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이기는 뇌 - 치매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하고 있는 두뇌 운동법
아사다 다카시 지음, 장윤정 옮김 / 길벗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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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동생이 아빠가 전화를 거는 방법이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고 한다. 무섭다고. 그래서 지역 치매센터를 가셔서 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상담이 끝나신 뒤였는데, 치매는 아니고 노화와 치매 사이라고 한다. 일기를 보니 치매가 아니라고 아빠가 안심하는 듯 한 인상을 받았나 보다. 안심할 게 아닌데.. 라고 적어놨다. 
이런 일이 있어서 <치매를 이기는 뇌>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봤을 때 매우 솔깃했다. 치매를 이길 수 있나? 치매를 이기는 뇌라니... 관련 지식이 얻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신청했다. 

책을 읽어본 지금, 저자는 확언하다. 치매의 진행을 상당히 지연시킬 수 있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치매는 아니고 평소보다는 기억력 등 상태가 떨어진 상태. 저자는 ‘치매 그레이 존’ 이라고 부른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관리에 따라 악화되어 치매로 진행되거나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치매 그레이 존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나잇값 하지 않는 생활 방식’을 꼽고 있다. 우리는 나이대에 맞는 것들이 있다고 믿고(?) 있다. 나이 든 사람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한다면 그 나이에 무슨 그런 것을 하느냐 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나이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 즐거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치매 탈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것이 뇌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정상 노화인지 치매 그레인 존인지 구분하는 법을 아려주고, 치매 그레이 존에서 탈출하는 생활 습관을 알려준다. 그런데 치매 그레이 존에서 탈출하는 생활 습관이란 것이 처음 듣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익히, 이미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내용 중 가장 와 닿는 것은 운동과 수면 습관 부분이다. 우리 부모님, 그 중에서 특히 엄마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운동을 해야 좋은 이유는 근육이 늘어나면 뇌의 신경세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도 나도 아침 운동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면, 부모님 두 분 모두 잠을 충분히 주무시지 않는 거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하루 7시간 자는 노인, 그리고 자는 시간대에 따른 노인에 대한 차이점을 근거로 보여줬다.
최근 연구 결과에는 수면이 치매 발병과 유의미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뇌 찌꺼기라고 하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치매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뇌 찌꺼기는 유독 활발히 배출되는 시간이 잠을 잘 때라고 한다. 수면 중에 뇌척수액을 통해 뇌 밖으로 씻겨 나간다고 한다. 잠의 질이 나쁘면 이 활동이 원활히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부모님도 부모님이지만 나도 걱정이 되었다. 왜냐하면 나도 수면시간이 불규칙하고, 수면시간도 길지 않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자자. 

책 초반에는 노화인지 치매 그레이 존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와 테스트 하는 법이 나온다. 추석 때 이걸 부모님과 함께 해 봤어야 하는데 미처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부모님 뵐 때마다 해 보고 예방법도 간간히 알려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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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 찢어진 티셔츠 한 벌만 가진 그녀는 어떻게 CEO가 되었을까
매들린 펜들턴 지음, 김미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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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해서 그리고 투자에 대한 내용이겠지 라는 지레짐작으로 신청한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하지만 내 생각은 틀렸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천국(?)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이 건네는 자신의 이야기이다. 자기계발서, 투자 서적이라고 하기는 적절하지 않고 저자의 자서전이라고 하면 맞을 것이다.


책은 저자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생을 일대기로 들려준다. 크게 15개의 꼭지로 구분되어 있고 매 꼭지마다 저자가 진솔하게 알려주는 자본주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 적혀 있다. 저자는 미국인이며 알려주는 생존기술 또한 미국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따라서 지은이가 알려주는 기술을 고스란히 적용하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배우고 응용할 만한 것들도 있다. 내 기억에는 저자가 집을 빌릴 때 패킷을 만들어 선수치라고 조언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적용을 한다면 나의 소득과 신용도를 만들어 놓고 임차료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음을 서류화하여 중개인에게 전달해 놓는 것이다. 또한 내가 원하는 집과 조건이 무엇인지 문서화해서 같이 건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중개인도 일하기 편하고 나에 대한 인상도 좋게 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미국인의 솔직한 삶을 엿볼 수 있고 임대, 부동산 거래 등 우리나라와 다른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점이다. 미국은 임차 요청서를 작성하고 임대인은 그것을 검토하고 필요 서류를 요청하고 최종 허락을 한다. 우리나라는 집주인의 채무를 임차인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다르다. 그런데 월세의 경우 미국의 경우가 맞을 수도 있다. 집을 빌려주는 대가로 집세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지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 임차인의 소득, 직장 등으로 밖에 없지 않는가? 만약 우리나라에게 임차인에게 소득증명원, 재직증명서 등을 내라고 하면 가만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미국 다수의 사람의 삶이다. 저자의 삶을 보자니 ‘아메리카 드림’은 누구나 꿈꿀 수 있지만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어릴 적의 경험 등으로 나누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터널비전이 조금은 다르게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지은이의 성향 덕분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자신이 빚지고 그 빚을 갚는 과정을 겪었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그 과정을 겪지 않았음을 한다. 자신을 더 채우기보다는 그만큼 남과 지역사회를 챙긴다. 터널비전이 동등급여, 이익공유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저자, 창립자인 매들린이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려놓고 나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들린의 생각은 확고하다. 저자는 억지로 나와 사업장의 분위기를 흩뜨려 모든 직원의 생산성, 능률을 25% 떨어뜨리는 것보다 한 사람만 100% 쉬는 게 생산성의 측면에서는 더 도움이 된다고. 그리고 충분히 쉬면 생산성이 더 올라간다고. 이 점은 나도 동의한다. 주 40시간을 주 32시간을 줄이면 생산성이 더 올라가는 마법(?)이 나타날 것이다.

터널비전은 직원들이 맘껏 쉴 수 있도록 필요인력을 두 명 정도 채용하고 운영 중이다. 쉬어도 다른 직원이 빠진 사람의 업무를 지원하기에 누구나 쉴 수 있다. 사람을 필요보다 두 명을 어떻게 더 쓸 수 잇는가라고 묻는 이에게 매들린은 답하다. 사장이 적게 가져가면 된다고. 이게 참 쉽지 않은 것인데 지은이는 직접 실천을 하고 있다.


나는 조금은 삐딱하게 본다. 아직은 터널비전이 통제가능한 수준이라고. 수십 명, 수백 명씩 일하게 되면 터널비전도 어쩔 수 없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내 삐딱함이 틀리길 바란다. 저자의 이상이, 터널비전의 체계가 계속 유지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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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너에게 - 나를 깨닫는 일기 쓰기의 힘
고가 후미타케 지음, 나라노 그림, 권영주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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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너에게>는 내가 책을 종종 신청하는 출판사 카페-북폴리오/와이즈베리 공식 카페에서 추천을 받았다. 前 담당이셨던 분이 직접 읽어보니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며 ‘북폴리오’ 카페에 특별 미션으로 올라왔다.

나는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라는 말에 혹해서 신청을 했다. 비록 <미움 받을 용기>는 읽지 않았지만 히트 친 것은 알고 있으니깐.

책을 받고나서 작가 이름을 보니 뭐가 이상했다. 내가 대충 알고 있는 저자의 이름이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이름은 ‘기시미 이치로’인데 이 책의 지은이는 ‘고가 후미타케’였다. 뭐지? 이제야 알았다. <미움 받을 용기> 저자는 두 명이다!!! 고가 후미타케는 작가로서 글쓰기에 관한 책도 이미 낸 적이 있었다. 나는 <미움 받을 용기>의 저자가 청소년을 위해 썼다는 것에만 꽂혀서, 청소년을 위한 심리서적이려나 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너에게>를 오해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 표지에도 있듯이 ‘일기 쓰기’에 관한 책이다.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한 말에도 공감한다. 맞다.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부제에 있는 것처럼 일기를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꽤 괜찮은 길라잡이가 된다. 책 속의 소라게 아저씨의 조언이 주인공 문어도리 뿐만 아니라 나와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소라게 아저씨는 무조건, 바로 일기를 써봐라, 일기를 쓰면 뭐가 좋은지 나불나불하면서 일기쓰기를 강권하지 않는다. 먼저 아이의 쓸쓸함, 어른의 쓸쓸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생각(떠오름)과 사고(思考)의 차이를 알려주고 사고를 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 알려준다. 사고를 하기 위한 방법으로 글쓰기, 일기를 써보라고 권하고 있다. 그러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친절히 이끌어 준다.

나도 일기를 열심히 쓴 적이 있다. 군대 내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 휴가를 나와서는 쓰지 않고 전역을 한 뒤에도 쓰지 않았다. 군대라는 닫힌 곳에서 나에게는 일기는 해방시간이었나 보다.

몇 년 전 부터는 한줄 일기를 쓰는 이에게 자극을 받아 나도 따라 하고 있다. 한 줄씩 세 가지를 쓰는 것이다. 1번 한 일, 2번 잘못한 일, 3번 잘 한 일. 그런데 쓰다보면 한 줄을 넘어 그 날 일어난 일을 열거할 때도 있다. 3번 잘 한 일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잘 한 게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소라게 아저씨가 한 말이 도움이 될 거 같다. 일기에 쓸 거리가 없을 때는 그 이유를 생각하고 그걸 써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나에게 적용하면 잘한 게 없다면 왜 없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하고 되돌아 것도 좋을 거 같다.

도움이 된 또 다른 내용은 감정을 적는 방법이다. ‘짜증난다’와 같이 현재형이 아닌 ‘짜증이 났다’라고 적는 것이다. 이렇게 써보라는 소라게 아저씨의 이유에 나는 설득이 되었다. 감정은 수시로 변하니 감정을 과거로 만들라는 것. 지난 것으로 만들면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도 있을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고 싶은 네에게>의 장점은 쉽고 흥미진진하다는 것이다. 주인공 문어도리가 소라게 아저씨를 만나는 일 뿐 만 아니라 학교생활, 친구와 관계 변화를 응원하게 된다. (마지막에 보게 되는 칠판 그름은 감동이야)

동화 같은 표지처럼 책 구성 또한 여기저기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그러기 때문에 문어도리와 소라게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할 수 있다. 주인공의 일기도 간간히 들어가 있다. 아저씨의 가르침을 받고 쓰기 시작한 ‘문어도리의 일기’를 보는 것도 재밌다.

책을 받았을 때 맨 뒷장에 봉인(?)된 페이지가 있다. 이건 무엇일까? 부록인가? 책을 읽고 나면 그것이 소라게 아저씨의 선물인 것임을 눈치 챌 것이다. 책 내용대로 함께 하는 구성의 아기자기함도 마음에 들었다.

많은 것에 연결되어 있는 지금의 시대에 나만의 시간을 글로 가지고 싶고, 그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읽어 보시라. 후회 하지 않을 것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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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끊기의 기술 -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 거짓 통찰의 함정들 12
헤닝 벡 지음,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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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제목이 헷갈렸다. 나는 ‘생각 끄기의 기술’인 줄 알았다. 다른 책 <신경 끄기의 기술>과 어감이 비슷해서 그랬나 보다.

책을 덮고 제목을 곱씹어보니 정작 ‘생각 끊는 기술’은 알려주지 않았다. 뭘까? 그래서 책의 원래 제목(본 책은 원작은 독일어이다) 찾아봤다. 원 제목을 사진찍어 파파고로 번역하니한글 제목과 사뭇 다르다.

<12 가지 어리석음 법칙 : 정치와 우리 모두의 합리적인 결정을 막는 사고 오류> 라고 한다.

엇? 한글 부제-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 거짓 통찰의 함정들 12’-가 원래 제목과 의미가 가깝고 내용을 더 잘 담고 있는데 제목을 왜 따로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은 오류일 수 있으니 그 생각을 끊자는 의미인가? 설마 ‘싱경 끄기의 기술’, 함정이 무엇이고 그 함정으로 가는 생각을 끊자 라는 의미로 지은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설마 ‘신경 끄기의 기술’과 비슷하게 지으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

앞에서 말했듯이 책에는, 인간이 뛰어난 두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저지르는 12가지 오류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이런 오류가 생기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두뇌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함이다. 예전-원시시대에는 이 같은 두뇌 활동, 인간의 판단이 오류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는 것을 방해하는 함정이 되고 있다.

저자가 알려주는 오류 중 많이 공감이 되는 것은 ‘설명 오류’이다. 설명 오류 중에서 두 번째 ‘의미 찾기’가 매우매우 인상적이었다. 의미를 찾고 부여하는 것, 목적론적 오류라 한다. 목적론적 오류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더라도 현상이나 사물의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런 식의 설명은 유난히 그럴듯한 인상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나무는 인간이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상생을 산소를 발생시킨다.

태양은 지구가 너무 차가워질 않도록 열흘 방출한다.

지구는 생물이 생존할 수 있도록 물을 가지고 있다.

책에서 예로 들고 있는 전형적인 오류이다. 나무, 태양, 지구는 그 어떠한 의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 우리는 마치 모든 현상이 다 이유를 가진 것처럼 말하고 이해한다. 원인이 있는 모든 것은 목적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의 말이 너무나 와 닿는다.

물론 이유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하지만 목적 없이 일어날 일은 확실히 있다.

이렇게 목적론적 생각의 문제는 현상의 실제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만든다.

요즘 세상은 부의 양극화뿐만 아니라 의견 혹은 관점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는 거 같다. 근데 이렇게 양극화가 되는 곳은 아 YouTube, SNS 등 온라인 기술 발달이 한 몫 한다. 왜냐하면 알고리즘은 내 취향과 비슷한 것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생각은 반대 의견이나 관점은 접하기 어렵고 비슷한 것만 접하게 되고 관점이나 세상을 이해하는 눈도 한 쪽으로 강화된다. 나의 취향을 맞춰주는 기술이 오히려 나를 더 편협하게 만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자주 하는 기본적 사고 오류 중 하나인 확증편향이다.

(100쪽) 반대나 이견 혹은 반론을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 않는 태도는 지극히 인간적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신의 관점을 공격하는 정보는 적극 감추려고 한다. 실제 이런 현상은 두뇌에서도 측정된다. 우리가 일단 결정을 내리면 두뇌는 곧바로 우리의 감각 지각을 바꾸어 고유이 관점과 반대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누른다. 가장 단순한 층위의 인지 과정에서도 우리는 고도로 선택적이며 자신의 관점을 확인시켜 주는 것에만 관심을 보인다.

책을 읽다 보니 종이신문을 읽어야 되는 이유가 나왔다

(111쪽) 사람들은 종이로 인쇄된 신문을 읽을 때보다 온라인 뉴스를 소비하는 동안 자기 관점과 견해를 확인받는 경향을 더 많이 보인다. 실제로 전자는 정치적 과격화를 줄여준다. 몇 유로를 지불하고 신문을 한 부 구입하면, 온라인에서 유사성 알고리즘에 따라 내게 내주는 것과는 다른 기사를 접한다. 뉴스 소비가 주로 소셜 미디어에서만 일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다면 미국을 보면 된다. 놀랍게도 그곳에선 시민의 거의 절반이 소셜 네트워크를 뉴스 채널로 사용한다. 현재 미국 땅이 이처럼 전례 없이 양극화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세상을 조금 더 잘 이해하거나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뉴스를 끊고. 종이에 매체를 가까이 하라는 것이 매우 과학적인 조언이다.

책에서 다룬 것 중 가장 적극적으로 생각해 것은 10장의 내용이다.

‘더 하고 또 더해야 직성방안으로 이 풀려-왜 모든 것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걸까?’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무엇인가 더 해보는 것이 다수인 경우가 있다. 저자는 우리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노력과 헌신이 겉으로 드러내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조직생활이나 회사에서도 문제가 있을 때 무엇을 해볼까를 생각하지, 무엇을 하지 말아 볼까를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 매우 공감이 되었다. 이 같은 오류는 비교적 최근 나온 연구 논문으로 ‘추가 오류’ 혹은 ‘무지에의 호소’라고 한다. 실제로 더 하는 것은 쉽지만 빼는 것은 어렵다. 이건 우리의 일상을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지내는 공간은 무언가 점점 더 늘어나지, 점점 더 줄어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

(253쪽) 우리의 삶은 모아놓은 물건들로 차고 넘친다. 정리를 하려면 버려도 되거나 버려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가 찾은 해결책은 확실히 정리하는 대신 저장 공간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는 애플 스토어와 아이폰의 단순함에 환호하지만 스마트폰 액정 밑의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져 있다. 평균적으로 우리는 40개 앱을 스마트폰 하나에 설치하며 그 가운데 절반도 사용하지 않는다.

매우 찔리는 내용이다. 나만 해도 폰의 어플을 잘 지우지 않는다. 지우려고 해도 언제가 쓰겠지 하고 놔둔다. 집에는 한번 보고 안 읽거나 아예 안 보는 책들이 계속 늘어나는데도 처분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이 넘어가서 감당할 수 없으면 그 때 버린다. 즉 인간은 더하기에만 익숙하다. 빼는 것은 본능을 거스르는 거 같다.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겠지만 과잉의 시대에 빼기가 유용한 방법인 거 같다.

우리가 맞다! 당연하네! 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정작 오류와 함정일 수 있다. 우리 인간의 오류가 무엇인지 내가 잘 알고 있다면 내 생각과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갈등을 줄이는데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비록 생각 끊는 기술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이 점이 이 책을 읽을 이유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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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 놀면서 일하는 두 남자 삐까뚱씨, 내일의 목표보단 오늘의 행복에 집중하는 인생로그
브로디.노아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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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삐까뚱씨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두 남자, 브로디와 노아의 자전적 수필이다. 나는 삐까뚱씨를 몰랐다. 서평단을 뽑는다니 하니 읽어보자 하고 신청했다. 요즘 사람들은 영상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데 나는 이렇게 서평단을 통해 전혀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된다.

 

다수의 여행 유튜버는 혼자라고 하는데 삐까뚱씨는 특이하게 남자 둘이 한다고 한다. 이 책은 빠까뚱씨가 생기기까지의 브로디와 노아의 이야기를 알 수 있고, 마지막에는 둘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담겨있다. 대부분 글은 브로디가 썼다고 하고, 중간중간 노아가 난입한다. 디자이너라는 두 명의 공통점 덕분인지 책에 들어간 삽화도 저자들이 직접 그렸다.

 

브로디와 노아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올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각자 이야기가 나왔으면 더 읽기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긱이 든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들이 진정한 노마드이다. 디자이너라는 특성 때문인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일을 한다. 여행과 유튜브를 위해 외국을 가도, 일을 할 수 있음을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을 거 같다. 책의 시작도 파리에서 글을 쓰고 있는 브로디의 글로 시작된다.

 

-이것은 자랑도, 그렇다고 위로도 아닙니다. 책의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고개를 끄덕여주시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삶의 모습이 조금 못마땅하다면 나는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하고 그냥 재미있네여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삶에서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략) 여행 유튜버로 활동하는 지금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들이 많은 걸 보면, 역시 가치 없는 배움은 없다는 확신이 다시금 든다.

-일을 대하는 자세 외에도 많은 부분 나와 다른 모습에 처음에는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오랫동안 그를 지켜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구나하는 진리까지 깨닫고 있다.

-이렇게 쭉 생각의 꼬리를 물고 올라가다 보면 결국 모든 일이 서로 영향을 주고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일은 무의미한 행동이 하나도 없다. 나는 재미있는 걸 택하며 살았지만, 허투루 하진 않았다. 선택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작은 조각들이 끼워 맞춰지듯 현재의 나를 만들어낸다.

-각자 잘 살자. 서로의 삶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자는 말이다. 이는 결코 서로를 무시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존중하며 각자의 공간과 자유를 인정해주자는 뜻이다.

 

책 중간에 노아에 대한 소개에서 부평태생이라는 점이 반가웠다. 또한 디즈니랜드에 대한 관점에 동의한다. 얼마 전 아내와 디즈니랜드 도쿄에 갔을 때 느꼈던 점이다.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곳. 그곳이 참 꼼꼼하게 잘 만들어져 있고 유지보수도 잘 되었다. 우리나라의 유명놀이공원과는 참 많이 달랐다.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 이와 같은 책들은 얼마나 팔릴까? 그리고 회사 입장에서 어느 정도 수익이 생기는 것일까? 작년에도 북폴리오에서 가수 소란의 보컬인 고영배의 수필도 나왔길래 드는 생각이다. 내가 고영배나 삐까뚱씨를 알지 못하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겟지. 북폴리오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고 진행한 것이겠지?

 

<꿈꾸지 않다도 빤짝이는 중>이라는 말이 무엇인지는 제일 마지막에 저자들의 대화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노아는 꿈이 뭐냐? 라고 말하면 꿈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 후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 버킷 리스트라고 하면 있다고 한다. 브로디도 이라고 노아에게 물었지만 그 뜻은 노아의 그것과 비슷했다. ‘이라는 매우 큰, 막연함보다는 지금 당장 행복할 수 있는, 내가 바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 이들의 모습이다. 그렇게 둘(브로디&노아) 또는 하나(비까뚱씨)는 빤짝이고 있는 중이다.

 

<삐까뚱씨> 여행 유튜브라고 하니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아내에게도 알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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