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사람은 혼자 가지 않는다 - 사람을 통해 성공과 부의 확률을 높이는 인적 레버리지
부르르(Brr) 지음 / 와이즈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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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한다면 책을 받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우선 저자가 누군지 몰랐다. 저자 소개를 보니 은행의 부지점장이자 유튜브 ‘부르르 부동산’을 운영한다고 한다. 그런데 책은 ‘사람을 통해 부와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인적 레버리지’라는 부제처럼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다. 저자 이력과 내용이 크게 연관이 되지 않는 듯한데? 추천사 또한 이연복 요리사다. 흠... 뭔가 일관성이 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그저 그런 자기 계발서인거 같은데, 와이즈베리에서 이런 책도 나오는구나, 의외네’ 하는 생각을 했다.

본 책은 저자가. 부자와 성공한 이들을 보면서 깨달은 점을 알리고 싶어 쓴 책이다. 사업에 성공하거나 부를 쌓거나 한 사람의 공통점은 ‘사람’을 통해서라는 것이란다.

-은행업을 하며 알게 된 부자들과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느꼈다. 사람이야말로 성공의 속도와 양, 질을 결정하는구나. 그렇다면 사람들 또한 이들에게는 자산이겠구나. 여기에서 나는 ‘인적 레버리지’란 개념을 떠올랐다. / ‘사람을 이용해’가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다. 전자는 이기적이지만, 후자는 발전적이다.

-주변을 좋은 사람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되는 비결은 뭘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따라서 인적 레버리지는 궁극적으로 ‘같이 잘 되는 것’을 꿈꾼다. 나만이 아니라 나와 관계된 모든 사람이 이왕이면 같이 잘 살고 같이 성공하고, 같이 부를 쌓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나는 솔직하게 이 책에서 풀어놓을 것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심드렁하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동안 공감하고 마음에 드는 부분이 여럿 눈에 띠였다. 저자가 예시로 든 사례가 완전히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전하고자 하는 의도와 내용은 꽤 괜찮다. 이 책은 그런 부분을 갈무리 하는 것의 의미가 있는 듯하다.

-진정으로 자신감 있고 똑똑한 사람은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어, 자신이 잘 모르거나 자신 없는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처리하려고 한다. 최소한 자신보다 잘 아는 사람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그게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리스크를 최소활 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 내 역량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에 부닥쳤을 때는 혼자 고민하며 끙끙 앓지 말자. (…) 아는 게 없어서, 가진 게 부족해서 발을 동동 구를 필요가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에서 내게 필요한 사람이 누구고,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찾아가기’를 션택하라.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블로그 이웃이자 저자처럼 은행원인 사람이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지식은 배울 것이 가득하다. 그 친구가 운영하는 단톡방에 들어가 있다. 그의 행태를 보면 주변에게 좋은 물건이 있으면 추천하고 갈아타는 것을 발 벗고 나선다. 그 친구는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하나. 같이 부자가 돼서 나중에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해서이다. 그래서일까, 누구는 어디에서는 돈을 받고 풀 지식과 정보를 본인의 블로그에 아낌없이 올린다. 꾸준함과 선한 의도의 선순환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서 내가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은 ‘경청’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내에게도 매번 듣는 말인데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고.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듣는 것보다 읽는 것이 기억에 더 잘 남는다. 그러니 나에게는 ‘말’보다는 ‘글’로 남겨달라.

-신동엽은 남의 과거의 안 좋은 애기나 실수한 것을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며(배려),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진행자라고(경청)

-미국의 문필가 올리버 웬델 홈즈는 “말은 지식의 영역이고 경청은 지혜의 영역”이라고 했다. 지식은 언젠가 바닥을 들어내지만 지혜는 시간이 갈수록 쌓인다.

회사 밖에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시도한 것이다. 저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 ‘얻어 걸리는 게 어때서’ 얻어 걸린다는 것은 계속 도전을 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생각만 하지 말고 시도, 실행, 실천을 해야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사람들은 ‘이게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의 함정에 쉽게 빠진다. 이렇게 생각하면 위안이 될 때도 있지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두 손 놓고 있는 경우라면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기회는 운 좋은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기회는 구하는 사람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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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
홀리 그라마치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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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재밌는 설정의 소설을 읽었다. 다락방에 남편이 올라갔다 내려오면 남편이 바뀐다?! 자의든 타의든 남편이 다락방에 완전히 들어갔다 나오면 다른 사람이 내려온다. 남편이 바뀐다는 설정을 아내나 회사 동료에게 말하니 <뷰티 인사이드>가 생각난다고 한다. 나도 책에 대한 소개를 처음 봤을 때 그 영화가 생각났다. 하지만 외모가 바뀌는 점만 같을 뿐 많이 다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남자의 외모만 바뀐다. 그의 기억, 그들이 사는 세상은 그대로다. <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에서는 남편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단순히 남편만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 로렌의 직업, 그녀의 핸드폰에 들어있던 기록들, 그녀를 뺀 주변의 사람들의 기억까지도 모두 변한다. 그리고 재밌는 것은 남편이 바꾸면 이웃과의 관계도 매번 다르게 설정된다. 마치 게임의 등장인물을 바뀌면 거기에 맞춰 설정이 바꾸는 것처럼.

꽤 늦은 밤이었다. 그녀는 친구 엘레나의 결혼 축하 모임을 즐기고 집에 막 도착한 참이었다. 현관문을 아니 계단 위에서 웬 키 큰 남자가 그녀를 맞이했다. (…)

순간 휴대폰 잠금화면이 로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변을 배경으로 선 자신, 그리고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은 한 남자. 그 남자가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 (…)

불이 켜지자 낯선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에 나갈 때만 해도 분명 초록색이었던 소파가 갈색으로 변했고, 벽에 걸린 시계에는 숫자가 대신 로마 숫자가 박혀있었다. (…)

주인공 로렌은 미혼이다. 어느 날 친구의 결혼 축하 모임을 가지고 술에 취해 집에 왔는데, 세상에나 웬 남자가 자기 남편이라고 한다. 엥? 더 이상한 것은 집의 소품이나 가구의 배치도 바뀌어있다. 더 신기한 것은 자기는 기억이 없는데 폰 안에 연애, 결혼한 흔적이 있다. 로렌 빼고 엄마, 언니, 이웃, 친구들은 그의 존재가 자연스럽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람. 내가 결혼을 했다고? 아주 조금, 겨우 받아들일까말까 하는데... 맙소사. 다락방에 올라가더니 다른 사람이 온다. 혹시나 하고 올려보니 다른 사람이 내려오더라... 뭐지뭐지?

<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는 이처럼 남편이 다락방에 올라갔다 오면 바뀌게 되는 로렌의 이야기이다. 재밌는 설정은 로렌이 기혼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혼에서 순식간에 남편이 있는 상황으로 바뀌게 된다. 기혼이 아닌 미혼으로 한 것은 작가의 의도일 듯하다. 기혼자였으면 본래의 남편을 선택하는 뻔한 클리세가 되지 않았을까? 미혼에서 졸지에 기혼이 되었기에 마음에는 남편 찾기를 계속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소설의 재미는 남편을 계속 바꿀 수 있는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이 바뀌면 로렌의 삶도 바뀌기에 여러 삶을 경험할 수 있다. 한 번은 계속 하고픈 남편을 만났다. 남편인 카터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다락방에 올라간 바람에 그를 그리워한다. 신기한 점은 남편이 바뀌었다고 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바뀐 세상에서는 그 이름 그 외모 그대로인지만, 로렌의 남편이 아닌 다른 생을 산다. 로렌은 카터를 보기위해 영국에서 미국까지 찾아가서 만난다. 하지만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남편 바꾸다 보니 자신과 같은 ‘상황’의 남편도 만난다. ‘보하이’라는 남편은 로렌처럼 배우자가 바뀌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더라. 로렌과 다른 점은, 로렌은 남편이 바뀌어서 내려오는 것이지만 보하이는 옷장 같은 곳에 들어갔다 나오면 다른 장소로 나오고 삶이 바뀌어있는 것이다. 둘이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 결국 보하이도 다락방에 들어간다. 하지만 로렌도 보하이도 둘의 기억은 바꾸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안도감이 얼마나 클까.

남편이 바뀌지 않는, 내 삶이 연속되게 유지할 수 방법은 무엇일까? 이 남자와 계속 하고 싶다면 그 집을 떠나면 된다. 다락방에 남편이 안 올라가면 되니깐. 그게 아니라면 남편과 헤어지고 그를 내보내면 된다. 그럼 로렌은 삶이 유지되면서 미혼이거나 새로 결혼하면 되는 것이다.

읽을 때 몰랐는데 후감을 쓰다 보니 마치 게임과 같다. 이상한 세계로 갑자기 전송된 주인공, 그리고 마주치는 새로운 퀘스트. 퀘스트 수행 중 만나는 동료. 그리고 퀘스트의 결말.

로렌은 새로운 세계에 떨어진 주인기오, 남편이 바뀌는 것은 계속 되는 퀘스트이다. 로렌과 같은 처지에 처한 보하이와 만나게 된 것은 동료를 얻게 되는 그것과 같다.

남편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그걸 선택하게 되는 로렌. 로렌은 이제 이런 상황을 막고자 한다. 그녀가 선택한 것은 다락방을 없애는 것이었으니.. 수 백 명의 남편을 바꾼 로렌의 여정은 다음 문장으로 끝난다.

“다행이야. 우리에게 서로가 있어서.”

  내가 결혼을 해서인가. 마무리, 마지막 문장이 참으로 좋았다. 다행이야, 우리에게 서로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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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사전 -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
홍성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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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를 배달이나 포장하면 꼭 만나는 물건이 있다. 삼발이 모양으로 되어 있는 그거. 나는 이게 피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것인 줄 알았다. 우리집에서는 다른 용도로도 쓰인다. 이 삼발이를 뒤집어서 그 위에 양파를 올려서 보관한다. 아내가 어디서 본 모양인데 양파가 눌리지 않고 통풍이 잘 되게 보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거 이름이 뭐지?

<그거 사전>은 이처럼 우리가 자주 보고 쓰는 것이지만 막상 이름은 딱히 모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그거들에 대한 모음집이다. 이 책에 대한 서평단 모집 글을 봤을 때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신청을 한 것은 당연한 거다. ‘아는데 모르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 이런 내용은 딱 내 취향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물건이지만 이름은 모른다. 그래서 ‘그거’나 ‘이거’로 부르며 답답해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거’는 몰라도 상관없고 알아도 딱히 내세울 곳 없는, 보잘것없는 물건일 뿐이다. 하지만 모든 사물에는 이름과 의미와 쓸모가 있다. 흔하고 대단찮더라도 이름을 알면 달리 보인다.

저자는 어느 날 샴푸 용기의 펌프가 눌리지 않도록 고정해두는 플라스틱 부품을 빼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이것, 그것 말고 공식적으로 쓰는 명칭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된 우리 주변의 그것 또는 이것에 대한 이름 찾기.   

책에서 ‘그것’의 일번타자는 앞에서 이야기 한 피자 삼발이이다. 정식 명칭은 ‘피자 세이버’ 삼발이탁자 같은 생김새 때문에 ‘피자 테이블’로도 불린다고 한다. 
피자를 구한다고? 내가 그동안 삼발이, 피자 세이버를 잘못 알고 있었다. 이것의 역할은 피자를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피자를 포장지로보터 구하는 것이다. 피자만 포장박스 있다면, 배달 동안에 피자의 열기와 습기로 인해 포장 상자가 우그러지면서 피자에 닿을 것이라 한다. 피자 세이버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피자와 상자를 같이 먹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다. 이름이 제대로 맞네. 피자를 구한다! 
뜨거운 습기를 이야기 하니 치킨 포장도 떠오른다. 어느 가게 치킨 포장 상자는 두 군데 정도 열려 있도록 되어 있다. 열기가 잘 빠져나가도록, 그래서 치킨이 눅눅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피자세이버는 1983년 미국 뉴욕 카멜라 비탈레가 발명하고 ‘포장 세이버packge saver'로 특허 출원하였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피자 사장의 규모는 약 256조원에 달하며 미국 내에서만 해매다 30억 판의 피자가 판매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카멜라는 부자가 되었을까? 안타깝게 그녀는 특허권 연장 비용을 내지 않아 1993년 특허권이 만료되었다고 한다. 

 <그거 사전>에는 여러 가지 그것에 관한 것이 담겨 있다. 76개의 그거 중에 유일하게 신체에 관한 것도 있다. 손톱 뿌리에 있는 반달 모양의 하얀 그거는 속손톱, 손톱반달, 조반월이라고 한다. 이 부분이 손톱과 달리 연한 분홍색 또는 하얀색이 이유는 두껍기 때문이다. 손톱 두께는 0.5~0.6 밀리미터인데 속손톱은 세 배정도 두꺼워 모세혈관이 비치지 않는다. 속손톱이 없거나 짧으면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과학전으로 증명된 적은 없다고 한다. 저자는 다른 손톱 건강 방법을 알려준다.
 ‘샴로트의 창문 테스트’ 양손의 검지 손톱을 맞대었을 때 손톱 사이로 다이아몬드의 틈이 생기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빈틈없이 닿았다면. 곤봉지를 의심하라고 한다. 곤봉지는 손가락 끝이 곤봉처럼 뭉툭하게 붓는 증상인데 폐렴, 폐섬유화증, 폐암 등 폐질환의 대표적 증상이라고 한다. 
나는 당연히 다이아몬드의 틈이 보인다. 그런데 양 검지 손톱의 길이가 같지(?) 않다. 셋째, 넷째 손가락 손톱도 그러하다. 나만 그런가? 혹시 자주 쓰는 손이라서 손톱이 짧나? 라는 생각도 한다. 

 연어와 같이 먹는 완두콩 같은 그거 ‘케이퍼’는 콩이 아니라 꽃봉오리 절임이란 것에 놀랐다. 책갈피가 없을 때 책 귀퉁이를 접는 거(내가 그런다)는 영어권에서는 강아지 귀dog's ear라고 하는 게 귀엽다. 뚫어뻥은 사실 액체형 배수구 세정제의 제품명이고, 등재된 표준어가 없다는 게 의외다. 전봇대에 회오리감자 같이 생긴 것의 이름이 뚱딴지라는 것도 뚱딴지스럽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거의 이름과 내용을 다 담는다면 스몰토크에도 써먹기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거 사전>은 궁금증을 해소해주면서 추억에도 잠기게 한다. 왜냐하면 저자가 알려주는 ‘그거’에 얽힌 일화는 누구나 하나씩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에 담긴 그것에 대해 하나하나 읽다보면 알지만 몰랐던 그거에 대해 알게 되는 기쁨도, 물건과 관련된 옛 기억도 챙겨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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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이기는 뇌 - 치매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하고 있는 두뇌 운동법
아사다 다카시 지음, 장윤정 옮김 / 길벗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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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동생이 아빠가 전화를 거는 방법이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고 한다. 무섭다고. 그래서 지역 치매센터를 가셔서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상담이 끝나신 뒤였는데, 치매는 아니고 노화와 치매 사이라고 한다. 일기를 보니 치매가 아니라고 아빠가 안심하는 듯 한 인상을 받았나 보다. 안심할 게 아닌데.. 라고 적어놨다. 
이런 일이 있어서 <치매를 이기는 뇌>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봤을 때 매우 솔깃했다. 치매를 이길 수 있나? 치매를 이기는 뇌라니... 관련 지식이 얻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신청했다. 

책을 읽어본 지금, 저자는 확언하다. 치매의 진행을 상당히 지연시킬 수 있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치매는 아니고 평소보다는 기억력 등 상태가 떨어진 상태. 저자는 ‘치매 그레이 존’ 이라고 부른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관리에 따라 악화되어 치매로 진행되거나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치매 그레이 존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나잇값 하지 않는 생활 방식’을 꼽고 있다. 우리는 나이대에 맞는 것들이 있다고 믿고(?) 있다. 나이 든 사람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한다면 그 나이에 무슨 그런 것을 하느냐 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 즐거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치매 탈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것이 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정상 노화인지 치매 그레인 존인지 구분하는 법을 아려주고, 치매 그레이 존에서 탈출하는 생활 습관을 알려준다. 그런데 치매 그레이 존에서 탈출하는 생활 습관이란 것이 처음 듣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익히, 이미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내용 중 가장 와 닿는 것은 운동과 수면 습관 부분이다. 우리 부모님, 그 중에서 특히 엄마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운동을 해야 좋은 이유는 근육이 늘어나면 뇌의 신경세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도 나도 아침 운동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면, 부모님 두 분 모두 잠을 충분히 주무시지 않는 거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하루 7시간 자는 노인, 그리고 자는 시간대에 따른 노인에 대한 차이점을 근거로 보여줬다.
최근 연구 결과에는 수면이 치매 발병과 유의미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뇌 찌꺼기라고 하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치매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뇌 찌꺼기는 유독 활발히 배출되는 시간이 잠을 잘 때라고 한다. 수면 중에 뇌척수액을 통해 뇌 밖으로 씻겨 나간다고 한다. 잠의 질이 나쁘면 이 활동이 원활히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부모님도 부모님이지만 나도 걱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나도 수면시간이 불규칙하고, 수면시간도 길지 않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자자. 

책 초반에는 노화인지 치매 그레이 존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와 테스트 하는 법이 나온다. 추석 때 이걸 부모님과 함께 해 봤어야 하는데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부모님 뵐 때마다 해 보고 예방법도 간간히 알려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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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 찢어진 티셔츠 한 벌만 가진 그녀는 어떻게 CEO가 되었을까
매들린 펜들턴 지음, 김미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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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해서 그리고 투자에 대한 내용이겠지 라는 지레짐작으로 신청한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천국(?)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이 건네는 자신의 이야기이다. 자기계발서, 투자 서적이라고 하기는 적절하지 않고 저자의 자서전이라고 하면 맞을 것이다.


책은 저자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생을 일대기로 들려준다. 크게 15개의 꼭지로 구분되어 있고 매 꼭지마다 저자가 진솔하게 알려주는 자본주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 적혀 있다. 저자는 미국인이며 알려주는 생존기술 또한 미국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지은이가 알려주는 기술을 고스란히 적용하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배우고 응용할 만한 것들도 있다. 내 기억에는 저자가 집을 빌릴 때 패킷을 만들어 선수치라고 조언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적용을 한다면 나의 소득과 신용도를 만들어 놓고 임차료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음을 서류화하여 중개인에게 전달해 놓는 것이다. 또한 내가 원하는 집과 조건이 무엇인지 문서화해서 같이 건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중개인도 일하기 편하고 나에 대한 인상도 좋게 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미국인의 솔직한 삶을 엿볼 수 있고 임대, 부동산 거래 등 우리나라와 다른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점이다. 미국은 임차 요청서를 작성하고 임대인은 그것을 검토하고 필요 서류를 요청하고 최종 허락을 한다. 우리나라는 집주인의 채무를 임차인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다르다. 그런데 월세의 경우 미국의 경우가 맞을 수도 있다. 집을 빌려주는 대가로 집세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지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임차인의 소득, 직장 등으로 밖에 없지 않는가? 만약 우리나라에게 임차인에게 소득증명원, 재직증명서 등을 내라고 하면 가만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미국 다수의 사람의 삶이다. 저자의 삶을 보자니 ‘아메리카 드림’은 누구나 꿈꿀 수 있지만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어릴 적의 경험 등으로 나누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터널비전이 조금은 다르게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지은이의 성향 덕분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자신이 빚지고 그 빚을 갚는 과정을 겪었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그 과정을 겪지 않았음을 한다. 자신을 더 채우기보다는 그만큼 남과 지역사회를 챙긴다. 터널비전이 동등급여, 이익공유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저자, 창립자인 매들린이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려놓고 나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들린의 생각은 확고하다. 저자는 억지로 나와 사업장의 분위기를 흩뜨려 모든 직원의 생산성, 능률을 25% 떨어뜨리는 것보다 한 사람만 100% 쉬는 게 생산성의 측면에서는 더 도움이 된다고. 그리고 충분히 쉬면 생산성이 더 올라간다고. 이 점은 나도 동의한다. 주 40시간을 주 32시간을 줄이면 생산성이 더 올라가는 마법(?)이 나타날 것이다.

터널비전은 직원들이 맘껏 쉴 수 있도록 필요인력을 두 명 정도 채용하고 운영 중이다. 쉬어도 다른 직원이 빠진 사람의 업무를 지원하기에 누구나 쉴 수 있다. 사람을 필요보다 두 명을 어떻게 더 쓸 수 잇는가라고 묻는 이에게 매들린은 답하다. 사장이 적게 가져가면 된다고. 이게 참 쉽지 않은 것인데 지은이는 직접 실천을 하고 있다.


나는 조금은 삐딱하게 본다. 아직은 터널비전이 통제가능한 수준이라고. 수십 명, 수백 명씩 일하게 되면 터널비전도 어쩔 수 없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내 삐딱함이 틀리길 바란다. 저자의 이상이, 터널비전의 체계가 계속 유지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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