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 근현대 - 한 권으로 읽는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여행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박광일.최태성 지음 / 씨앤아이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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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이 책의 ‘선사시대~고려시대’편을 재밌게 읽었다. (http://fogperson.blog.me/220181054134) 이번에도 읽을 기회가 생겨 즐거운 독서를 하였다.

 

내가 고교 시절 ‘국사’를 배운 기억을 떠올려 보니 근현대를 배운 기억이 나지 않는다.(내가 기억을 못하는 것인가?), 그 당시 시대순으로 배웠는데 근현대사는 책의 끝부분이라 어여부여 넘어간 것 같다. 교과 일정이 맞지 않기 때문인지 혹은 수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인지 왜 그랬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몇 넌 전에는 한국사능력검정 시험 본다고 교재를 잠깐 봤다.(http://fogperson.blog.me/80180134465) 그 때도 계획과는 달리 교재를 끝까지 독파하지 못했기에 근현대 부분은 펼쳐보지 못했다. 아이러니 하게 가까운 시대를 제일 적게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기에 ‘근현대’를 다뤘다는 이 책이 매우 반가웠다.

 

책에 대해서 잠깐 설명한다면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는 선사시대~고려시대/조선시대/근현대, 세 권으로 이뤄져 있다. 특이하게 시대순으로 출간된 것이 아니라, 선사시대~고려시대 와 근현대가 먼저 나왔다.(2012년). 그리고 올해가 돼서야 조선시대 편을 만날 수 있었다. 박광일, 최태성 공저로 역사적인 사건과 함께 답사를 갈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이와 같은 구성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선사시대~고려시대 편을 답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가고 싶다!’ 라는 마음이 자주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 빈도가 적었다. ‘근현대’ 편은 사건에 대해 설명이 크고 답사에 부분은 적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모르는 것을 많이 알았기에 이번 책도 만족한다.

 

책은 많은 일을 다루고 있지만, 고종과 이승만, 안중근, 민주화 운동에 관한 서술이 인상적이었다. ‘고종’과 ‘이승만’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두 인물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었으니 그 점은 바로 ‘자신만을 위한 보위’였다.(책에 기술된 내용들이 저자의 주관을 전혀 배제할 수 없음을 염두하자) 내가 이 책을 통해 본 고종과 이승만은, 국가의 지도자라기 보다는 자신의 영위만을 존속하기 위해 행동하였다. 이 부분이 많이 안타까웠다.

 

안중근 의사의 유골을 아직까지 못 찾고 있다는 소식, 가묘로 되어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의사 안중근으로 한정짓기 보다는 군인 안중근이라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는 저자의 의견도 던져주는 바가 크다.

(216쪽) 유명한 업적 때문에 그 인물의 본래 모습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독립운동가들이 그렇다. 예를 들면 일제의 주요 인물을 처단하거나 독립 전쟁 과정의 어떤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면 그 사건에 대한 평가와 그 인물의 생애 전체가 등치되는 것이다.

 

매해 4.19와 5.18에 대해 시큰둥 지나가던 나이기에, 민주화 운동의 큰 줄기인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이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있게 매우 의미 있는 기회였다. 다만 그 불꽃이 더 타오르지 못하고 엉뚱하게 소각되는 부분이 매우 아쉬웠다.

 

역사에 관한 서적은 처분이 상당히 꺼려진다. 본 책 또한 재독의 여부없이 계속 서가에 꽂혀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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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리치의 재테크 시크릿 - 결혼한 여자를 위한 탄탄한 재테크 코칭
동명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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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기 전에 망설였다. 읽을까? 말까? 목차를 보니 책의 많은 부분을 이미 알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책을 읽었을까? ‘결혼할 용기를 낸 여자라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 기본부터 시작하는 여자 공감 재테크’ 라는 문구 때문이다. 여자가 하는 재테크는 남자인 나와 다른 점이 있을까? 결혼과 연관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럼 여자친구와 함께 나눌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 이런 궁금증 때문에 책을 펼쳤다.

 

나는 본 책에 대해서 한 줄로 정리한다면 ‘여성을 위한 금융 개론서 혹은 총론’이라고 말하겠다. 사회 초년생인 여성, 그동안 금융이나 재테크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던 미혼 기혼 여성 모두에게 한번 읽기를 권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무조건 맞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유용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자친구가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절대 읽지 않을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본 책의 내용 정도는 알아야 한다. 주식, 보험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관한 기본적인 것들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직업은 은행원이다. 저자 가정의 자산은 현재 금융자산(부동산 제외) 13억이라고 한다. 저자의 직업과 자산을 본다면 많은 이들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은행 다니니깐 돈 잘 벌고, 잘 아니깐 그렇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은행원이라고 다 금융상품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은행을 다녔으면 저자와 비슷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금융권 갔어야 했어 라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저자에게 배울 점은 자신의 원칙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펀드나 주식 같은 투자 상품의 경우 일정 수익이 되면 무조건 환매하여 예금 등과 같은 안전 자신으로 옮긴다.(내가 안 하고 있는 점이 이 부분이다.) 또한 저축의 자동이체를 위해 마이너스 통장까지 쓰는 모습을 보면(이 점은 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계획을 흔들림 없이 지키기 위한 저자의 독한 의지를 알 수 있다. 계획을 세웠으면 꾸준히 지켜 나갈 것. 이것이 어느덧 나에게 크게 돌아올 것이다. 나 또한

 

여자를 위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많은 부분은 남녀 모두 도움이 된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조언이나 결혼 연차별 머니 플랜의 경우는 둘이 함께 생각할 부분이다. 나도 이제 곧 둘이 된다. 아직까지 결혼 후 어떻게 해야 될지 막연하다. 다만 저자의 말을 듣고 주택 상환금은 없는 돈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결혼 어떤 목표와 어떤 생활을 할지 이야기하고 계획을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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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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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이 분의 이름을 많이 접했지만 정작 책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각을 더듬어 보니 이어령 박사를 본 적이 있다. 대학시설, Tv, 책을 말하다 방청을 갔을 때이다. 그 때 주제가 ‘한중일 식물삼국지 - 松, 竹, 梅’ 이었다. 그 녹화에 이어령 박사와 문국현 사장이 함께 했다. 그렇게 한 번 마주침이 있었다. (당시에 녹화 내용은 기억이 남지 않지만 지금 내 방에는 ‘소나무 - 한.중.일 문화코드읽기, 비교문화상징사전’은 남아 있다.) 마주침 덕분인지 다른 저자보다 기억이 되었고 그 덕분인지 이 분이 시간이 나올 때마다 한 번은 눈길이 갔다. 그러나 굳이 나서서 읽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책 소개에 끌려, 또한 기회가 맞아 ‘지의 최선선’을 읽을 수 있었다.

 

이어령 단독 저자인 줄 알았는데 저자가 더 있다. 이어령 ×정형모. 이유를 찾아보니 이어령 박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을 정형모 기자가 정리한 것이다. 정형모 기자는 이어령 박사에게 원고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원고는 본인이 쓰게 되는 ‘혹’을 붙이게 된다. 하지만 후기에서 밝혔듯이 이제는 그 때의 일을 ‘특혜’라 말하고 있다.

 

대화체 덕분인지 잘 읽힌다. 그리고 재미있다. 본 책은 총 27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게 한 사람을 통해 진행되는 것들이라니… 정말 저자의 박학다식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매 화두마다, 이어령 박사는 관련 도서를 언급해 주고 있으니 해당 내용을 더 알고 싶은 독자는 그 책을 찾아보면 된다. 나는 ‘컨테이너와 해병대’ 부분에서 예전에 읽은 ‘The Box'가 언급되어서 매우 반가웠다. 컨테이너 박스는 20세기 후반 세계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물류의 혁신과 세계화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컨테이너 박스에서 통해서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간격의 메꿈‘이다. 육지수송과 해양수송이라는 다른 환경을 ’컨테이너 박스‘로 간단히 메꿀 수 있다! 지금 시대는 이것을 ’통섭‘이라 칭하고 있다고 이어령 박사는 전한다.

 

이어령 박사의 재치 있는 비유, 생소하지만 설득력 있는 개념 때문에 자꾸만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생각나는 분이 있었다. 독서모임을 주관하는 형님이 계신데 그 분 덕분에 매월 지식인 마을 시리즈를 한 권씩 도전하고 있다. 그 부분이 이번 독서를 수월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책 내용 중에 기호학도 언급되고 그래서 그 형님에서도 본 책을 추천하였다.

 

이 후감에 대한 제목이 ‘반성하다’ 이다. 무엇을 반성하는가? 최신 기기에 대한 이어령 박사의 모습을 보니 스마트 기기를 모른다는 핑계로 잘 활용하지 않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이어령 박사의 서재는 7마리의 고양이(C.A.T) 이 있다고 한다. C.A.T = Computer Aided Thinking!, 저자의 생각과 집필을 도와주는 7대의 컴퓨터에 대한 애칭이다. 그는 클라우딩 컴퓨팅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덕분에 많은 지식을 접하고 그것이 지혜의 밑거름이 되고 있었다. ‘지의 최전선’으로 나가기 전 나는 무장을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제대로 된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기로 하자. 관심, 관찰, 관계. 올해는 디지털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하여, 그것과 좀 더 깊은 관계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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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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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를 재미나게 읽었다(http://fogperson.blog.me/220258276694) 그렇기에 김정운 박사의 신작이 나왔을 때 망설임 없이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책은 저자가 자신의 인생을 알차게 살고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내가 ‘알차게’ 라고 붙인 이유는 저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알차게 살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게 쉽지 않다. 그러기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맘껏 지내는 사람이 알차 보이는 이유다.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하니 다른 일을 할 때보다 자기 내면이 다를 때 보다 더 충만해 질 것이다.

 

자신의 신나는 삶을 영위하려면 ‘벌이’가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 때문에 원하는 대로의 삶을 포기한다. 김정운 박사의 경우, 자신이 콘텐츠가 되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자신의 명성으로 어느 정도의 수입이 생긴다. 지속적인 공부로 인해(영어, 독어, 일본어) 책 번역도 할 수 있다. 스스로 생산자가 되었다. 나는 ‘부의 추월차선’이 떠올랐다. 김정운 박사는 ‘부’의 추월차선을 타지 않았지만 ‘삶’의 추월타선을 올라탄 것은 확실하다.

(13쪽) 오십 넘어 시작한 일어 공부도 너무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먹고사는 일에 자신도 생겼습니다. 남들이 돈 내고 사 갈 수 있는 콘텐츠 생산의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영어 독어는 예전부터 할 수 있었지만, 50세 넘어 생긴 일어 독해 능력이 주는 기쁨은 참 엄청납니다. 똑같은 단어라도 각 나라의 말로 검색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그 내용을 비교하다 보면 창조적인 생각이 정말 많이 떠오릅니다.

 

책을 읽으면 세 가지를 접할 수 있다. 김박사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그의 그림을 접할 수 있고 교양도 맛 볼 수 있다. 매 꼭지는 저자의 개인적인 일을 사회, 문화 현상으로 확대하여 심리학과 버무려진다. 본문에서 언급한 중요개념은 말미에 따로 설명을 달았다. 저자 자신의 경험을 문화심리학으로 매끄럽게 연결하는 능력 때문에, 그리고 체면을 차리지 않는 내용 때문에 그의 글을 읽는 게 신난다.

 

책 내용 중 ‘행복의 기원’이 언급되어서 매우 반가웠다. 행복은 아주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서은국 교수 주장이 감동적이었다고 저자는말한다.

(114쪽) 나도 수년간 마찬가지 주장을 해왔다. 행복하려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구체적으로 기분이 좋아야 한다. 대부분 침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다. ‘고급 호텔이 기분 좋은 이유는 하얀 시트 커버와 백열등의 부분 조명 때문이다’‘집의 침실을 호텔처럼 하얀 침대 시트 커버와 부분 조명으로 바꾸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등등. 허약한 외모의 서교는 ‘먹는 것’을 강조했고, 한때 왕성했던 나는 ‘자는 것’을 강조한 차이일 뿐이다. 서 교수와 나의 주장을 합치면 행복의 조건은 더욱 분명해진다. 좋아하는 사람과 마있는 것 자주 먹고, 하얀 시트 커버의 침대에서 잘하는 것 혹은 잘 자는 거다. 행복은 아죽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이다.

(이 글을 쓰고 보내 직장인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직장이 아니던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회사’에서 기분이 좋은가? 많은 직장인들도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샐러리맨은 행복보다는 다른 감정이 크다. 그리고 팍팍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가 어디에 꽂혀있는지 확인했다. 한 번에 못 찾고 두 세 번 기웃 거리다 찾았다. 이 책도 그 옆에 같이 꽂힐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다시 일고 싶어질 때, 그게 또 다시 읽는 ‘신남’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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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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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이 독특하여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밀실에서 태어 오로지 밀실에서 자란 분재 소년 잭, 엄마를 위해 대탈출을 감행하다!”

이 문구에 끌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책을 읽고 실화는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찾았다. 인터넷에 ‘요제프 프리츨’ 이라고 치면 알 수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난 일로 2009년 3월에 알려졌다. 실제 사건을 보니 소설 내용은 비교적 나은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실 이야기를 보면서 처음에는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사건이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내 그 생각을 고쳤다. 인적이 드문 교외 지역이라면 전혀 불가할 것 같지 않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실제 사건은 파렴치하고 섬뜩하지만 소설 ‘룸’은 그렇지 않다. 뭔가 따스한 감정이 든다. 이건 작가의 힘이자 대단함 아날까? 옮긴이의 생각처럼 본 실화를 원천으로 한다면 대부분 다른 작품이 나올 것이다.

(517쪽) 납치, 감금, 성폭행, 출산, 탈출을 소재로 한 소설을 써보라고 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그런 것을 자세히 묘사하는 범죄소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고 기발한 탈출 과정을 소재로 한 스릴러 혹은 한 여인의 고통과 길고 긴 트라우마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한데 그 방에서 태어난 아이는 이 과정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밀폐된 방을 세계의 전부로 알고 자라난 어린아이의 시각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옮긴이의 물음처럼 저자도 같은 생각이 들었고 ‘룸’이 그 결과이다. 본 소설은 범죄소설도, 스릴러도, 다큐멘터리도 아니다. 5살(우리나라 나이로 치면 6~7살) 아이기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이다. 그래서일까? 책이 두껍다.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방에서의 잭 이야기, 바깥세상에서의 잭 이야기.

다섯 살 생일인 지난 잭에게 엄마는 이제 바깥에 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잭은 이해를 못하고 미루자고 한다. (여섯 살 생일이 지나면 하자고 한다.) 그러나 엄마가 세상의 전부이기에 잭은 하기 싫어도 한다. ‘룸’에서는 잭이 방 안에서 어떻게 생활을 했고, 바깥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중요하기에 잭의 탈출 이야기는 비교적 간단히 넘어간다.

 

잭이 긴장될 때, 겁이 날 때 자신의 이를 세어보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다 나도 따라서 세어봤는데 잘 안 됐다. 내 이는 몇 개지? 방 안의 이야기 보다는 바깥에서 마주하는 잭의 이야기가 재밌었다. 나름대로 세상을 배워가고 이해하는 잭의 모습이 잘 그려진 것 같다.(오히려 엄마가 적응을 못해 도피를 결심하기로 한다)

 

끝맺음이 산뜻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안녕, 방아!’ 말하면서 끝나는 게 참 좋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방’은 잭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인데, 그곳과 안녕 한다. 우리는 자신의 중요함, 또는 아픔과 ‘안녕’ 할 수 있을까? 안녕은 hi 가 될 수도 bye 가 될 수 도 있다. 자신의 아픔과 마주할 수 있거나(hi), 자신의 소중함을 떠날 수 있거나(bye). ‘안녕’이 가능할 때 우리는 한 층 더 자랄 것이고 다름을 받아들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방에 ‘안녕, 방아!’ 라고 외친 잭처럼 말이다.

 

 

 

여담. 소설 ‘룸’은 신작이 아니다. 2010년에 첫 출간되었으며 이번이 개정판이다. 해외에서 영화로 개봉됐었고 우리나라는 2016년 개봉 예정이다. 그에 맞춰서 다시 나온 것 같다. 영화는 어떨까? 소설처럼 1인칭이 아닐텐데... 그래도 잭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그리다니 어린 소년의 성장 드라마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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