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스피치 마스터 : 이론편 -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말의 힘
김양호.조동춘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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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스피치 마스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책이 말하기 기술서를 가장한 ‘삶의 태도에 대한 책’이라는 점이었다. 보통 스피치 책을 펼치면 발성, 제스처, 구조 같은 방법론부터 떠올리기 마련인데, 이 책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말은 삶의 누적이다. 말투는 태도이고, 어휘는 세계관이다. 사람은 자기의 삶만큼 말할 수 있다.”(24쪽)라는 문장을 만나는 순간, 말 잘하는 법을 배우겠다는 가벼운 기대는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된다. 이 문장은 말이 곧 그 사람의 이력서이자 세계관이라는 사실을 정면으로 드러낸다.


이어지는 “말은 기술이 아니다. 말은 ‘나’ 자체다.”(25쪽)라는 문장은 특히 오래 남았다. 회사 생활을 하며 수없이 보고하고 설명하고 설득해왔지만, 나는 늘 ‘어떻게 말할까’에만 집중해왔다. 이 책은 그 질문을 단번에 뒤집는다. 어떻게 말할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서 있을 것인가를 먼저 묻는다. 말의 힘은 훈련 이전에 태도에서 나온다는 주장이다. 결국 스피치란 외운 문장을 잘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생각과 판단을 언어로 통역하는 과정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구조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더 이상 서론–본론–결론이라는 논리 중심 구조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한다. 대신 ‘몰입→공감→질문→핵심 메시지’라는 흐름을 제시한다.(40쪽) 이는 발표자의 논리가 아니라 청중의 인지 흐름을 기준으로 한 구조다. 내가 그동안 발표에서 느꼈던 미묘한 공허함의 이유도 여기서 찾게 됐다. 논리는 있었지만, 청중이 들어올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또 하나 강하게 와닿은 대목은 논리와 감정의 관계를 설명한 부분이다. “논리는 믿음을 쌓고, 감정은 그 믿음을 살아 움직이게 한다.”(47쪽) 논리 없는 감정이 위험하다는 말도, 감정 없는 논리가 무력하다는 말도 모두 정확하다. 실제로 설득이 실패하는 순간을 떠올려보면, 둘 중 하나가 빠져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어지는 “말은 논리의 도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 향하는 다리다.”(49쪽)라는 문장은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요약한다. 말은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변화를 건너가게 하는 통로라는 것이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나는 말하기 연습보다 삶을 돌아보게 됐다. 내가 쓰는 말은 어떤 태도에서 나왔는지, 내 어휘는 어떤 세계를 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골든 스피치 마스터》는 스피치를 잘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용한 책이지만, 그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는가’를 묻는 책이다. 말이 바뀌길 원한다면, 삶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일깨워준다. 결국 이 책은 말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말할 만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되묻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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