 묘사가 많이 거슬렸다. 사족이 많다고 할까? 조금 더 간결하게 표현을 했다면 어떨까 싶다.

 

소설 ‘응사’는 응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응사를 ‘글로 읽는다’에 그 의미가 있을 것이다.(그런데 정말 이런 신촌하숙 같은 경우가 있을까? 하숙집 사람들끼리 이렇게 평생 갔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은 적이 없어서... 그래서 드라마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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