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마법 - 세계 교사상 수상자 자피라쿠의 아주 특별한 수업 이야기
안드리아 자피라쿠 지음, 안진희 옮김 / 롤러코스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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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앨퍼턴 공립학교
미술교사.
부교장 교사.
그리고.
2018년 교육계의 노벨상인 세계 교사상 수상.
세계교사상 상금으로 비영리 단체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설립하여
전문예술가들을 소외된 학교에 파견.

영국에서 여러 이슈들로 인해 모여든 문화가 서로 다른 가족들과 아이들.
  책에서는 100개의 언어가 모여있는 학교에서 서로의 학습 수준과 환경이 다름으로 인해 겪게되는 온갖 어려움과 아이들의 방황과 반항, 반대로 가는 아이들을 위해 함께 했던 일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결과를 향해 미술교사로써 아이들을 가르치며 진심으로 다가가고, 전심으로 도왔던 그 모든 수고와 노력이 세계교사상을 받게 되는 결과로 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영국의 당면한 교육의 현실은 마치 한국의 교육이 맞닿뜨리는 현실과 같아서 한국의 다문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울산으로 가게된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의 교실이 궁금해집니다.
아니 좀더, 가까이에 알고 지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한국 교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더 가까이로 서울에서 조선족 아이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육촌조카들이 있습니다.
  안드리아 선생님의 교실에 있었던 아이들의 현실은 먼 거리와 상관 없이 지금 우리도 고민하여야할 문제입니다.
  정부의 무관심, 예술교육의 홀대, 선생님과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애쓴 날들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내 유년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가게 됩니다.
지금처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몇몇의 기억들은 잊어버리고 싶은 조각들입니다. (시간의 파도에 부서지고 다듬어져서 맨들맨들 해졌으면 좋을련만....)
  앨퍼턴 공립학교의 아이들도 가난, 전쟁, 죽음으로 부터 도피한 아이들이기에 깨진 유리 조각들 마냥 상처와 흉터로 학교가 유일한 그들의 피난처가 됩니다. 예술 교육을 홀대하는 교육의 현실 속에서 침묵의 세계, 폭력의 세계, 게임의 세계, 가난의 세계에서 힘겨워하는 아이들을 미술로써 치유하고 회복시켜나가는 선생님의 헌신.
  예술이야 말로 아이들이 잃어버린 아이의 지금을 찾게 해주고, 잊어버린 아이의 꿈을 닿게 해주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합니다.
   파라과이의 쓰레기 오케스트라를 알고 있습니다. 카테우라재활용오케스트라’의 파비오 차베스단장은 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악기가 빚는 하모니에 담고 싶은 이야기에서
“‘가진 게 없다’는 현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의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가진 게 없어도 꿈과 노력이 있으면 이뤄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음악의 힘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랜드필 하모니(Landfill Harmonic) 라는 영화로도 나왔습니다.
  예술의 힘은 학교 교육에서는 분명 아름다운 이끌림이며, 울림으로  전해집니다.
   미술,  음악...다문화 아이들에게는 치료와 치유로써  다함을 느낍니다.
  "교육은 살아 있는 진짜 사람들에 관한 것이고, 우리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다."p21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노력을 기울이면 자기 외모에 자부심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왜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 기준이 똑같지 않아야 하는가?"p.75
"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아이들 또한 다르지 않다. 이 학생들이 잊힌 이유는 한 가지 교육방식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접근법에 이들이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p.93

"심각한 빈곤을 겪으며 사는 학생을 돕는 일과 그 학생을 방치하는 일은 종이 한 장 차이다."p.136
"모든 사람은 '정상'이 어떤 것인지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정상'은 그드르이 가정생활이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p.138
"많은 교사가 교직을 하나의 직업으로 여기지 않고, 대신 하나의 삶의 방식, 자신의 DNA에 새겨져 있는 하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르치는 이유는 가르쳐야만 하기 때문이며, 이 일 대신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p.145
"시간이 흐르면서 배운 가장 어려운 교훈 중 하나는 우리가 모든 아이를 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p.220
"아이들은 어른이 자기들의 관심사를 알아줄 때 존재감을 느낀다."p.226
"모든 아이에게 집이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 유령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하면 다른 아이들과 자신을 연결한다."p.307

본 도서는 우주쌤 서평단에 신청하여 롤러코스터 출판사로 부터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 입니다.

함께 볼 만한 영화로는
잘 아시는 죽은 시인의 사회, 랜드필 하모니, 클래스(Entre les Murs), 지상의 별처럼, 코러스(chorists), 위험한 아이들, 고독한 스승, 홀랜드 오퍼스, 디태치먼트.
음, 이태석 신부님의  울지마 톤즈 에서 수단 아이들의 브라스밴드  도 생각나고,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  이야기를 다룬 맨발의 꿈. 뉴욕 할렘가에변화를 가져온 이정진선생님의  교육 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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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사랑
베로니크 드 뷔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청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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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토마토파이를 번역하신 이세진님의 번역. 작가님의 섬세한 감정의 티키타카를 기억하고 있기에, 이번 신간도 바로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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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윤여사
최은정 지음 / 자상한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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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으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시간을 읽으면서.
네 컷의 그림, 쓰여진 문장에서 사랑의 존재를 보게 됩니다. 존재하나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은 아마도 서로가 그 존재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사랑이 있기를 원하는 곳에 있습니다. 바로 이 책 안에 스며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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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윤여사
최은정 지음 / 자상한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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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시간.

잃어버린 사람들.
살아온 시간들에 함께 하던 사람들을
잃어버려습니다.

잊혀진 물건들.
살아온 공간들에 놓여 있던 물건들이
잊혀졌습니다.

"잊어버린다고 잃어버리는 건 아니란다."

밝은 며느리와 맑은 시어머니의 시간이
기억되어 있습니다.

잃어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잊혀져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떠나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기고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네컷의 그림에서 써내려간 문장에서
단짠 단짠.
달기도 하고 짜기도 합니다.
인생의 쓴맛도 신맛도 있다지만
오늘은 단짠단짠입니다.

찐하면서 짠한 그림책.

반짝반짝 맑고 밝게 빛나는 것은
밤하늘의 별들이 아니었습니다.

맑은 윤여사님의 분철된 기억과 생이 빛나고 있습니다.
밝은 며느리의  합본된 기억과 생이 또 빛나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면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잊지 않고자 했던 시간의 조각, 잃어버리지 않으려 했던 사물의 조각들이 그림책 안의 조각들에 맞춰볼 수 있습니다.
  '그래. 우리의 조각들도 이들처럼 반짝이고 있어......'

반짝반짝 윤여사를 읽은 나는  이렇게 리뷰를 마치려 합니다. 

당신이 잊혀지지 않으려고,
당신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당신을 떠나 보내지 않으려고, 
당신과 나를 그려 놓았습니다.
당신과 나를 활자에 새겨놓습니다.
당신은 나의 모음이며,
나는 당신의 자음입니다.
 
🙏"이어받은 기도의 마지막은 오늘도 변함없다.
다만, 제가 견딜 수 있게, 버틸 수 있게
후에 어머님이 제 곁을 떠나실 때
후회라는 단어의 그림자에 숨어 울지 않게 하소서."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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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 페르낭 레제 에디션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지음, 페르낭 레제 그림, 신옥근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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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랭보의 마지막 문학적 삶의 종착지.

시인의 시에서 연상되어질 수 있는 풍경이 없습니다.
시인의 시에서 숨은 보물찾기처럼 찾아 낼 수 있는 보물은 없습니다.
시인의 시에서 환칠된 세상을 벗겨낸 도화지의 색상은 없습니다.
시인의 시는 시인이 마지막 종착역에 두고 내린 검정 가방처럼 주인을 잃은 시들입니다.

  시인의 문장은 깊이 들어갈 수록 길을 잃어버린 세계의 끝.
 🪨 "오솔길은 험하다. 작은 동산들은 금작화로 가득하다. 대기는 움직이지 않는다. 아, 정말 새와 샘은 얼마나 멀리 있는지! 한 걸음만 나아가면 세계의 끝일 수밖에 없다."p.20 [어린 시절] 중

시인의 시에서 자연은 목탄화의 거친 탄화의 흔적처럼 채색되어 있지 않습니다.
시인의 시에서 음악은 균열난 문명의 욕구와 욕망이 부딪힌  파찰음의 파동이 되었습니다.
🪨  "우리의 욕망에 어울릴 난해한 음악이 없다."p.23 [콩트] 중

신의 창조는 인간의 욕망으로 세상은 비릿한 냄새가 나는 역사의 퇴비가 되었습니다.
시인의 창조는 시의 무덤이 되었으며, 시인은 죽음의 저편에서 누웠습니다. 이후 아무도 없습니다.
🪨" 이제 그것은 더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 사실 나는 무덤 저편에 있으며, 보수는 전혀 없다."p.33
[삶들] 중

시는 시인의 환칠된 감정들의 물감으로 그려져있습니다. 나는 시인의 감정을 느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감정은 할퀴어지고, 베이고, 뜯겨집니다.
시의 상처에 딱지가 생깁니다. 랭보의 시는 시인의 상처, 시인의 흉터. 시인은 더이상 아프지 않으려, 상처나지 않으려, 흉터만이 남겨지지 않으려 마지막 시들을 놓았을 것입니다.

지금 랭보의 시를 읽는 나는 그의 상처, 흉터를 만져보게 됩니다. 랭보의 시. 시인의 시는 인간이 살아온 언덕에 잊혀버리지 않으려는 신들의 기도. 인간들의 기도
🪨"나는 정말이지, 진심을 다해, 그를 태양의 아들 그 최초의 상태로 되돌리겠다고 오래전 맹세했다, - 그리하여 우리가 동굴의 포도주와 길가의 비스킷으로 주린 배를 때우며 떠돌아다녔어도, 나는 장소와 문구를 찾느라 바빴다."p.55~56 [방랑자들] 중

랭보의 마지막 시는 시인의 마지막 호흡이 되어 세상에 내뱉어졌노라.
나는 쓰게 됩니다.

페르낭 레제 에디션이라 시의 사잇길에서 만나는 그림들이 시를 더 깊이 숨겨주고 있습니다.
(그림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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